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첫 문장- 아침 햇빛은 왜 저녁 햇살보다 짧고 투명하고 날렵한 걸까요?
30년 직장 생활 끝에 장만했던 소형 아파트를 팔게 되면서 하늘은 무섭도록 푸르고 싸늘하다고 소설은 시작합니다. 독신의 삶이 지금은 많이 이해되지만 그 당시를 생각하면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도시 한구석에 간신히 작은 둥지를 튼 다음 어떻게 지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실은 르포처럼 쓴 부분도 있고 상상이나 은유를 활용한 부분도 있어서 사실도 허구도 아닌 묘한 소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외국 성인의 이름 중에 작가 성인 안씨와 비슷한 안젤라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1995년 독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그린 여자의 첫 생일의 작품에 이어 노년에 접어든 독신 여성의 삶과 기억을 안젤라 라는 작품 속에서 일상의 기록이 역사가 된 안젤라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p.46 “우리는 귀신처럼 살아냈어.”
때는 유신 시절인가 봅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잡혀가고 끌려가고 잠복했던 시절 주인공도 그 장소에 있었습니다. 저항 운동이 실패한 분노를 열심히 소설로 썼고 교내 문학상에 당선되지만 검열에 걸려 발표는 못하고 어렵게 교사가 되었지만 민중교회와 야학을 만드는 운동에 참여해서 해직이 되고 아버님의 병을 얻어 돌아가시고 인생은 작가의 말대로 망가졌다고 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때 온몸을 내던진 시민들, 척박한 남성 위주 사회에 평등을 씨앗을 뿌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이제부터 안젤라가 전해 줍니다.
<나〉의 기억을 교차하여 진술합니다. 개인의 삶에 침투한 시대적 아픔을 거울상으로 드러내며 자신이되 여성 공동체의 일부이기도 한〈안젤라〉라는 화자를 끄집어내며 <제망매가>에서는 후배의 암 진단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갈등과 불신이 청산되지 않은 운동권 내의 분위기를 드러내고, 여성의 관계 맺기를 인정하지 않는 남성 위주의 사회 통념을 이야기 합니다.
안젤라는 성적으로 실연을 당했고, 경제적으로는 집이 압류를 당하고, 1979년 긴급 조치 위반으로 구금된 후 정치적으로는 고문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겼습니다. 스무 살부터 스물 다섯 살까지 짧은 청춘 시절에 연달아 받은 충격적인 일로 인해 급성 정신병이 생겼습니다. 퇴직한 후에는 평범한 할머니로 봉사하고 글쓰다 조용히 세상을 뜨는게 소원인제 경제적 어려움이 노후의 안정을 또 위협합니다.
더는 지킬 것도 잃을 것도 없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함께 누리는 인생의 황혼, 얼마나 개운한가? 빈손으로 왔다가 맨몸으로 떠나가는 영원한 생명으로의 긴 여정, 얼마나 아름다운가? -p.310
작가는 소설이란 삶에 대한 통찰과 시대에 대한 증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전히 지혜가 덜 깨서 애증의 굴레에 얽힌 점이 많지만 어떤 원한도 평화의 에너지로 바꾸어 나갈 자세가 되어 있다고 비슷한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통하는 이야기 거리가 반드시 있습니다. 안젤라의 삶을 관찰하는 독서가 우울한 시대를 힘차게 헤쳐 나갈 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작가뿐 아니라 책을 읽은 독자의 마음과도 같았습니다. “사회 참여의 기억을 씨줄로, 가난한 노년의 삶을 날줄로 삼아 여성 서사를 직조해 내는 것” 기억하고 싶은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