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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주는 40년 간의 자연 일기
시골 수의사가 들려주는 12개월의 다큐에세이
평범했던 일상이 온통 뒤죽박죽 엉켜 있는 실타래처럼 나라 안팎으로는 어지러운 일들이 가득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평범한 일상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웬일인지 ‘평범함’이 우리 삶에서 잊혀 가고 있고 평범한 일, 둥우리 상자를 걸어 주는 평범한 일은 찾아온 가족의 환성 속에서 끝이 나고 둥우리 상자에는 만든 사람과 걸어 준 사람의 이름이 친필로 적혀 있었다고 했습니다. 가끔 “내가 만든 집에는 지금 누가 사나요?” 하며 자기가 건 둥우리 상자에 누가 사는지 묻거나 직접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고 그런 면에서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기가 한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고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성긴 숲도 마침내 우거질 것인데 아쉽게도 숲을 만드는 데 참가한 사람들은 숲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자연이라는 것은 우리 머리로 헤아릴 수 있을 만큼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그래서 좋다”.
경상북도는 지난번 산불의 피해를 1500억원으로 잠정 추산했으나 산림의 피해와 동물들의피해를 어디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그만큼의 나무를 심어 10년 이상을 가꾸어야 가능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시간을 소중한 세월을 그만큼 잃어버린 것입니다. 수의사인 다케타즈 미노루는 햇빛이 좋아 오후에는 낙엽 속에서 낮잠을 자고 남쪽 비탈진 곳에 바람에 날려 쌓인 낙엽더미가 높이 1터가 넘는 곳에 몸을 누이면 저절로 졸음이 오고 도토리를 나르는 다람쥐의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조금 쓸쓸해 보이며 이 계절, 숲은 이상하게 조용하다고 했습니다.
이 계절, 호수는 모든 자에게 주요한 사냥터가 된다. 여우굴 주변에서 붉은 여우와 흰꼬리수리가 주고받는 흥정의 사냥이 사흘을 넘기는 날, 나도 근처의 마을 사람들에게 작살과 사내끼를 빌려 들고 호수로 나간다. 예부터 사람은 야생동물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우며 진화해 왔다. 맥주를 한 손에 들고 여우를 관찰하면서도 나도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p69
자연에서 동물이 맞닥뜨리는 위기는 언제나 직선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위험을 예감하자마자 곧 실제 위험에 부딪치는 것이 보통이다. 트랙터는 먼 곳에서 눈토끼들 주위를 돌며 위험을 예고하지만 몸을 피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알리지는 못한다. 그래서 눈토끼들은 소리가 가까워지면 불과 몇 미터만 몸을 이동시킬 뿐이다.---p.88
어릴적부터 노트에 기록한 개미굴의 수, 무당거미의 거미줄 수, 산나리 꽃의 수, 매미의 허물 수 등 본다는 것에서 기록을 덧붙여서 세월이 흘러 동물의 몸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펼쳐지는 야생동물의 일기를 월별로 정리한<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는훗카이도 동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야생동물의 보호와 치료, 그리고 재활훈련을 천직으로 삼아 온 한 수의사가 40년 동안 자연과 인간에 대해 관찰하고 체험하며 느끼고 얻은 것을 일기체 형식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 아름다운 자연과 숲속 동물친구들을 오래 머물기 위해 사람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책을 통해 느낍니다. 그리고 한평생 이렇게 동물들을 치표해준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풍요로운 땅과 물과 바람,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숲. 대자연이 살아 숨쉬는 홋카이도에서 눈토끼, 검은담비, 새끼큰곰, 너구리, 족제비,사슴 그리고 하늘다람쥐 등 그곳에서 만난 자연과 식물, 직접 치료한 야생동물들, 그리고 자연을 닮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면서 느끼고 겪은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찍은 90여 컷의 컬러 사진과 함께 생동감 있게 열두달 일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마치 훗카이도에 자연 속에 와 있는 듯합니다. 숲속 수의사와 자연이 교감하는 에세이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도서는 진선출판사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