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 1세대 페미니스트 안이희옥 연작소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안이희옥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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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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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아침 햇빛은 왜 저녁 햇살보다 짧고 투명하고 날렵한 걸까요?

 

30년 직장 생활 끝에 장만했던 소형 아파트를 팔게 되면서 하늘은 무섭도록 푸르고 싸늘하다고 소설은 시작합니다. 독신의 삶이 지금은 많이 이해되지만 그 당시를 생각하면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도시 한구석에 간신히 작은 둥지를 튼 다음 어떻게 지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실은 르포처럼 쓴 부분도 있고 상상이나 은유를 활용한 부분도 있어서 사실도 허구도 아닌 묘한 소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외국 성인의 이름 중에 작가 성인 안씨와 비슷한 안젤라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1995년 독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그린 여자의 첫 생일의 작품에 이어 노년에 접어든 독신 여성의 삶과 기억을 안젤라 라는 작품 속에서 일상의 기록이 역사가 된 안젤라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p.46 “우리는 귀신처럼 살아냈어.”

 

때는 유신 시절인가 봅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잡혀가고 끌려가고 잠복했던 시절 주인공도 그 장소에 있었습니다. 저항 운동이 실패한 분노를 열심히 소설로 썼고 교내 문학상에 당선되지만 검열에 걸려 발표는 못하고 어렵게 교사가 되었지만 민중교회와 야학을 만드는 운동에 참여해서 해직이 되고 아버님의 병을 얻어 돌아가시고 인생은 작가의 말대로 망가졌다고 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때 온몸을 내던진 시민들, 척박한 남성 위주 사회에 평등을 씨앗을 뿌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이제부터 안젤라가 전해 줍니다.

 

<나〉의 기억을 교차하여 진술합니다. 개인의 삶에 침투한 시대적 아픔을 거울상으로 드러내며 자신이되 여성 공동체의 일부이기도 한〈안젤라〉라는 화자를 끄집어내며 <제망매가>에서는 후배의 암 진단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갈등과 불신이 청산되지 않은 운동권 내의 분위기를 드러내고, 여성의 관계 맺기를 인정하지 않는 남성 위주의 사회 통념을 이야기 합니다.

 

 

안젤라는 성적으로 실연을 당했고, 경제적으로는 집이 압류를 당하고, 1979년 긴급 조치 위반으로 구금된 후 정치적으로는 고문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겼습니다. 스무 살부터 스물 다섯 살까지 짧은 청춘 시절에 연달아 받은 충격적인 일로 인해 급성 정신병이 생겼습니다. 퇴직한 후에는 평범한 할머니로 봉사하고 글쓰다 조용히 세상을 뜨는게 소원인제 경제적 어려움이 노후의 안정을 또 위협합니다.

 

 

더는 지킬 것도 잃을 것도 없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함께 누리는 인생의 황혼, 얼마나 개운한가? 빈손으로 왔다가 맨몸으로 떠나가는 영원한 생명으로의 긴 여정, 얼마나 아름다운가? -p.310

 

 

 

작가는 소설이란 삶에 대한 통찰과 시대에 대한 증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전히 지혜가 덜 깨서 애증의 굴레에 얽힌 점이 많지만 어떤 원한도 평화의 에너지로 바꾸어 나갈 자세가 되어 있다고 비슷한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통하는 이야기 거리가 반드시 있습니다. 안젤라의 삶을 관찰하는 독서가 우울한 시대를 힘차게 헤쳐 나갈 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작가뿐 아니라 책을 읽은 독자의 마음과도 같았습니다. “사회 참여의 기억을 씨줄로, 가난한 노년의 삶을 날줄로 삼아 여성 서사를 직조해 내는 것” 기억하고 싶은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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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모두 다 예쁜 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9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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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린 나이에 너무 일찍 스스로 자립하게 만드는 것은 어른의 도움도 있겠지만 부모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꿈을 찾아 용감하게 집을 떠나 온갖 위험 속에서 냉혹한 현실과 맞닥뜨리며 어른이 되어가는 열여섯살 카우보이 소년 존 그래디의 슬프고도 매혹적인 성장소설 <모두 다 예쁜 말들>은 포기하면 안된다고 깨우쳐 주셨던 할아버지 장례식이 끝나자 집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대부분이 그렇듯 부모님들은 자녀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혼을 했고, 서부 텍사스 목장에서 소나 키우면서 살기를 원치 않았던 어머니는 목장을 팔려는 생각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와 똑같았다. 그들에게는 피가 있고 피에는 열기가 있다, 그는 모든 존경과 모든 사랑과 모든 취향은 뜨거운 심장을 향한 것이었고 그것은 영원히 변함없을 것이었다. 존은 자신의 말 레드보를 몰아 친구 콜린스와 함께 멕시코로 향합니다. 그 길에서 둘은 말썽꾼 블레빈스를 만나 총격전을 벌이는 등 온갖 우여곡절 끝에 국경을 넘어 한 마음다운 목장에 도착하는데 존의 말을 다루는 실력을 인정해 준 목장 주인의 딸 알레한드라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지만 여행 중 겪었던 말 도둑 사건에 휘말리며 존과 콜린스는 위험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후 오래지 않아 내가 지금 찾고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용기는 언제나 지속되는 법이며, 겁쟁이가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 말이야. 코맥 매카시의 작품을 읽으며 시적이고 매혹적인 문체에 감동받는 작품입니다.

 

 

서부의 셰익스피어, 코맥 매카시의 탄생을 알린

아름답고 잔혹한 서부의 묵시록 국경 삼부작그 첫 번째 작품

 

 

말과는 달리 사람은 결코 영혼을 공유하지 않으며,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롤린스가 서툰 스페인어로 말도 천국에 가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은 천국 같은 것이 필요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존 그래디가 지상에서 말이 모두 사라진다면 말의 공동 영혼도 새로 영혼을 나눠 줄 말이 없으므로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묻자, 노인은 신이 그런 것을 허락할 리도 없는데 말이 사라지는 일 따위를 묻는 것은 어리석다고 대답했다. --- p.166

 

 

캄페시노(농부)들이 무명천으로 덮은 채소 바구니를 들고서 맨발로 걷다가 길가에 몸을 바짝 붙이거나 수풀이나 선인장 사이로 몸을 피하고는 말을 모는 젊은이와 입에 거품을 물고 재갈을 신결질적으로 씹어 대는 말을 휘둥그레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젊은이들은 낯선 언어로 소리치며 침묵의 분노 사이를 달려갔다. 하지만 분노는 젊은이들이 차지한 공간에 전혀 끼어들지 못하는 듯싶었다. 그들이 사라진 거리는 변함없이 예전으로 돌아갔다, 먼지, 햇빛, 새들의 지저귐 --- p.177

 

그는 모자를 손에 쥔채 당신은 나의 아부엘라라고 말하고 스페인어로 작별 인사를 한 뒤 몸을 돌려 모자를 쓰고 눈물 젖은 얼굴로 바람을 맞았다. 그의 마음을 진정하려는 듯, 혹은 땅을 축복하려는 듯, 혹은 늙든 젊든 부자든 가난하든 검든 희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쏜살같이 달려가는 세상을 늦추려는 듯 잠시 양손을 뻗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리 몸부림치든, 그 이름이 무엇이든, 살아 있든 죽어 있든 세상은 달려갔다. ---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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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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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가진 책의 기억을 관찰하고, 파손된 책의 형태와 의미를 수집한다.”

    

 

보통 한 권의 새로운 책이 세상에 나와 한 사람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될까요? 작가, 삽화가, 번역가, 편집가, 기획자, 디자이너, 사진가, 인쇄전문가, 후가공전문가, 제지업자, 법률팀, 마케터, 판매처 직원들, 배송업자, 총무팀 등 ... 책 한권이 많은 사람들의 수고에 의해 독자에게 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게 된 책이 오래되거나 파손된 경우 책을 수선하는 일을 하는 책수선가에 관한 책입니다. 책수선가는 기술자이며 동시에 관찰자이자 수집가입니다. 책이 가진 시간의 흔적들, 추억의 농도, 파손의 형태를 꼼꼼히 관찰하고 그 모습들을 모으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 그리고 40년이 다된 책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으로 관심이 가는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감쪽같이 마술을 부린 듯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 작업도 멋진 일이지만, 세월을 이겨낸 그때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선의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냥 색이 바래서 누렇게 되고 겉표지가 닳았어도 세월의 흐름인냥 그냥 있는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멋지게 새옷을 입히고 싶은 마음도 책을 읽으니 듭니다.

 

 

수선과 비슷한 의미의 단어로 수리도 있지만, 수리는 보다 기계적인 물건을 고치는 데 사용하는 말이고 수선은 천과 직조물을 고치는 데 적합한 표현이라고 한다. 씨실과 날실이 얽혀 한 장의 천을 만들어내듯 종이도 섬유질이 서로 얽힘으로써 한 장의 종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나는 책 수리보다는 책 수선을 고르게 되었다._ p.40

 

나는 책 수선의 이런 유연한 변화와 닮음이 좋다. 감쪽같이 마술을 부린 듯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 작업도 멋진 일이지만, 세월을 이겨낸 그때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선의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낀다. 그런 흔적이 보다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각각의 책이 쌓아온 시간의 형태를 정돈하고 다듬어주는 일이 책 수선가로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_ p.48

 

찢어진 종이를 붙이고, 무너진 책등을 바르게 세우고, 사라진 조각을 채우면서 책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회복시켜주고, 새로운 커버나 지지대, 혹은 케이스를 만들어주며 책에게 새로운 시간을 약속하다 보면 사람의 인생처럼 책에도 한 권 한 권 각자만의 책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사연들과 파손된 책과 주인의 추억, 그 책이 지나온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으로._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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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일 -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컬러 시리즈
로라 페리먼 지음, 서미나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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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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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선택은 다소 벅찬 일이다. 하지만 연습만 하면 누구나 본능적인 감으로 색을 조합할 수 있다 -p.7

 

크리스마스 거리에는 수많은 조명과 장식들로 화려한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그 조명과 장식들은 각각의 컬러로 자기만의 빛을 보여줄텐데요. 17세기에 최초로 구상된 색상환 Colour Wheel 은 지금도 색상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로 이용됩니다. 12가지 색으로 단순하게 나뉘어 있지만 전체 스펙트럼에는 구별되는 색상 사이에 미묘하게 다른 무수한 색들이 있습니다. 다른 모든 색을 만들기 위해 혼합할 수 있는 주요색 일차색과 일차색 두 가지를 혼합하여 만들 수 있는 색 이차색, 색상환에서 일차색 한 가지와 이차색 한 가지를 섞어서 만든 중간색인 삼차색등 이렇게 다양한 색이 있는지 새삼 놀라웠습니다. 단순히 보색 정도만 알고 있던 색에 관해 매혹적인 세계에서 길을 안내하는 최신 지침서에는 무려 100가지 색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컬러에 대해 처음으로 공부해 보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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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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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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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모든 내용을 말해주듯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요. 요조는 행복의 관념과, 세상 사람들 모두가 지니고 있는 행복의 관념이 전혀 다른 것에서 생기는 불안, 요조는 그 불안 때문에 밤마다 전전긍긍 신음하며 발작을 일으킬 뻔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재앙 보따리가 열 개나 있어서 그중의 하나라도 옆 사람이 젊어지게 된다면 옆 사람은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목숨을 잃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그는 지극히 염쇄주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처음 작품을 읽을 때 느꼈던 감정입니다.

작품은 작가 내면의 정신적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요조는 시골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너무 순수하여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조금의 상처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공포를 느낍니다. 이 세상에서의 허위와 속박에 반발하면서도 독립할 자신이 없어 파멸해 가는, 인간으로서 실격해 가는 과정을 수기 형식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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