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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신경숙작가와 관련된 책이 두권이다.
그녀의 남편 남진우시인의 시집이 첫번째고
이책이 두번째다.
신경숙씨의 지식인의 서재에서 이 책을 발견하였을때 제목의 식상함대신 신경숙작가의 취향을 믿어보기로 결심했었다.
주문하려다가 마침 선물을 받게되어 이런우연이 다있나 하며 아껴아껴 읽은 책이다.
이책은 마치 한 사람의 간증을 듣는것 같았다.
이제는 노인이 된 한 장군이 말하는 "열정" 이라는 것을 나는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고자하는 의지라고 본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스어 hypsos(숭고)와도 일맥상통한다.
인생을 뒤흔드는 경험 몇가지씩 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안전하고 완전한것으로 여겼던 인생을 한순간에 의미없고 불안정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사건을 용케 피해 살았다면 그 사람은 운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운이 없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어쩌면 할 필요도 없을지 모르겠다.
그런 인생이란 있을리 없으니까..
우리는 물리적인 죽음에 앞서 영혼의 죽음, 정신의 죽음을 수차례 경험한다.
감당할수 없을만큼 큰 상실과 슬픔이 닥쳤을때 우리는 '살아도 사는게 아니다'란 말을 얼마나 많이들 하는가?
귀족이며 부자이고 잘생긴데다 능력까지 있는 헨릭의 완전한 세계를 박살낸것은 아내와 친구의 사랑이었다. 그 사건은 헨릭에게서 가장 사랑하고 믿었던 두사람을 동시에 빼앗아갔다.
그리고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함에서 막 깨어난 헨릭은 평생을 질문하며 살게된다.
그 사건이전이 즐기는 삶이었다면 그 이후의 삶은 고뇌하는 삶이었다.
그렇게 양분된 삶을 살아야했기에 헨릭의 삶은 극적이다.
그리고 결국 헨릭은 그 답을 찾았다.
그는 인간정신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은 경지에까지 올랐고 그것을 친구에게서도 발견하고 싶어한다.
41년만에 만난 두 친구는 무슨 신선들의 선문답처럼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는다.
서로를 기다리는 우정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이들과 같은 사랑의 마음을 갖고 싶다.
따듯하고 훈훈한 책이다. 사랑의 책이고...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