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앞의 세상을 연주하라 / 문익점과 정천익>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
-
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 ㅣ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5
고진숙 지음, 독고박지윤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요즘은 나일론이니 새로운 섬유니 해서 옷감은 물론이려니와 옷도 기성복으로 돈만 있으면 아무때나 살 수 있어 참 편리한 세상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우선 실이 되는 재로부터 시작해서 실로 뽑아서 옷감으로 짜서 그걸로 옷을 만들어입고, 또 잘 세탁해야하는 그런 불편한 세상에서 살았으니,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특히 여자들은 일할 수 있는 연령의 대부분을 길쌈을 하고 바느질을 하는 등 참 고달픈 인생을 살았을 것 같다.물론 그 시대에는 그게 당연시 되어서 불평불만을 할새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요즘은 두툼한 외투도 많이 나오는데 목화솜이 나오기전까지는 성긴 옷감으로 옷을 해입어서 겨울에는 추위를 견디기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게다가 난방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힘들었을 시대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화솜을 들여온 일은 참으로 획기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의복역사에도 새로운 장이 열릴 정도로 문익점의 업적은 말로 다 할수 없을 정도였을텐데, 우리 어릴적에는 문익점 한사람의 이름만 거론되었던데다, 목화솜을 붓뚜껑에다 몇알 숨겨서 들여온 걸로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게 사실인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근대에 와서는 그런 문익점의 일화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익점이 목화 재배에 성공하게 되었던 든든한 조력자가 바로 장인이기도 한 농사에 뛰어난 정천익과, 실을 뽑고 옷감을 짜는데 남다른 솜씨를 지닌 여종인 남강이의 솜씨가 더해져서 이룩해낸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것 이외에도 잘 몰랐던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새로 조명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가 단순한 관료가 아니라, 고려시대의 한 선비로써 성리학을 연구하고 학문에 몰두하며, 과거에 급제도 하여 관료로써도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던 인물이었다는 것. 하지만, 고려의 왕이 원나라의 섭정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 공민왕의 즉위 후에 원나라 사절단으로 가게 되었던 그 시기에 뜻하지 않게 덕흥군의 난에 휘말려 관직에서 물러나야할 상황에 이른다. 그때 비로소 나라를 위하여 진정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하던 문익점은 원나라를 통해서 구해온 목홬씨앗 10개를 장인인 정찬익과 다섯개씩 나누어 재배해 보기로 하는데....
이렇게, 문익점이 목화솜을 재배하기에 이르는 과정들이 역사적인 소용돌이와 사건들과 맞물려 단순한 일화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해볼 수 있는 구성인 것 같다. 또한 당시의 원나라와 고려말 조선초의 상황과 백성들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문익점 혼자서 이룩해낸 것이 아니라, 그의 장인인 정천익의 농사에 대한 솜씨와 실로 만들어내는 방법까지 연구하는 모습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놀라웠다.
그 밑바탕에는 백성들의 삶의 질을 한단계 높이기 위한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다는 사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씨앗 목화솜 한톨이 일구어낸 그 뒷편의 노력과 수고를 함께 배워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