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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야의 맛있는 이탈리아 - 미식 블로거 비밀이야의 이탈리아 미식 여행 가이드
배동렬 글.사진 / BR미디어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다면 가장 좋았던 곳으로 어디를 꼽게 될까?
내 취향을 보건데 아름다운 피렌체나 거대한 건축물의 로마보다는 음식이 맛있고 풍경이 아름답다는 남부쪽이 아닐까싶다. 베네치아는 물위에 세워진 도시라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베네치아에는 쌀과 해산물요리가 맛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나는 원래 미술을 못하고 여행을 가도 사진을 잘 안 찍는다. 뛰어난 건축물을 보아도 위압감은 느끼지만 감동을 잘 못 받는다. 시력은 좋지만 눈썰미나 시각적인 정보습득능력이 너무 떨어지는것 같다.
미각도 마찬가지라서 사람들이 구별하는 맛이나 냄새도 잘 모르고 그저 구수하고 감질맛나고 고소하면 좋다. 단맛과 신맛, 아삭하거나 쫄깃한 식감, 차가운 것을 별로 안 좋아하니 비싼돈주고 맛집에 가서 코스를 시켜도 돼지발에 편자꼴이다.
내가 바라는 여행은 맞아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처음 가보는 곳에서 누가 나를 그렇게 맞아주겠는가? 돈을 넉넉하게 쓸 형편도 아니고 그 나라 언어는 커녕 영어조차 잘 못하는 나를...
그러니 콧대높은 도시들을 생각하면 가기도 전에 주눅부터 드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처럼 별을 세개나 받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쉐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놀랄정도의 와인을 시킬 수 있는 그런 능력이 나는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고마운 것은 늘 담장너머에 있어서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던 나에게 이탈리아의 파인 다이닝이란 어떤 것인지를 참 자세하고도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보지 않고도 안심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나도 마음만 먹으면 공부하고 연습해서 이탈리아의 고급레스토랑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가 좀더 확장되었다고 해야하나?
나의 품위를 좀 끌어올려야겠다.
몇 년에 걸린 이탈리아 역사와 여행에 대한 책을 읽은 지금 내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가고싶은 곳으로 떠오른 곳은 나폴리와 시칠리아이다. 가서 맛있게 먹고 풍경도 실컷 보고 싶다. 그 다음으로는 토스카나와 움브리아 지방이다. 가려고하면 너무너무 가야할 곳이 많은 나라가 이탈리아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