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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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가진 책의 기억을 관찰하고, 파손된 책의 형태와 의미를 수집한다.”

    

 

보통 한 권의 새로운 책이 세상에 나와 한 사람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될까요? 작가, 삽화가, 번역가, 편집가, 기획자, 디자이너, 사진가, 인쇄전문가, 후가공전문가, 제지업자, 법률팀, 마케터, 판매처 직원들, 배송업자, 총무팀 등 ... 책 한권이 많은 사람들의 수고에 의해 독자에게 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게 된 책이 오래되거나 파손된 경우 책을 수선하는 일을 하는 책수선가에 관한 책입니다. 책수선가는 기술자이며 동시에 관찰자이자 수집가입니다. 책이 가진 시간의 흔적들, 추억의 농도, 파손의 형태를 꼼꼼히 관찰하고 그 모습들을 모으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 그리고 40년이 다된 책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으로 관심이 가는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감쪽같이 마술을 부린 듯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 작업도 멋진 일이지만, 세월을 이겨낸 그때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선의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냥 색이 바래서 누렇게 되고 겉표지가 닳았어도 세월의 흐름인냥 그냥 있는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멋지게 새옷을 입히고 싶은 마음도 책을 읽으니 듭니다.

 

 

수선과 비슷한 의미의 단어로 수리도 있지만, 수리는 보다 기계적인 물건을 고치는 데 사용하는 말이고 수선은 천과 직조물을 고치는 데 적합한 표현이라고 한다. 씨실과 날실이 얽혀 한 장의 천을 만들어내듯 종이도 섬유질이 서로 얽힘으로써 한 장의 종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나는 책 수리보다는 책 수선을 고르게 되었다._ p.40

 

나는 책 수선의 이런 유연한 변화와 닮음이 좋다. 감쪽같이 마술을 부린 듯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 작업도 멋진 일이지만, 세월을 이겨낸 그때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선의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낀다. 그런 흔적이 보다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각각의 책이 쌓아온 시간의 형태를 정돈하고 다듬어주는 일이 책 수선가로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_ p.48

 

찢어진 종이를 붙이고, 무너진 책등을 바르게 세우고, 사라진 조각을 채우면서 책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회복시켜주고, 새로운 커버나 지지대, 혹은 케이스를 만들어주며 책에게 새로운 시간을 약속하다 보면 사람의 인생처럼 책에도 한 권 한 권 각자만의 책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사연들과 파손된 책과 주인의 추억, 그 책이 지나온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으로._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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