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란 무엇인가 - 늙음을 혐오하는 사회에 맞서다 박홍규의 사상사 2
박홍규 지음 / 들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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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노년이란 나이가 들어 늙을 때, 또는 늙은 나이를 뜻하는 말로 이 책은 늙은 나이에 대한 사상사가 아니라 늙음에 대한 사상사를 다루므로 노년의 사상사보다는 늙음의 사상사라는 말을 인지하며 읽었습니다. 노년을 늙음과 같은 뜻으로 사용하도록 하므로 늙음을 나이듦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이 든다는 것을 곧 늙는다는 것으로 동일시 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늙음과 유사한 말로 노화가 있으나 이는 나이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뜻합니다.

 

 

늙음을 수치스러운 비밀처럼 여기고, 그런 걸 입에 담는 자체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연합니다. 이 책은 각 시대의 정치·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노년은 무엇으로 정의되었는지 살핍니다. 책은 근대이전과 이후의 시대별로 나누고 보부아르, 수메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발자크, 디킨스 등 여러 사상가들의 노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각기 저마다 노년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았으며, 그 이유와 근거는 무엇이었는지도 고찰해 볼 수 있습니다.

 

큰일은 체력이나 민첩함, 신체의 기민함이 아니라, 계획과 권위, 현명한 성숙함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노년은 이러한 자질들이 사라지기는커녕, 도리어 그 반대로 가장 풍부하게 갖추어지는 시기다.”---p.126 노년에 대한 불평과 반론 중 키케로의 말

 



 

몽테뉴는 나이를 먹고 경험을 많이 쌓는다고 저절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공감이 갔습니다.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식과 경험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한 활력, 신속함, 단호함과 같은 것, 좀 더 우리 자신에게 속한 것들은 퇴색하고 무기력해진다고 말합니다. 노년을 찬양하면서도 풍자한 고대와는 달리 몽테뉴는 노년을 멸시하지도 찬양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반면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는 작품 속 노인을 왼쪽 눈썹 위에 붉은 점을 가지고 태어나기에 쉽게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붉은 점은 노년기에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스트럴드브러그들은 80세가 되기 전까지는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80세가 되면 법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탐욕이 노령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결과로 이어지고 관리능력이 부족하여 결국 나라를 멸망시킬 것이라고 잔혹하게 그렸습니다. 노인은 멸시와 미움의 대상이라는 말에 놀랐습니다.

 

 

노년이 사상과 문화, 예술, 정치, 사회 등의 영역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그려져 왔는지 검토한 책!

 

 

탈현대를 통해 노동에서 해방된다거나 창조적 일탈이 가능해진다는 것도 적어도 현재의 한국에서는 픽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노인은 노동에서 해방된 것이 아니라 노동에서 추방되었습니다. 그들의 삶은 대부분 비참하기에 창조적 일탈 따위는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동양의 통일체적 세계관이라고 하는 것은 봉건사회의 이데올로기로서 현대에는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로 악용되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누구나 젊은 시절을 그리워 하며 회상합니다. 지금은 더 이상 젊었을 때의 활동을 할 수 없음을 크나큰 상실로 여기고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문정희, 박완서, 김훈등 현대 우리나라의 노년 모습도 이야기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과 사회로 들어갔습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퍼센트나 된다고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나라의 큰 숙제입니다. 이 책은 나이가 들면 늙는게 당연하니 늙음을 조금도 불편해하지 말자는 말로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롱사르의 쇠약’, 키케로의 정신적 성숙넘어 도연명, 정약용, 톨스토이가 따르는 3의 노년관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노년을 지지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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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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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신형철 평론가, 은유 작가 추천

 

이야기의 시작은 괴테의 명언에서부터입니다. 일본의 괴테 연구 일인자 히로바 도이치는 히로바 부부의 결혼기념일과 자신의 25주년 은혼식의 해를 맞아 딸이 마련한 레스토랑에 가족과 함께 가게 되는데 무심코 집어 든 홍차 티백의 끝에 붙어있는 테크에 쓰인“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괴테의 명언을 보는데, 평생 괴테를 연구해 온 도이치도 처음 보는 말로 갈등하며 도이치의 명언 찾기 여정이 시작되는데... 30일 만에 쓴 장편소설로 일본 최고 문학상을 거머쥔 작가의 작품 기대가 됩니다.

 

여러 문학적 장치가 인물들의 일상에 유머러스하게 재배치되며 학문과 사랑, 언어와 일상이 자연스럽게 엮이면서 요시노리의 표절 논란에도 당당한 모습은 보르헤스를 떠올리게 하는데 위대한 문학작품의 원전만을 인용해서 괴테가 말했든 말하지 않았든, 사랑은 모든 것을 혼용시키지 않고 하나로 섞는다는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게 합니다.

 

무언가를 아는 것, 알고 싶어 하는 것, 인간이 가진 그 근원적인 기쁨이 이 소설에 가득 차 있다.” - 아쿠타가와 심사평




 

책 한 권 쓰자고 다른 책을 몇 권이나 더 쓰는 게 얼마나 고생스러운지 알아?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이 되는 건 힘든 일이라고그런 말에도 이제는 자기변명의 기색이 없었고 시카리는 날조한 서적을 전부 실제로 썼던 것이다. ---p.235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말도 어쩌면 위작형 명언의 극치일 수도 있겠군.” ---p.78

 

 

괴테의 파우스트에 대해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구제 불능의 산물이지만, 거기에 사랑이라는 띠를 둘렀습니다라고 도이치가 말했듯이 이 소설은 결국 사랑이라는 띠로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도이치와 그의 가족 제자, 동료 연구자들의 일상이 언어의 층위처럼 이어지고 각각의 문장이 결국 하나의 의미로 수령되게 됩니다. 괴테가 말했듯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자신이 그동안 학문을 연구해 쌓아왔던 것들이 한 문장으로 인해 흔들리는 과정에서 이 명언의 근거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서의 번역에 대한 고민, 친구 요시노리의 표절 사태, 도이치의 방송출연등의 에피소드가 도이치의 갈등과 고민을 부추겨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괴테는 사랑, 진리, 일에 대한 깊은 통찰의 많은 명언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사랑은 모든 것을 단지 섞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융합 시키는 것이다.“라는 문구는 그의 사상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을 단지 명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인간존재와 삶의 복잡성을 반영했다고 생각됩니다. 철학적으로 접근을 하면 굉장히 심오하고 현재 뿐 아니라 미래에도 여전히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모든 것은 말해졌지만 자신의 언어로 다시 말할 때 의미를 가진다는 작품의 큰 주제를 떠올린다면 이 책이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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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수집가 - 느긋하고 솔직한 지리덕후의 유럽여행
서지선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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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래전부터 마그넷을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여행하면서 하나둘씩 선물해 준 덕분입니다.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의 서지선 작가님의 책 마그넷 수집가는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며 모은 마그넷을 단서 삼아 여행의 기억을 새롭게 기록하는 방법을 보여 주는 특별한 에세이입니다. 마그넷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기다리던 반가운 책입니다. 이 책은 유럽 곳곳에서 모은 마그넷에 얽힌 에피소드를 저자 특유의 솔직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쓴 책으로 기대가 됩니다. 책 속에는 어떤 마그넷이 나올지 두근두근 기다려집니다.

 

여행은 끝나도 마그넷은 남는다.

 

네모 반듯한 길이 아닌 제멋대로 생겨 먹은 베네치아에서 길을 잃는 것이 좌표 잃은 방향이 아닌 설레는 모험 같았던 이유에는 나만의 운하를 발견했다는 기쁨과, 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정취, 그리고 베네치아다운 것들로 무장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1도시 1 마그넷의 규칙을 과감하게 깨뜨리는 도시가 저자는 베네치아 였다고 합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다시 언제 올 수 있을지 기약을 할 수 없으므로 마그넷을 한 개만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환상의 마그넷 로드의 카니발 가면 컬렉션 로드가 궁금하며 인상적이었습니다.




 

꿈속인가 싶었다. 같은 지구에 사는데 이런 곳에서 삶을 꾸릴 수도 있다니. 판타지 세계에서나 존재할 법한 곳이 아닌가. 푸른 숲과 청아한 호수, 동화 같은 집과 여유로이 흐르는 시간, 잘츠카머구트는 그런 곳이었다. -p.253 이세계 산속 호반 마을 Salzkammergut,Austria

 

한 손에 잡히는 작은 마그넷이 어떻게 우리의 추억을 붙잡아 둘 수 있을까?

 

여행을 하고 나면 사진이 추억이 됩니다. 그리고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며 모은 마그넷은 여행의 기억을 새롭게 해주면서 앞으로의 추억이 되며 도시에서 만난 낯선 곳과 낯선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집 냉장고 문에는 다양한 마그넷이 붙어 있습니다. 작고 평범한 마그넷이지만 저자는 미라벨 정원의 햇살과 부라노의 골목길, 트리어의 감자요리가 생각나게 했습니다. <마그넷 수집가> 책을 통해 오랜만에 마그넷이 주는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마그넷에 관한 특별한 책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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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1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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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

 

긴 여로라고 하면 여행하는 길 또는 나그네가 걸어가는 길을 가리킵니다. 긴 여로를 앞두고 있다면 어떤 일의 시작의 설렘이나 두려움을 뜻하고 긴 여로의 중간이라면 지키고 힘든 모습이 그려질 것이며 긴 여로의 마지막이라면 여정의 끝에서 맞보는 기쁨이나 환희 지나온 길에 대한 허무함과 돌이킬 수 없는 후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지의 긴 여로는 기화의 안타까운 인생을 짐작게 합니다. 11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기화는 구렁텅이로 떨어져 버린 삶을 어쩌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강에 몸을 던집니다. 토지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봉순이는 만주로 가려는 서희와 헤어지고 기생이 되어 소리로 또한 아름다운 미모로 이름을 날립니다. 혜관 스님과 함께 용정으로 가서 서희를 만났을 때 길상이 서희의 남편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고 지방에서 전 참봉이라는 사람과 살다가 헤어지고 서의돈과 헤어지고 또 이상현과도 헤어집니다. 기화의 운명은 왜 이렇게 고달프고 힘이 들까요?

 

 

 

 

그의 인생은 여자로서 파란만장했으며 시간마저 그렇게 허무하게 흘러갔습니다. 무엇에 막힌 듯 사랑하는 사람의 주변만을 맴돌다 결국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이상현과의 사이에서 양현이라는 딸을 낳았지만 양현이 일곱 살이 될 때까지 아편에 중독되어 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며 안타까운 모습이 나옵니다. 이때 모녀를 평사리에 데리고 와서 돌봐준 것은 서희였습니다. 그러나 서희네에서 자꾸 도망가다가 봉춘 네로 가고 석이가 기화를 찾아가 도와주고 싶은데 석이는 이미 결혼한 상태였습니다. 이 문제로 석이 부부의 불화를 겪고 석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이 사실을 안 기화는 스스로 목숨을 버립니다.

 

대체 진실이란 무엇일까. 그들의 아픔이란 대체 어떤 종류의 아픔일까, 면면하게 이어져 내려온 자부심을 희생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P.421

 





 

임명희와 결혼한 조용하는 또 불쌍한 인물입니다. 아내를 자기 동생 조찬화와 사이를 의심합니다. 명희가 자신을 봐 주지 않자 조용하는 홍성숙이라는 성악가에게 관심 있는 척하며 아내의 마음을 떠봅니다. 그리고 왼손에 있는 종기 모양의 얽힌 부분 즉 생인손을 가지고 있는 양 도림과 환국이 하고의 관계에 마음이 아픕니다. 누구나 상처 하나는 가지고 있게 마련인데 긴 여로는 세상을 떠난 기화와 모든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1권은 토지를 읽는 내내 독자로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음 12권에서는 밝은 소식이 전해지길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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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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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나는 내 바깥을 향해 모험을 찾았고, 내 안을 들여다보며 용기를 찾아냈다.”

 

메리 제인의 모험은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여행을 떠나는 열네 살 소녀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중반으로 미국 중심부를 관통하며 흐르는 미시시피강의 상류입니다.

19세기 미국을 생생히 묘사하고 다층적인 캐릭터와 시대를 초월한 주제의식으로 높이 평가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열네 살 메리 제인의 모험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흐르는 장대사 서사 그 뒤엔 용감한 메리 제인이 있었습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의 미시시피강 주변은 교역상 보야저와 이들을 위한 교역소로 북적이는 곳이었다. 주인공 메리 제인도 할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태어날 때부터 교역소에서 지냈다. 어느 날 그들이 머물던 교역소에 불이 나고, 메리와 가족들은 800떨어진 스넬링 요새로 향한다. 즐거운 여행을 꿈꾸며 도착한 것도 잠시. 어머니는 이제 겨우 열네 살이 된 메리 혼자 강 남부에 있는 이블린 이모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엄마가 메리제인에게 준비한 보자기에는 바늘 세 개, 실패에 감은 비단실 하나, 날카로운 석영, 무명천, 알코올이 든 작은 약병, 찻 숟가락, 야생원두 잎이 든 주석주전자, 양지꽃 뿌리, 호스민트, 남은 쑥국화 차들어 있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잘 가라고 행운을 빈다고 인사해겠구나, 메리 제인. 크로퍼드 요새가 바로 저기야. 보이니? , 커다란 깃발이 펄럭이는 것 좀 봐!” “아아, 성조기군.” 마틴 목사님이 기뻐했다! “크로퍼드 오새에서는 선한 미국인들이랑 지내게 될 테니 안심해.” “아니에요. 저는 에드워즈 오새에서 내려요.” ---p.77

 

엄마는 사랑해 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스니다. 어쩌면 엄마의 사랑은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나를 맡기지 않고 직접 세례를 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에드워즈 요새로 가는 증기선에 오릅니다. 이렇게 가족과의 첫 번째 긴 이별이 시작됩니다.

 

메리 제인은 집을 떠나기 전에는 알았을까요? 여행은 강과 들, 호숫가를 보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줄은 교역소 주변에만 머물던 자신이 몰랐던, 할아버지와 어머니 로비 오빠도 몰랐을 세상과 마주합니다. 나무가 다르고, 새들이 다르고, 심지어 북부에서 알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 여행이 그렇듯 위험하고 예측 불가한 순간이 가득합니다. 건달에게 속아 표를 잘못 구매한 사실을 뒤늦게 선장을 통해 알게 되는데... 메네소타벨호는 세인트폴을 향해 갈거라고 하네요. 25달러 중 13달러를 돌려받아 다시 걸리니언호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





 

 

시장의 말을 듣는 일엔 늘 위험이 따르지. 그건 부정하지 못해. 메리 제인. 결과가 완벽하다는 보장은 절대 없고, 설령 잘 되더라도. 힘든 시기는 오게 마련이야.”---p.168

 

 

메리제인이 이블린 이모와 조지 이모부를 지키려 애썼던 일은 바로 가정과 가족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 시간이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사실 그렇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건 특별한 용기나 자질이 아이었고 강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선택의 문제일 뿐 누군가가 눈앞에서 서서히 죽음에 잠겨갈 때 선택지는 둘뿐이었습니다.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나든지 옆에 앉아 그대로 머물든지 어머니는 메리제인이 그 일을 훌륭히 해 낼 것이라 믿었기에 먼 곳 까지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메리는 누군가를 믿고 또 배신당하며 성장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보내는 아픔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소설 속 1900년대 미국의 시대상은 현재를 비추어보게 하고,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쓰인 글은 마치 독자가 주인공이 된 듯 몰입하게 만듭니다. 메리 제인은 이제 남은 수전과 조애나를 데리고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할 거야.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을 거야.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 사랑을 해. 그게 지금 우리가 할 일이야.” ---p.205

 

 

나는 사람이 재산인 이곳에서 사촌들을 데리고 떠날 거야.’ 이곳이 나를 바꾸어 놓았지만 아이들은 바꾸지 못하게 할 거야. 나는 다짐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리 잡는 걸 보고 나서 내가 자유롭고 편안해질 수 있는 어딘가를 찾을 거야.’ ---p.371

 

 

저자 호프 자런은 미국의지질학을 전공한 저명한 여성 지구물리학자입니다. 과학자로서 권위 있는 상을 여럿 수상한 것은 물론 <랩걸>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등의 논픽션을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첫 소설인 <메리 제인의 모험>은 미국 현대문학의 효시로 꼽히는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속 인물 메리 제인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어린 시절 읽었던 추억을 되살려 보게 됩니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의 소설에서는 단 28쪽만 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호픈 자런은 재미있게 재탄생시킨 것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장면의 대부분은 실제 19세기 장소와 사건, 현상에 바탕을 두었다고 합니다. 교역소 생활에 관한 묘사는 근처 브랜드 하우스의 기록을 참고로 했고 교역소를 소실시켰던 1815년 화재와 그 이후 재건과 과정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19세기 비버 모피와 기타 모피의 교환 가치는 세인트폴의 미네소타 역사관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메리 제인은 이모댁에 도착한 뒤 사고로 다친 이모부와 생활과 병간호에 지친 이모를 돕고 사촌 수전과 조애나를 보살피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 어려운 여정에 도움을 받은 선장과 어른들도 있었지만 여러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는 메리 제인의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여성이자 과학자인 저자 호프 자런은 고전소설이 기록한 그동안의 여성의 틀을 벗어던지고, 한 소녀의 용감한 성장기를 훌륭히 완성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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