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벽
프레드리크 빈테르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스릴러는 어렵다.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전에 읽었던 에이미 로이드의 이노센트 와이프는 잘 생각해 보면 이해를 할수 있었고 자초지종이 설명이 되었다. 그래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생략한 부분을 상상이나 추측으로 채워 넣을 수가 없다. 환청이나 망상이 있는 사람이 나오는데 그런 정신 병리가 범죄를 일으키는 이유가 되었을까? 하지만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전혀 단서를 남기지 않는 연쇄살인을 할 만큼 치밀할 수 있었을까? 이걸 스릴러로 보지 말고 공포로 보라는 건가? 그래도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원래 스릴러는 읽고 나면 찜찜한 것이 일반적인가? 등장인물들을 과거의 인연으로 꼬아 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라고 등장 인물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를 부여해놓은 것인가? 

 그래도 스웨덴 예테보리라는 도시의 계절과 날씨, 풍경에 대한 묘사는 정말 좋았다. 문장이 참 좋은데 궁금해서 제대로 음미하지를 못하고 휙휙 넘기게 되어서 아쉽기도 했다. 이 작가는 낮에는 지적재산권을 다루는 변호사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하는데 이 책은 논리보다는 영감에 의지해서 쓴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같다. 

 여기까지 써놓고 일찍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이해가 안 되던 부분을 해결해 줄 수있는  조력자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키맨이 공범인지 그냥 범인이 그 사람을 이용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범인의 존재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책에서 범인 오소리는 자기가 피해자를 어떻게 고르는지 알겠냐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나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화가 났던 건데 책 안에 답이 있었다. 

 와! 이 작가 정말 대단한데!! 그냥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 치밀한 설계가 있는 책이었다. 내가 이 소설이 어설프거나 엉성하다고 느꼈던 이유는 내가 이해력이 딸려서 였다. 내가 범인이 궁금해서 너무 빨리빨리 읽어버렸기 때문에 구조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 일단 한개에서 다섯개로 별점부터 수정했다. 

아! 내가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은 다 책 안에 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해진다. 적어도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분리된 인격은 아니라는 건 이제 알겠다. 

 사람이나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거나 의견을 낼 때는 - 특히 그것이 부정적인 거라면- 문제를 상대가 아니라 나한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