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라스의 각본을 먼저읽고 보았다. 남녀 모두 사회적으로 죄가 있는 존재이다. 남자는 침략전쟁에 군인으로 참전했고 여자는 적국의 군인을 사랑했다. 그러나 동시에 피해자이다.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었던 건 동양인이기에 심적 부담이 덜하지 않았을까? 만약 독일이 전쟁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이 뮌헨 같은 도시에 핵을 떨어뜨려 평범한 백인 게르만족 시민을 히로시마처럼 없애버릴 수 있었을까?여자는 적군을 사랑한 죄로 머리가 깎였는데 그가 남자였다면 이렇게 지탄을 받았을까? 프랑스 남자가 독일 여군과 사랑을 나눴다면 오히려 성적으로 '정복'했다고 칭찬 받았을지도 모른다.이런 끔찍한 사건과 사랑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그것마저 점차 잊혀져간다. 삶이란 그런것. 영원도 끝나고 망각의 시간이 온다. 그들 인생에서 무언가 바뀐 시점을 공간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서로를 호명해줌으로 기억해준다. 당신은 히로시마. 당신은 느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