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때처럼 강흥이 좀체로 일지 않는다. 역시 스포츠와는 담쌓고 살아와서 그런지 우리 남편이 열광하는 만큼의 열정으로 밤늦게까지 TV앞에서 우리나라 선수를 응원하고픈 마음은 좀 덜 한 것 같다. 안그래도 그런 느낌을 알아챘는지 TV광고에서도 월드컵 열풍을 다시금 일으키려는 캠페인도 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전처럼 시끌벅적 응원을 할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왠지 그랬다. 사실 축구의 룰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어느 팀이 몇골을 넣었냐에 더 관심을 가지고 봤었던 것도 축구를 지루하게 만들었던 요인이 아니었을까 한다. 오프사이드니, 선수들 포지션이니 해설 위원이 설명하는 말들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어느 선수들이 출전을 했는가, 상대팀은 어느나라 인가 정도의 축구 까막눈 수준의 관전 포인트만을 가지고 있다보니 축구가 더 즐거워질리가 없었던 것. 게다가 골~이라고 좋아했더니 오프사이드라니. 축구를 더 알쏭달쏭하게 만들어서 남편이 축구를 보고 있으면 난 슬그머니 다른 방에 가서 책을 보는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골이 터졌다고 환성이 나오면 그땐 다시 가서 열심히 골을 넣는 장면을 Replay해주는 것만 쳐다보았던 축구를 보는 것인지 골을 넣은 것을 보는 것인지 모를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남편은 새벽에도 하는 축구를 보느라 다음날 출근하기 힘들어한다. 대체 무슨 차이일까. 또 하나 최근 월드컵 중계권을 놓고 방송 삼사가 다투었던 일도 화제가 되었는데, SBS가 잘하던 못하던 한곳에서만 방송이 나온다고 하니 오히려 잘된건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 이런 나의 나의 가려운 등을 박박 긁어주는 이 책이 고마웠다. 우선 책의 서두에는 너무나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나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축구에 관한 여성들의 시선 내지는 무지함에 대해서 정곡을 콕콕 찌르며 소개하고 있었다. 맞아, 나도 이런데....싶은게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남편과 한 공간에서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함께 하는 취미가 하나 더 늘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을법도 한데 혼자서 보는 축구, 이왕이면 부부가 둘이서 보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열심히 이 책을 탐독했다. 이 책의 독특함은 바로바로 여성의 마음을 아는 여성이 집필을 했다는 사실이다. MBC 라디오의 스포츠 프로그램 ’아이 러브 스포츠’의 스포츠 전문 MC 이은하가 ’여성 초보팬’이 축구를 맛들이는 데 필요한 최적의 가이드를 총 4장에 걸쳐 제시한 구성이다. 우선 <여자의 여자를 위한 여자에 의한 스포츠 ’까막눈’ 극복 프로젝트>라는 사실. 축구 늦등이 들을 위한 최소한의 개념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축구 상식들을 글로 술술 읽어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볼 수 있다는 것 바로 이 부분의 도입이 이 책을 끝까지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이번엔 좀 더 깊이를 더해 <입맛대로 취향대로 유럽리그 맛들이기>에서 유럽리그에 대한 소개로 이어진다. 2장에서는 유럽리그에서도 빅 리그로 알려진 프리미어 리그와 프리메라 리가, 세리에 A를 중심으로 인기 명문 팀들을 소개하여 유럽 리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축구 ENJOY A to Z - 월드컵부터 K리그까지>에서는월드컵을 보다 더 즐겨볼 수 있도록 월드컵의 흐름과 변천, 숨은 일화 등을 시작으로 16강에 빠지지 않고 출전하는 축구 강국의 경기 스타일과 주목할 만한 인기 스타 플레이어 등을 소개하며 월드컵에 대해서 확실히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가이드북과 함께하면 재미 UP!>이라는 제목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대회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가이드를 부록으로 수록하고 있어서 이번 월드컵에서의 관전 포인트를 확실하게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을 통해서 이번 월드컵 관전의 재미를 더해줄 것 같다. 하나에서 열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여성들의 축구에 대한 모르는 부분들을 콕콕 찝어서 소개하며 프리미어 리그와 월드컵 정보까지 확실하게 짚어주니 여자들을 위한 축구 필독서가 아닐 수 없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과도 축구를 취미로 공유할 수 있어서 참 유익한 구성이 아닐수 없다. 남자친구보다도 남편보다도 더 확실한 ’축구 아는 여자’가 되어 남아공 월드컵을 응원하자! <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