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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이해하는 열 가지 요리
미야지마 이사오 지음, 김은조 옮김 / BR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이 책에서 소개되는 첫 번째 요리는 생 햄과 살라미이다. 모든 음식을 한상에 차려놓고 다 함께 먹는 우리 음식문화와는 다르게 서양은 순서대로 음식이 제공된다. 생 햄과 살라미는 이탈리아에서 전채요리로 가장 인기가 좋다고 한다. 빵이나 와인과도 같이 먹는다. 두번째 음식은 역시 안티파스토에 속하는 카프레제이다. 물소젖으로 만든 모차렐라치즈와 토마토,바질을 같이 먹는 것이다. 이것은 남부 이탈리아에서 유래되어 이탈리아 전역으로 전파되었다. 붉은 토마토, 하얀 모차렐라치즈, 녹색의 바질이 한접시에 담겨있는 모습은 이탈리아 국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모차렐라 치즈는 물소젖으로 만들어지는데 일반 소 보다 훨씬 고소하고 부드럽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전채요리인 안티파스토 다음 코스는 프리미 피아띠로 곡류가 나오는데 스파게티나 리조토 피자 같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여섯번째 음식이 해당된다.
세 번째 음식은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작은 붉은 고추를 볶다가 삶은 스파게티면을 넣고 잘 섞어서 먹는 것이다. 이름은 알리오 올리오 에 페페론치로이다. 우리나라의 잔치국수처럼 (물론 지금은 라면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러사람이 빠른 시간에 후다닥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스파게티라고 한다. 네 번째 음식은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로마음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크림이나 베이컨을 넣지만 오리지날 로마식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는 양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로마노 차즈와 계란을 넣으며,돼지 삼겹살로 만든 소시지인 판체타를 구울때 나오는 기름으로 소스를 만든다.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는 꼭 로마에서 먹어야겠다. 주인장이 추천해주는 와인을 꼭 곁들여서..
다섯번째 요리는 페스토 제노베제라는 녹색나는 스파게티인데 바질과 잣, 마늘, 역시 양젖치즈인 페코리노치즈, 파마산치즈 같은 가루치즈를 섞어서 만든다. 잣과 마늘, 바질같은 내가 좋아하는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생소한 이 음식은 상상이 잘 안가지만 무척 맛있을것 같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제노바에 가서 꼭 먹어보고 싶다.
여섯번째 음식은 리조토이다.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찰진 쌀로 만든 요리를 즐겨 먹었다는데 그것이 리조토이다. 밀라노의 샤프란 리조토가 유명해서 이 책에도 노란색 리조토가 실려있다. 쌀을 볶다가 육수를 부어가며 15-20분동안 익힌다고 한다. 그래서 최소 2인분은 되야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이탈리아 쌀요리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긴한데 버터로 볶는다니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이된다. 한끼 먹어두면 든든하긴 할 것 같다. 또 다른 쌀요리로는 베네치아에서 주로 먹는다는 리지 에 비지 인데 이것은 볶지 않고 그냥 육수에 넣어 끓여서 우리나라 죽 같은 느낌이 더 드는것 같다. 일곱번째 요리는 피자이다. 나폴리식 피자는 도우를 밀지 않고 손으로 죽죽 늘려서 만들기 때문에 가장자리에 코르니치모네 라는 두꺼운 빵 부분이 생기는 것이고 로마는 밀어서 만들기 때문에 그렇게 두껍지는 않다고 한다. 칼쵸네는 피자를 반을 접어서 구운 닫힌피자이다.
나폴리풍 피자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색다른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먹는 피자란 어떤 맛일지 기대가된다. 여덟번째 음식은 바냐 카우다라는 음식이다.
아홉번째 음식은 세콘디 피아띠에 속하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이다. 토스카나 키아나 계곡의 흰색 거대한 소로 만든 스테이크로 모양은 티본 스테이크같이 보인다. T자 뼈의 한쪽은 등심,한쪽은 안심으로 되어있다. 피렌체 사람들의 이 소에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한다. 최소 1kg가 넘는 5-6cm 두께의 덩어리를 장작을 태워 그것이 숯이되는 지점에서 굽기 시작한다. 한쪽을 4-5분씩 지긋이 기다리며 굽다가 T-자 부분을 수직으로 세워 마지막 5분을 굽느다. 이렇게 하면 겉은 바삭하고 안은 빨간 육즙이 그대로 남아있는 래어 스테이크가 만들어진다. 소스는 없이 소금과 후추만 뿌려서 먹는데 처음에는 이마저도 하지않고 그냥 고기의 단맛을 느끼라고 저자는 권하고 있다. 소금 후추만으로 조금 지겨워지면 올리브오일을 약간 뿌려보라고 한다. 피오렌티나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와인은 역시 토스카나 와인인 키안티 클라시코를 제안한다. 피오렌티나 스테이크의 본명은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이다. 스테이크 이야기와 함께 알게된 와인이름이 있다. 그것은 사그란티노라는 포도품종인데 세계에서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많은 포도로 타닌감이 공격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한다. 전에 우연히 움브리아 와인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입맛에 딱 맞았었다. 나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를 사그란티노 품종으로 만들어진 움브리아 와인과 함께 먹어보고 싶다.
마지막 열 번째 음식은 티라미슈이다. 이것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음식으로 이탈리아 전역에서 골고루 만들어진다고 한다. 계란 노른자에 설탕, 크림으로 만드는 마르카포네 치즈, 생크림을 섞어서 티라미슈 크림을 만든 후에 비스켓이나 스펀지케이크를 한겹 깔고 그 위에 얹어서 만든다. 마지막으로 카카오파우더를 뿌려 2시간 이상 냉장고에 재워놨다가 먹는다. 가끔 고르곤졸라 치즈를 섞기도 한다는데 너무 맛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가 10가지 요리이다.
이탈리아 기행문을 읽다보면 해산물튀김이나 그릴에 구운 생선요리들도 제법 나오던데 이 책에는 해산물 요리가 한가지도 소개되지 않았다. 밀라노 돈가스도 궁금하다.
이런저런 이탈리아 음식 이야기를 한번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고 싶어 이 책을 읽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 윤곽은 잡혔으니 경험해보고 하나하나 채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