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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3 -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ㅣ 유라시아 견문 3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월
평점 :
3편, 약 1900쪽의 여행이 끝났다. 3년 동안 유라시아를 종회하며 살핀 저자와의 여행이 끝이 난 것이다. 한 달 동안 틈이 날 때마다 읽고 잘 읽히는 날에는 새벽 3,4시까지 읽고 잤다. 그만큼 이 책은 매력적이며 충격적이기도 하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사실 시간이 좀 되었다. 1학기 철학산책 수업에서 조성환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알게 되었다. 재밌을 것 같아 읽어보려고 로욜라 도서관에 갔는데 1편이 장기대출이 되어있어 허탕을 치고 나서 그 뒤로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다가 겨울방학 때 이 책의 마지막 편이 신간으로 나와 있는 걸 보게 되어 3권을 다 샀다.
1편은 중화문명을, 2편은 인도양문명과 이슬람을, 3편은 유럽과 정교문명을 각각 1년씩 돌아보며 서술한 책이다. 나름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좋아하였지만 내가 몰랐던 역사, 잘 알려지지 않은 곳과 주요 언론들과는 색다른 시각으로 역사와 현 세계를 바라보는 매력이 있었다. 정말 매우 유익하였다. 세계인식의 틀을 더 넓혀주었다. 개안(改眼)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특히 2편의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을 읽던 도중 양국이 군사분쟁까지 일으켜 더더욱 피부에 와 닿았다.
3권의 책들을 읽으면서 내용과 함께 감명 깊던 것은 저자의 열정과 지식이다. 유라시아와 새로운 백 년을 준비하고 살펴보기 위해 일본어, 페르시아어, 아랍어, 러시아어, 한문 등 다양한 언어를 현지에서 학습하며 자료들을 읽는 모습을 보며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지의 학자나 정치인들과의 인터뷰가 책 사이사이에 수록되어있는데 그 나라나 문명을 정리해주고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 깊었다.
이 책에서 주요하게 주장하는 것은 세속적 근대화에서 영성적 근대화로 반전이 답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이러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심히 공감한다. 그러나 20세기 냉전이 아직 존재하고 세속화를 완벽히 달성한 한반도에서 이것을 어떻게 실현할지 궁금하다. 저자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아야겠다.
다소 의문점이 들었던 것은 저자가 유라시아 국가, 특히 중국에게 너무 순수한 눈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입장에서는 내 시각이 서구적 근대화로 인한 시각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같은 경우를 봐도 20세기 미국의 마셜플랜과 다를 바가 크게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의문이 들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책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