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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6살난 아들래미가 이책의 표지를 보더니 겁을내며 묻는다.
" 엄마 저 아줌마 누구야?"
"응, 저 아줌마는 거미 아줌마야."
"그럼 거미처럼 털도 있고 징그럽게 생겼어?"
"그런가봐. 그래서 친구가 되자고 해도 아무도 자기에게 가까이 오지 않아. 자기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래서 거미줄을 쳐놓고 친구를 기다려... 친구가 거미줄에 걸리면.. 도망가지 못하니까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
"친구 안 한다고 하면 잡아먹어?"
" 아니! 친구 안 한다고 해도 잡아먹지 않고 그냥 보내줘."
"그럼 착한 아줌마네"
"그럼 착한 아줌마야. 불쌍한 아줌마지...."
"나도 볼래. 거미 아줌마 보여줘"
"이 책은 어른들이 보는 책이라서 그림은 없고 글씨만 있어.... 자 이제 씻자.."
사람과 사랑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확신이 있어서 기대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랑 말고는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일걸까?
늘 결과를 먼저 점쳐보는 겁쟁이인 나로서는 거미여인의 사랑과 죽음이 바보스럽기만 하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데 사랑이 목숨을 걸 만큼 대단한 건가?
거미여인은 세상에서 버림 받았기에 세상을 떠나기도 더 쉬웠던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