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가 울리면, 낯선 물건처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미소를 짓고 있어요. 언제나.

화창한 날에는 햇볕을 쬐러 나가요.


마치 모든 게 처음인 양,
행복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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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있을줄 알았는데.

다음 날은 오늘과 다른 날이라는 뜻인가 봐 - P150

다음은 없어.
오늘은 오늘뿐이야!

우리 자주 만나네?
다음에 또 만나자!
다음엔 같이 사진 찍자.

다음에 또 하고 싶다는 말은, 오늘에 대한 가장 큰 칭찬 같아! - P151

지난 계절에 사용한 잔을 오랜만에 마주할 때면
오늘이 꼭 엊그제 같아.

시간은 빠른 척하면서 그냥 고여 있는 게 아닐까 - P163

주머니는 1년 내내 힌트도 없이 비밀 선물을 품고 있어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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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목 한 골목 산책의 시간을 연장하는 키키와 걷다 보면 고민이 흐려지기도 하고, 일하면서 막혔던 부분이 반짝거리며 풀리기도 합니다. 가볍게 걸으며 나를 내버려두는 시간 역시 필요하다는 걸, 단순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키키를 바라보면서 느낍니다. 무엇보다 키키와의 산책은 우리가 마주 보고 조용히 그리고 시끄럽게 오랜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 P125

작은 선물은 네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풍선이야 - P139

주변에 소중하고 친한 사람 몇 명만 두어도, 1년간 선물을 고르며 지내게 됩니다. 봄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일렁이는 설렘을, 여름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활기찬 기운을, 가을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잔잔한 마음을, 겨울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따뜻한 온도를 선사하고 싶어집니다. 가끔씩 오래 알고 지낸 사람에게는 생일과 다른 계절의 물건을 골라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음 해가 되면 결국 계절에 맞는 선물을 고르게 됩니다. 계절에 맞춰서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느지막이 듭니다. 일단 지금을 잘 보내자, 하루씩, 한 계절씩 잘 살자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 P140

봄에 태어난 저는, 봄만 되면 갖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얼마 전 "진아, 뭐 갖고 싶어?"라는 친구의 물음에 왠지 부끄러워서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너 갖고 싶은 거 뭔지 알아. 시간이지?" 하며 저에게 시간을 주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부쩍 바빠져 마감과 마감사이에서 정신을 못 차리는 제게 가장 필요한 건 여유라는걸 친구는 알고 있었나 봅니다. 그 말에 깔깔깔 웃으면서 시간을 줄 수 있으면 달라고 팔짱을 꽉 꼈습니다. 이 순간 선물을 받은 것만 같아서, 그간 바빠서 정신없이 구겨진 마음이 약간 퍼졌습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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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진짜 가을의 온도일까?

낮에도 밤에도 좋은 기분이 가을만의 온도겠지.

낮에는 볕을 마냥 바라볼 수 있고, 밤에는 이불을 꼬옥 껴안게 돼 - P95

천천히 걷는 일은 과거와 미래의 나를 잠시 만나고 오는 일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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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탕이 되는 기분을 매일 평평하게 유지하는 일.

평소와 다름없다는 것에 안심한다는 건,

지금이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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