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 책은 책 스승이었습니다.

 

 

나의 동양 고전 독법<강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비롯해 이 책 <담론>은 우리 시대의 스승으로 불리우는 신영복 선생의 작품입니다.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강의출간 이후 10년 만에 출간되는 선생의 강의록으로 이 책은 동양고전 말고도 나무야 나무야,등 선생의 다른 책에 실린 글들을 교재 삼아 평소에 이야기하신 존재론에서 관계론으로 나아가는 탈근대 담론과 세계 인식, 인간 성찰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신영복 선생은 공자가 그런 것처럼, 그 역시 배움의 자세를 가진 훌륭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좋은 스승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신영복님의 책을 한두권 정도를 모두 읽고 소장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담론사색강의를 통합적으로 들려주는 결정판이라고 생각됩니다. 동양고전의 명저인 시경, 주역, 논어, 맹자를 비롯해 한비자를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읽어내는 제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과 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종류의 사람밖에 없다고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그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게도 세상을 사람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역설적인 것은 이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세상이 조금씩 변해왔다는 사실입니다. 담론에서 인상 깊은 내용은 진정한 공부는 변화와 창조로 이어져야 하고 배우는 공간인 교실은 그만큼 자유롭고 열린공간이어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을 이해하는데 풍부한 사고를 하게 도와줍니다.

 

 

 

변방은 창조의 공감이다. 내게 감옥은 대학이었다.

 

 

내가 (교도소에서)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 때문이었다. 길어야 2시간밖에 못 쬐는 신문지 크기만 한 햇볕을 무릎 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 있음의 어떤 절정이었다. 겨울 독방의 햇볕은 자살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였고 생명 그 자체였다."

 

 

2부의 내용은 군사재판으로 20년간 수감생활을 하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는 햇볕의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햇볕이 잘 드는 병실에 있는 환자가 더 빠른 회복을 한다고 합니다. , 공기, 햇볕 등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이지만 그것을 자유롭게 누리지 못했던 신영복님은 긴 20년 복역 기간을 2시간의 짧은 햇볕 때문에 버텨 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대학 생활이라고 부른 이유는, 감옥에서 수많은 스승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집을 그릴 때 주춧돌부터 그리는 노인 목수와의 만남은 창백한 관념성을 청산하는 계기가 됐고, 기존 복역자들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 자부심과 오기를 보여준 신참을 통해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감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덕분에 세계와 인간에 대한 그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하네요. 그에게 감옥이 대학일 수 있었던 건 그가 배우려고 했던 훌륭한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보다 학벌이 낮고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누구에게든 배우고자 했기에 돈을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동안 이 책을 오래도록 가지고 다니며 자주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표지가 많이 빛바랜 책을 좋은 기회가 되어 다시 읽어보니 감회는 여전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 - 수천 년 세계사의 흐름이 통째로 이해되는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김봉중 지음 / 빅피시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 수천년 세계사의 흐름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해 역사적 사건, 인물,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신 김봉중 교수는 돈과 패권, 내전, 세계 대전, 종교 네 가지 주제로 인류사에 존재했던 전쟁을 분류하고 살펴봄으로써 시대를 읽는 통찰력을 독자에게 선사해 주는 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입니다. 어지럽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쟁의 역사를 시간내어 읽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수천년 세계사의 흐름을 책한권에 잘 정리되어 어른들의 교양서로 훌륭합니다.

 



 

사람들이 말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전쟁이 시작된지 2년이 지났지만 전쟁은 끝을 보이지 않고 러시아도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습니다. 60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고향을 떠나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의 시작은 푸틴이 강한 러시아 건설에 전념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내정에 간섭하기 시작 20143월부터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맙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높은 수준의 지혜이다.:-레프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따라 러시아계가 주를 이루고 있던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지역에서 친러시아 세력들이 민병대를 조직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충돌하기 시작해서 20222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전면적인 침공을 개시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책에는 두 나라가 악연이 된 시초가 된 370년 전의 조약에 대해 나옵니다. 1654년 카자크 우크라이나 수장과 러시아 수장 루스차르국간에 체결되어 페레야슬라프 조약 체결 300주년을 기념하여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양도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이 전쟁의 시작은 1954년에 이미 벌어진 일입니다. PART1에서는 돈과 패권을 둘러싸 피의 전쟁 편으로 제1차 세계대전, 우크라이나 전쟁, 이라크 전쟁, 스페인의 아메리카 정복 전쟁, 100년전쟁까지 우리가 이름만 대충 하는 전쟁의 상세한 자료가 나와 있습니다.

 

 

남북 전쟁이 남부 사람들의 자부심의 결과인지, 아니면 자만심의 결과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것이다. 자부심은 자기 지역과 그 지역의 문화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라면 자만심은 우리만이 미국을 미국답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미국 역사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자부심과 자만심의 위태로운 이중주라고 할수 있다. 그 이중주의 클라이맥스가 남북전쟁이었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남북전쟁은 미국 문명의 본질들 들여다보는 가장 중요한 창이다.

---p. 143 미국 남북 전쟁 (1861-1865)

 

 

 

전쟁은 인간의 욕망과 야망, 그것을 부추기는 집단과 사회, 혼돈과 인간 내면의 갈등, 종교와 민족에 대한 광적인 믿음, 그것을 받치는 개인과 집단의 광기 등 이런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종합적으로 투영하는 것이 전쟁사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책에서 인상적인 말은 역사는 다른 인문학과는 달리 과거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시한다는 말입니다. 인문학자로 이 책을 저술했지만 평생을 역사학자로 살았고 역사학의 범주에 속한 전쟁사를 쓰게 된 점은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 전쟁사에 관해 읽기 쉽게 된 책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독자는 생각합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등장인물과 배경을 이해하기 쉽게 네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충실했다고 생각됩니다.



출판사 제공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임 체인저
닐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확자의 닐 셔스터먼이 펼쳐 내는

또 한 번의 짜릿한 SF 걸작

 

작가 닐 셔스터먼의 수확자시리즈와 드라이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신작 장편소설 게임 체인저가 출간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인 애시가 우주의 중심으로 지목되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스토리를 유쾌하게 그려 낸 소설입니다. 주인공 애시는 전형적인 미국 백인 남자애라 할 수 있는 잘나가는 고등학생으로, 머릿속엔 미식축구와 여자 생각뿐 골치 아픈 건 딱 질색이다. 그런 그의 세상이 백팔십도 바뀌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우주 모험담 속 잠들었던 윤리적 감각을 일깨우는 강렬한 메시지라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주인공 애시는 백인 남성 이성애자인 풋볼 선수입니다. 현대 미국에서 엄연히 특권 계층에 속하는 그가 말 그대로 우주의 중심이자 세상을 구할 유일한 존재하는 사실을 염두해 두고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백인 구원자의 서사와 차별과 혐오하는 은밀하고도 뿌리 깊은 미국 사회의 정서적 폭력들도 드려집니다.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성차별 등의 이야기에다가 가끔씩 등장하는 풋볼경기는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그 이전의 세상, 우리 집이 부유하지 않았던 세상, 빨강이 정지 색이었던 세상이 지워진 건 아니었다. ---P.53

 

우리는 인생이 아주 작은 사건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 하고 삽니다. 애시가 자기도 모르게 이동한 첫 번째 대체 현실은 정지 표시가 빨간색이 아니라 파란색의 현실 세계와는 정반대 입니다. 주변 모두가 파란색이라고 말하고 자신도 보면 볼수록 파란색이 눈에 익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은 어떻게든 논리와 당위성을 찾아가게 됩니다. 애시는 이 색깔 문제를 이성적인 세상에 실밥처럼 튀어나온 이변이라고 치부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행해왔던 일이 반대라면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애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종말로 누구일까? 과학은 우리가 그저 경험의 총합일 뿐,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라고 한다. 종교는 우리를 삶의 우여곡절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는 불꽃이라고 말한다. ---P.70

 

닐 셔스터먼은 현대 특히 미국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극대화해 미래에 투영하면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가입니다. 독자는 전작 수학자 시리즈에서 먼저 경험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창의적이지만 암울한 미래상을 주로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세계의 관심사인 기후 위기나 마약 오남용등을 들춰 주면서 이 소설이 단순히 백인 소설이 주인공이 인권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게임 체인저>는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요소를 뜻합니다.

 

 

 

차별과 혐오는 폭력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자신이 알게 모르게 차별을 하고 또 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열 세살 무렵 탈의실에서 자신이 게이라고 느낀 주인공, 빵 판매 수익금을 인종화합의 무도회를 여는데 쓸거라는 쿠키 아이디어를 낸 여자아이, 마약상이 아니라 취미 사업가라고 하는 세계관은 되고자 하는 모습이 아닌 네 원래 모습 그대로 와서 내 안에 진정한 본질을 잊지 말고 돌려놔 달라고 이야기 합니다.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닐 셔스터먼의 작품 흥미로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정약용이 유배 생활 동안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 쓴61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801년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27편을 비롯해 , 아들들에게 내려주는 교훈 9, 형님에게 보내는 편지 14,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11편 모두 61편으로 모두 인생 교훈에 지침이되는 글입니다. 이는 가족에 대한 안부와 아들, 친지와 제자들에게 당부의 글로 당대 최고 실학자이자 따뜻한 아버지로서의 다양한 면모들이 각각의 편지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논리적, 설득적 내용 구성을 바탕으로 모범적인 삶의 가치를 추구해 온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아들들에게 정신적인 유산으로 주려했으며 근과 검이라는 덕목을 중시 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다산은 아들 학연(學淵)과 학유(學游)에게 엄했으나 다정던 아버지였고 둘째 형님 정약전(丁若銓)에게는 속이 깊은 동생이었으며 제자들의 생계를 염려해 주는 자상하고 올바르고 존경받는 스승으로 200년전 척박했던 남도 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잠시도 붓을 놓지 않았던 한 외로운 학자의 편지를 보면서 풍요로움에 익숙한 나머지 자식들에게 우리는 정신적인 면보다 물질적인 것에 더 할해하는게 아닌지 현대인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는 글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밤낮으로 애태우며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은 너희들 뼈가 점점 굳어지고 기운이 거칠어져 한두해 더 지나버리면 완전히 내 뜻을 저버리고 보잘것없는 생활로 빠져버리고 말 것만 같은 초조감 때문이다. 작년에는 그런 걱정에 병까지 얻었다. 지난여름은 앓다가 세월을 허송했으며 10월 이후로는 더 말하지 않겠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런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p.37

 

 





대학자 정약용의 이 책은 오랜 세월에도 빛바래지 않는 인간 정약용의 가슴 따뜻한 삶의 지침들이 책에 들어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박석무 원장은 졸업논문으로 다산의 법사상과 법률관에 대해 쓰면서 다산과 첫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자신도 감옥생활을 하던 중 다산 저술에 대한 연구를 하며 나온 책입니다. 독서의 중요성과 책을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에 대해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며 참다운 공부의 길이라는 점 귀양을 살면서도 책을 한시도 손에 놓지 않은 다산의 마음을 다시 깊이 헤아려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4-03-24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늦은 시간까지 리뷰글을 읽는일에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다시 이 책을 읽고자 동네 작은도서관을 찾을 작정입니다.
 
어쩌다 편의점 -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유철현 지음 / 돌베개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의점 본사 직원이 들려주는 생활밀착형 에세이 기대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