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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방 - 내가 사랑하는 그 색의 비밀 ㅣ 컬러 시리즈
폴 심프슨 지음, 박설영 옮김 / 윌북 / 2022년 10월
평점 :

무지개에는 얼마나 많은 색이 있을까? 아이작 뉴턴이 무지개 스펙트럼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후부터 답은 당연히 일곱이라고 정의 했습니다. 빨강부터 하양까지, 우리가 사랑한 색에 관한 크고 작은 이야기 <컬러의 방>입니다. 빨강, 노랑, 초록, 분홍 여러 가지 색 중에 개인적으로 저는 파랑색을 좋아합니다. 컬러의 방은 우리가 사랑하는 열한 가지 색에 숨겨진 문화적 비밀을 알아보는 책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에 미술, 심리, 역사, 스포트, 과학 등 상징적이고 지적이며 놀라운 비밀들을 알아볼 수 있는 책입니다.
열한개의 방 안에서 나의 색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책은 윌북 컬러 시리즈 중 하나로 세상을 보는 눈이 트이는 감각적인 안내서로 충분한 책입니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분홍의 방에서는 1979년, 한 임상 생태학 세미나에서 알렉산더 G. 샤우스는 일명 베이커-밀러 핑크Baker-Miller pink가 죄수들의 공격성을 잠재워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색은 다소 밝은 분홍색으로, 해군 교정 감호소의 관리자이자 연구자였던 두 명의 해군 장교 이름에서 딴 것으로 증거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시애틀의 해군 교정 감호소 독방을 특정 분홍색으로 칠하고 나서 156일 동안 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샤우스는 분홍색 앞에서는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굴려고 해도 심장 근육이 충분히 빨리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분홍색은 에너지를 누그러뜨리며 안정감을 주는 색이라고 주장했고 이 결과에 고무되어 몇몇 탁아소, 주정꾼 보호실, 대학 구장의 원정팀 탈의실이 분홍색으로 칠해졌습니다. 침실을 분홍의 방으로 꾸민다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파랑의 방도 빠질 수 없이 궁금했습니다. 파랑의 방에서도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왜 우울하거나 울적할 때 ‘feel blue’, 또는 ‘we have the blues’라고 말하는 걸까요? 영어에서 이런 현대적 표현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프랜시스 그로서가 1785년 집필한 『고전 비속어 사전Classical Dictionary of the Vulgar Tongue』으로, 여기서는 ‘우울해 보인다 to look blue’를 ‘당황하고, 겁먹고, 실망한 것처럼 보인다’로 정의합니다. 19세기 중반에는 미국 문학에서 ‘우울한feeling blue’과 ‘의기소침한to have the blue devils’이란 표현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파란색과 우울함과의 연관성은 인간이 죽은 뒤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하고 물론 선장을 잃은 범선이 고향 항구로 돌아올 때 선체에 파란색 띠를 두르고 파란 깃발을 휘날리곤 했다는 기원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계인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색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품 에르메스는 왜 주황색을 택했을까? 외계인과 괴물은 왜 초록색으로 표현했을까, 순백색 신부의 드레스는 왜 흰색으로 했는지 애플이 흰색에 집착하는 이유까지 흥미로운 컬러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예술에서 비즈니스, 스포츠, 역사, 종교,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각계 분야에서 색을 어떻게 사용해왔고 어떤 의미를 담아왔는지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탐험해보고 싶은 각 컬러의 방을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대중 예술 속 컬러 문법, 미술 작품 속 히든 코드까지 풍부한 도판으로 생동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게 쓰여있고 화려한 컬러의 사진까지 볼 수 잇습니다. 컬러를 잘 이해한다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