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거울에 비친 평범한 여인이 고혹적인 미인으로 탈바꿈하는 즐거운 환상을 지켜보았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추함은 뒤늦게 꽃피울 운명이었으니까. 처음에는 청춘이라는 꼴사나운 미숙함에 가려져 있던 그 추함은 한창 젊을 때 못남의 싹을 틔웠고, 이제 40대 초반의 성숙함을 통해 서서히 꽃을 피우는 중이었으며, 그러면서 오직 쇠락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그윽하고도 화려한 결실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울 놀이를 하려는 열성마저 모조리 앗아가 버릴 그 마지막 순간을.
그래서 그녀는 그 놀이를, 거울 속의 여자를 더 열심히 즐겼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았다. 그러고는 풍성한 머리카락을 옆으로 잡아당겼고, 자신의 상상이 빚어 낸 얼굴을 그 치렁치렁한 숱으로 감쌌다. 집시 여인 같아. 마치 초콜릿 상자 위에 그려진 집시 여인이 되기라도 한 듯, 그녀는 스스로의 애틋함에 취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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