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문학과지성 시인선 321
남진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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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시집의 제목들을 굴려보며 느낌이 오는 한 자락을 찾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힘을 빼고 무심한 듯  

그러다 운명처럼 만나진 사자 한마리 

그것도 새벽 세시라니.. 

그 시간에 사자 한마리가 왠 말일까 

한 마리란다...  

모두가 깊은 잠을 거쳐 아침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그 시간에 

잠들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는 단 한마리의 사자란 어떤 것일까?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보던 중 이 이상한 구절의 시인은 외딴방의 신경숙 작가의 남편이란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뭔가 알듯 모를듯 이들에게 잠시 나의 마음을 위탁해도 좋을 것 같은 희망이 피어오른다. 

시집은 순서대로 읽어갔다 

사자가 나오는 그 시를 얼른 읽어 보고 싶었지만 

시집은 시인이 보여주고픈 그 순서대로 읽어야 할 것 같은 나만의 강박증이있다. 

사자의 차례다. 

조심스레 시를 읽어나간다. 

사자의 꼬리까지 배웅한 뒤 가만히 시집을 덮었다. 

가만히.. 가만히.. 

며칠이 흘러간다. 

사자가 다시 머리속에 떠오른것은 새벽 6시 

아픔과 함께 사자가 나에게 왔다. 

사자는 뜨거운것, 뻗치는 것, 분노하는 그것 

내 속에 분명 살고 있으되  

외면하고 회피해온 내 삶의 의지와 욕망 

중용의 저편..... 

사자가 찾아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철저히 분리되어 

중용이라는 가느다란 거미줄로 묶여져있는 

헷세가 노래했던 

지와 사랑 

그 가운데  

바보처럼 서있는 나 

영원한 관조자 

세시에 찾아오는 사자를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알수 없는 그 존재를 

용기내어 문을 열면 

후다닥 도망가버리는... 

주인조차 부끄러워하는 그 사자의 존재를...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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