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관심을 둘 만한 얘깃거리를 가진다는 건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주디스는 늘 다른 이들이 따분함을 느끼는 일들 속에서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찾아냈다. 가끔은 그 재능이 선물처럼 느껴졌다.외로운 삶을 달래 주는 커다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게다가 그 선물은 꼭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라면 관심을 끌 만한 화젯거리를 늘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기혼 여성들은 늘 육아나 쇼핑, 살림하는 얘기를 나눴다. 게다가 그들의 남편들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얘기들을 들려줄 터였다. 하지만 미혼 여성은 처지가 달랐다. 사람들은 주디스가 집세나 생활비 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화젯거리를 찾아야 했고, 그 내용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녀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 주변에서 전해 들은 사람들, 거리에서 봤던 사람들, 신문이 나 잡지에서 읽은 사람들에 관한 얘기를 한데 모은 다음, 그 뭉텅이를 마치 한 바구니 속에 담긴 실타래들처 럼 꼼꼼히 살펴야 했다. 그렇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골라내고, 다시 그걸 잘 다듬고 나서야 비로소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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