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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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소개할 한 사람이 있다. 저자인 조이상 소방관이다. 희망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는 그의 삶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한 사람의 소방관의 이야기라기보단 현장에서 뛰는 모든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일은 혼자 해야 능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소방관의 일이란 혼자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동료들과 손발이 맞아야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즉 현장은 목숨을 걸고 하는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소방관이 현장에서 겪은 일들과 느낌을 모아 에세이를 냈다. 비록 연수가 오래되진 않았지만 그가 필드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느낀 부분을 솔직하게 서술해놓았다. 뿌듯했던 장면뿐만 아니라 안타까웠던 모습들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 과거에 소방관의 하루를 패널이 직접 경험하는 TV 채널이 있었다. 긴급 후송을 하는데 환자는 생사를 오고 가는데, 꽉 막힌 교통상황 속에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갔던 장면이 기억이 난다. 삶과 죽음을 매일 보는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소방관이 현장에 출동하면 각자의 일이 있다고 한다. 그 몫을 다하지 못하면 피해 상황도 늦어질뿐더러 동료와 자신까지 위험해진다고 고백한다. 즉 모두를 위해서 체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거다. 또 민첩성과 판단력도 있어야 한다. 차를 모는 기관원인 저자는 사고 현장으로 가기 위해 자신의 오감을 이용해 현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가는 길은 참으로 험하다. 많은 장애물이 소방관의 차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주차해놓은 차들과 교통상황들로 인해 더디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알리 없는 피해자는 늦게 도착했다고 소리 지르는 난감한 상황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한국도 소화전 주변 5m에 주정차하는 차량에 부과되는 과태료가 4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랐다. 소화전 앞에 잠시 주차하는 것도 안 된다고 하니 주의해 주길 바란다.

 

각가지 사연들의 이야기.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기를,,,

 

작은 사건부터 거대한 산불까지 소방관이 출동해야 하는 사연들은 참 다양하다. 대학생 아빠의 부재로 생후 5개월 아이가 혼자 울고 있던 사건, 아이가 이불에 질식사했던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임신인 줄 모르고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던 20대 여성, 과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1.5배나 높다고 한다.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생의 마지막을 내몰린 심정은 어떠할까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전 부인에게 자살한다고 메시지를 보낸 남자, 가스밸브를 열어놓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 그들은 이미 살려달라는 무언의 몸짓을 했는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이라도 살아야 한다고 설득하는 건 어려울지 모른다. 변하지 않는 삶이 반복되기 때문에 또다시 죽음의 길을 택할지도. 저자는 바란다. 그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구하겠습니다.

 

이 문장이 주는 메시지의 울림이 묵직하다. 사명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처음은 사명감이 없었다 할지라도 사건사고를 통해 생길 수밖에 없는 게 소방관의 일이다. 그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 직업이다. 죽음의 길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을 보기만 해야 하는 심정. 그러다 보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자료에 따르면 일반 인구의 발병률이 0.4~4.6% 라면 소방공무원의 발병률은 17~23%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출동 명령이 내려오면 다시 길을 나선다. [구하겠습니다] 신념과 단호함이 묻어나는 말에 위안과 희망이 생긴다.

오늘도 손을 잡아주러 출동합니다.

소방관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일까요?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하겠는가? 저자는 "손을 잡아주는 일"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에 손을 내어주는 일, 생각보다 위험하고, 뿌듯하고, 마음이 아픈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손이다.

 

소방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소방법에 관한 법들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잊어버리고 사는지도 알려준다. 소방관의 직업을 갖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되겠다. 오늘도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소방관 여러분들,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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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은 금요일부터 시작하라 - 하고 싶은 일은 전부 할 수 있는 시간 관리법
우스이 유키 지음, 정재혁 옮김 / 꼼지락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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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짧거나 길다. 뒤돌아보면 일에 치여 기진맥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개인적으로 계획해 놓은 일은 내년 수첩에 다시 적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간혹 일만 하다 죽는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배우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에 끌려가는 자신이 한심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 보자. 정말 시간이 부족한 것일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 순 없을까?


이 책의 저자인 우스이 유키는 일주일을 금요일부터 시작하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에 적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의 주인이 되는 황금비법을 풀어 놓는다.

 

저자는 남편의 병으로 인해 회사를 대신 맡게 됐다고 한다. 좌충우돌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회사를 꾸려 나갈 것인가 연구하고 적용했다. 결국 성공적으로 회사를 일으켰고, 현재 경영자 겸 강사, 자기계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실제적인 피드백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지침서가 될 것이다.

 

 

언제까지 변명만 하고 있을 것인가. 저자는 바쁠 때일수록 시간 훈련을 하기 좋은 때도 없다고 조언한다. 회사를 경영하는 바쁜 와중에도 행정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경영하기에도 벅찬데 공부할 시간이 있었을까? 혹 머리가 좋은 건 아니었을까?라고 딴죽을 걸고 싶어진다. 하지만 자격증 뿐만 아니라 책을 출간하고 강의까지 하고 있으니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똑같은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그녀는 시간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의 흐름을 뺄셈이 아닌 덧셈의 의미로 보는 것이다. 즉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동시에 두 가지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의를 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움직이는 시간에 글을 쓰며 이동한다면 두 가지 일을 한 셈이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방법인 거다. 의미 없이 지나가버릴 시간이 덧셈의 의미로 바꿔지는 현장이다.

일주일은 금요일부터 시작하라.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우린 한 주의 시작을 월요일부터 시작한다면 저자는 금요일을 시작점으로 삼는다. 즉 일주일은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일을 처리한다. 목요일은 3일간의 일에 대해 문제점을 체크하면서 실행하는 날로 삼는 것이다. 금요일은 다음 주에 있을 스케줄을 미리 짜두고 준비해둔다. 미리 다음 주를 대비를 하는 것이다.

 

시간을 밀도 있게 쓰기 위해서 실행해볼 만한 방법이다. 중요한 일은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처리하고, 나머지 날들은 다음 주를 계획하는 날로 잡는다.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겠지만, 습관만 들이면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또 하나 팁은 바쁘더라도 인간관계만큼은 깊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람을 깊게 사귈 수 없지만 자신의 조력자를 꼭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은 시간을 절약하는 의미에서 꽤 중요한 포인트다.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면 노하우가 자세히 나온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아주 작은 습관들이 있다. 저자는 만족스러운 하루를 위해 어떻게 자신을 컨트롤했는지도 공개했다.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활용했는지의 실전 편도 알려준다. 그 외에 스케줄 적는 법, 관계에 대한 노하우,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방법이 적혀 있다. 꼭 필요한 정보만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부분만 얻어만 가도 삶의 질에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

 

그동안의 출간됐던 자기 계발서와는 결이 다른 실제적인 활용법이 적혀져 있다. 우선 실행해보자. 해보고 나서 나한테 맞는 건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만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시간을 밀도 있게 보내고 싶은 분들과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시간을 마음껏 주무를 수 있는 주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꼭 모든 이가 시간을 지배하며 저자처럼 인생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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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 김희재 장편소설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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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전부였던 사랑이 말없이 떠나 버렸다. 꼭 하늘로 증발해 버린 사람처럼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그렇게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가 그녀의 집의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

 

김희재 작가의 신작이 출간됐다. 궁금증을 야기할만한 소재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영화 <공공의 적 2> <한반도> <국화꽃 향기>의 극본을 썼던 작가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실력을 보증 받았다. 특히나 전작 소설 <소실점>이 프랑스에서 출판 확정이 됐다고 하니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기다리다 보면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도 해본다.

 

서원은 사랑하는 승우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돌아오겠지, 기다리면 오겠지, 그녀의 삶은 뼈 밖에 안 남은 자신의 마른 몸처럼 말라가고 있었다. 그 힘든 시간 속에 지금의 남편 정진이 있었다. 정진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으리라. 어미 잃은 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심정이었을까? 그냥 눈길이 갔던 그녀. 스스로 보호자임을 자처하고 나선 정진은 서원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정진을 남편으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다. 서원에겐 승우만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승우가 디자인했다던 그 집으로 정진이 데려가지만 않았더라면 절대 정진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거다. 승우가 사라진 세상에서 그 집은 승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었고,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끌림이었다.

 

정진은 서원이와 함께 하기 위해 그녀의 과거까지 껴안았다. 사랑의 정의를 바꾼 그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서로에게 적정한 선을 그어 부부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함께 하고 있던 어느 날. 그녀가 변했다. 2층에서 혼자 자겠다고 하질 않나, 그전엔 느끼지 못했던 이질감이 정진을 가로막는다. 2층에서 느껴지는 서늘함, 오싹함은 기분 탓일까?,,, 그렇게 정진만 모르는 세 사람의 동거는 시작되었다.

 

 

 

집의 의미를 되새기다.

집, 하우스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가? 가족, 사랑, 부부, 저녁, 귀가, 아이, 등 여러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우후죽순 떠오른다. 저녁이 되면 돌아갈 곳이 있는 공간, 쉼이 있는 공간, 어떤 모양과 형태든 행복하고 싶은 공간이다. 그 공간을 배경으로 김희제 작가는 좀 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당신에게 하우스는 어떤 의미냐고.

 

왜 제목을 하우스라고 지었을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가족, 어떤 장소라는 뜻 외에, 임시로 묵게 하다. 집에 들이다,라는 뜻이 있다. 스토리와 상통하는 부분이다. 사적인 영역에 초대받지 않은 누군가가 몰래 산다는 것, 그것만으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폭발시키기에 충분하다. 초대받지 않은 자의 동거라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유사한 점이 있다. 밋밋한 소재일 수 있는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할 미스터리적 요소를 가미해 흡입력을 더한다.

 

탄탄한 플롯으로 재미도 잡고,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책.

 

사랑과 집착, 경계선이 참 모호하다. 그런 의미에서 <하우스>는 그 둘 사이를 줄다리기하듯이 왔다 갔다 한다. 서원과 정진(부부 사이) , 서원과 승우(과거 연인)의 각각의 사랑은 무엇이라 명명 지어야 할까? 그건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

 

25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분량이다. 그럼에도 꽉 찬 플롯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영화로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스토리다. 혹 어떤 독자들은 미스터리한 느낌 때문에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모르겠다 하신 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의 장치를 쓴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다룰 수 있는 포인트다.

 

세 사람의 동거로 시작한 소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분위기를 끌고 간다. 어떤 포인트에서는 서늘하다 못해 얼어버릴 듯한 느낌으로, 어떤 장면에서는 난폭하고 무자비한 사랑의 집착을 보여 준다. 또 독자들을 위해 서프라이즈 반전도 준비했으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책이 잘 안 읽혀서 빠져들만한 소재를 찾는 분들, 재밌는 미스터리한 소설을 읽고 싶은 분,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 조금은 색다른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작가의 <하우스>를 읽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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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네임 J 456 Book 클럽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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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창작동화가 출간됐습니다. <코드네임> 후속작을 기다린 분들이 많을 텐데요. 벌써 7번째 시리즈 책이라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하겠네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제목에서 예상하셨겠지만 새로운 요원이 등장을 합니다. 바로 <코드네임 J>. 그녀가 어떤 능력을 소유하고, 발휘하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책 속으로 들어가기 전 현재까지 출간된 시리즈 순서를 알아볼게요. 코드네임 X, 코드네임 K, 코드네임 V, 코드네임 R, 코드네임 H, 코드네임 I, 코드네임 J입니다. 시리즈의 주인공인 <코드네임 X>를 시작으로 함께 활동하는 요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공주니어에서 출간된 <코드네임 J>는 11살 소년 강 파랑이 화자가 되어 판타지 속 첩보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내용입니다. MSG 소속의 강 파랑을 중심으로 주요한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조죠.. 어떻게 평범한 친구가 판타지 속으로 들어갔는지는 전작인 <코드네임 X>를 읽어 보시면 됩니다. 코로나로 힘들어진 현실 세계를 잠시 떠나 판타지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볼까요?

 

화자인 강파랑 군의 악몽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꿈을 꾸는 이유도 다음 시리즈에서 본격적으로 밝혀진다고 하니 궁금해도 참으셔야 합니다. 악몽이 하루의 끝은 아니니 "강파랑 군, 어서 일어나서 출근합니다." 어디로요? MSG 첩보국으로 가서 세계를 위협하는 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야죠.

 

 

MSG 첩보국이 세계를 구하는 선이라고 한다면, 반대 구도에 있는 악이라는 존재가 있었으니 코스모 테러 조직입니다. 전쟁을 통해 세계를 위협하고 조종하려고 애쓰는 곳입니다. 앙숙 관계인 MSG 와 코스모. 웬일인지 코스모가 SOS를 해옵니다. 해가 서쪽에서 뜨겠는데요?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코스모에서 지부장으로 지낸 퓨리가 잠수함(노틸러스호)을 탈취해서 이탈했다고 합니다. 핵심은 그 잠수함에 핵미사일 2기가 실려 있다는 사실. 미사일이 발사되면 세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앙숙이지만 지구를 지키려면 도와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요원이 합류합니다. 바로 책의 제목이기도 한 <코드네임 J>. 흑인 여성 요원으로 동물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얼굴 반을 가린 풍성한 머리카락 속에는 많은 걸 숨기고 있죠.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도 필요한 걸 뚝딱 내놓던데, 그런 면에서는 닮았습니다. 책 후반부에 어떤 물건들이 나오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하여튼 새로운 요원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 해집니다. 과연 우리 요원들이 <코드네임 J> 와 함께 노틸러스호 안에 있는 핵미사일을 안전하게 이동하는 임무를 성공할 수 있을까요?

 

 

판타지 세계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악어가 말을 한다던가,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괴상한 일이 벌어지죠. 판타지만의 매력이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도 절대 이상하지 않는 세계. 그곳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훔치려고 할 겁니다.

 

재미와 교훈을 함께 잡은 판타지 창작동화

 

이 책은 흥미로운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히어로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이 책은 인간적인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실수도 연발하고 핀트가 어긋나기도 합니다. 그 요소에 유머라는 옷을 입혀 재미와 유쾌함을 선물합니다. 페이지를 한 번 펼쳤다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될 정도로 가독성과 재미를 보장합니다. 7번째 시리즈를 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지 않겠습니까.

 

교훈적인 면에서는 노틸러스호를 탈취한 퓨리 선장을 통해 발견하게 됩니다. 밝혀 버리면 스포가 되니 궁금하면 읽어 보세요. 놀라운 일이 펼쳐집니다.

 

<코드네임 J>를 읽기 전 전에 나왔던 시리즈를 복습하면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등 4~6학년 친구들이 무척이나 좋아할 만한 흥미진진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린이날 선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코드네임> 시리즈로 상상력과 생각의 지평을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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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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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 중에 <걸리버 여행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엔 그저 만화가 좋아서, 책이 좋아서 읽었던 동화라고 치부를 했죠. 현대 지성에서 클래식으로 출간된 책을 보고 이게 고전이라고? 했던 제 반응이 새삼 떠오릅니다. 심지어 책 뒤편에는 제가 좋아하는 조지 오웰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여섯 권의 책만 남긴다면 그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저의 뒤통수를 누가 내려치는 줄 알았습니다. 또 이렇게 저의 무지함이 드러나고야 말았지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된 거 아니겠습니까.

 

 

<걸리버 여행기>는 저에게 읽을수록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제 기억력의 망각인지, 책의 어느 부분은 생략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여행하고 온 걸리버라는 사실이죠. 총 4장으로 릴리펏(소인국), 브롭딩낵(거인국),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걸리버 여행기와는 수준이 다릅니다. 왜 고전인지 알 것 같습니다. 예전에 TV로 방영했던 것과 비슷하지 않아?라고 물어보신다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나라를 통해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놓고 하는 것보다 우회적으로 돌려까기를 시도합니다.

 

걸리버의 첫 여행지,,, 여행지라고 하니 비행기 티켓을 끊고 도착하는 그런 여행은 아닙니다. 배가 난파해 도착한 곳의 첫 여행지는 소인국입니다. 소인국에 거인 걸리버가 나타났으니 그 나라는 무슨 조화인가 하겠죠. 그냥 소인국에서, 거인국에서, 날아다니는 섬이 있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그냥 가볍게 읽고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심오한 풍자가 들어 있습니다. 소인국에선 권력의 맛을 통해 욕심이 채워지면 채워진 만큼 더한 허기가 생긴다는 거죠. 그 당시의 영국의 보수와 진보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을 달걀을 깨서 먹는 방법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거인국에선 한 농부가 크기가 벌레만도 안되는 걸리버를 돈벌이로 이용합니다. 또한 한심한 시종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상관이 높은 지위를 갖고 있다면 자신 또한 높은 지위를 가진 양 행동한다는 거죠. 즉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하면 언제든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3장에는 망자를 불러낼 수 있는 통치자를 만나게 됩니다. 걸리버는 호메로스와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환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고대 사람들 중에 어떤 분을 만나고 싶나요? 저도 호메로스를 만나고 싶습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재밌게 읽은 일인이기에 만나서 토론을 해보고 싶네요. 지식과 내면의 깊이를 배우고 싶어지네요.

 

4장에서도 저의 기억에는 전무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누군가를 변론하는 자들에 대한 비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성의 소유자가 자신의 의무를 소홀히 할 뿐만 아니라 왜곡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 같은 책입니다. 고전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동화가 이리 심오한 뜻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연필로 줄을 쳐가면서 왜 조지 오웰이 좋아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걸리버 여행기>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는 풍자 소설입니다. 권력을 지닌 인간을, 인간의 나약함을, 언제고 변할 수 있는 추악한 본성을, 돈이면 이성이 왜곡될 수 있음을 작가는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걸리버라는 사람의 여행을 통해 보게 합니다. 왜 이제서야 읽었는지 후회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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