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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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은 차가운 사람 같다. 

'풀잎은 노래한다' 의 메리는 흑인 노예에게 죽임을 당했었다. 

그리고 '다섯째 아이'의 헤리엇 역시 그 다섯째 아이의 출생으로 행복했던 모든것을 잃고 홀로 남게된다.

메리와 해리엇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을까? 

아마도 행복한 가정을 꿈꾸고 있었다는 사실이 아닐까? 

행복을 바랬던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결국 불행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삶이었고 주변 사람들의 비난 혹은 오해였다.  

작가는, 알지만 외면하고 싶은 사실을 계속해서 들이대며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것 같다. 

순진한 것도 결국 죄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달콤한 무지의 세상을 스스로 버릴 여자가 누가 있겠는가? 

결국 누군가에 의해 깨지게 되겠지..  

여기까지는 여자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공통된 과정이다. 

성숙한 사람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복을 깨뜨린 그 존재 -다섯째 아이, 벤- 가  결국 자기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리엇은 벤을 수용시설에서 구출해 데려오고 타인의 비난과 오해를 참아내며 벤을 가족으로 받아들임으로서 자신의 억압된 자아를 실현할 수 있었다. 

해리엇은 자신이 행복해지려고 결심했기때문에 신으로부터 벌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으로까지 발전하며 인격의 성숙을 맞는다. 

더이상 벤을 원망하지도 않고 남편이나 다른 네명의 자식, 다른 친척들을 원망하거나 죄책감을 갖지 않으며 홀로남겨진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레싱이 조금만 더 주인공에게 연민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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