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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평점 :

‘기적’을 부르는 식당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가와 이토가 보내는 따스한 힐링 메시지
10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리지널 힐링 소설이 우리곁에 찾아왔습니다. 그곳은 기적을 부르는 곳으로 어느 조용한 산골 마을, 작은 식당에 모여든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소설 <달팽이 식당>입니다. 모든 걸 잃고 외톨이가 된 주인공 링고와 각자의 크기로 상처를 지닌 손님들, 우리 모두의 아픈 마음에 치유가 될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요리는 인생에서 어슴푸레한 어두 속에 떠 있는 덧없는 무지개 같은 것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메이지 시대의 절구, 갓 지은 밥을 보온할 때 쓰는 노송나무 밥통, 처음 받은 아르바이트 월급으로 산 르크루제 무쇠 냄비, 교토의 젓자락 전문점에서 발견한 끝이 가느다랗고 긴 젓다락등이 익숙하게 사용된 주방 도구입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소중한 유품 겨된장이 있습니다.
아무리 상대의 처지와 기분을 안다 해도 고독해지는 괴로움은 어쩔 수 없다. 토끼는 버려진 동안 상자 속에서 무얼 보고 있었을까. 잠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캄캄한 어둠,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 멀어지는 목소리, 희미한 빛,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함과 고독, 슬퍼서, 한 번만 더 주인을 만나고 싶어서, 한시라도 빨리 주인의 품에 안기고 싶어서 토끼는 어둠 속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p.160
내 가게를 갖는 것은, 오랜 꿈. 남자친구까지 포함해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일을 계기로 인생이 크게 한걸음 전진하면서 ‘달팽이 식당’을 오픈합니다. 카레는 추억이 많은 요리, 인도 출신 남자 친구에게 몇 번이나 만들어 주었는지 모릅니다. 구마 씨에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 줍니다. 어쩌면 도중에 실패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십이년 후에도 링고는 지금과 같은 신선한 마음으로 주방에서 있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을 안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미미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건은 큰 강물에 휩쓸려 흘러내려 가면서, 내 뜻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커다란 손바닥 안에서 좌우된다. 인생에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훨씬 많다. ---p.217
‘달팽이 식당’은 정해진 메뉴는 없고 손님은 하루 한 팀만 받기로 합니다.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서 손님의 성격과 사연에 딱 맞는 요리를 내놓는 것이 원칙입니다. 먹는 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온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덕분일까.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고,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 수십 년째 상복 차림으로 슬픔에 잠겨 지내는 할머니, 거식증에 걸린 토끼를 구하려는 소녀, 은밀한 사랑의 도피처를 찾아온 커플, 가출한 아르헨티나인 아내와 딸을 그리워하는 구마 씨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품고 찾아온 손님들은 마법을 부린 듯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링고의 요리를 먹고 새로 태어난 듯 벅찬 마음으로 달팽이 식당의 문을 나섭니다. 행복한 곳 달팽이 식당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