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선생님’하면 초등학교 6학년때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교장선생님이 떠오른다.

새로 부임해오셔서 책도 많이 읽고 글짓기나 동시도 많이 짓기를 권장하셨던 선생님은 다른 교장선생님과는 달리 친히 교장실을 개방하여 동시를 잘 쓴 친구들을 불러서 이야기도 해주시고 글도 다듬어주시곤 하셨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교장실은 딱히 용무가 없으면 거의 안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때만큼 편하게 드나들었던 기억도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참 자상하셨던 교장선생님이 어느날 다른 교장선생님들과 같이 차를 타고 가시다 한날 사고를 당해서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지. 어릴적 무척 소심한 편이어서 마음을 열고 다가갔던 선생님이 몇 안되었는데, 참 안타깝게 느껴졌었다.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은 참으로 파격적이면서도 커다란 감동을 선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네덜란드의 이야기로, 네덜란드에서는 초등학교가 4년제로 한 선생님이 4년간 주욱 담임을 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 속 아이들은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이 들대로 든 아이들은 클라라 선생님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따른다. 이제 방학을 앞두고 병투병을 하다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은 충격에 휩싸이는데, 선생님은 병실에서 생을 마감하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를 원하신다.

선생님을 다시 만난 아이들은 선생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선생님을 위해 교실 뒷면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심히 동요를 하게 되고 반대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아이들과 함께 하길 원하고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며 차분히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제 선생님을 보내기 위해 비밀 선물을 준비하게 되는데..... 

 

처음부분을 읽으면서  부모의 입장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율리우스 엄마처럼 나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엄마의 반대하는 이면에는 율리우스 이전에 있었던 율리아를 먼저 보낸 아픔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가슴아팠지만, 율리아의 존재를 몰랐던 율리우스는 엄마의 슬픔 속에 있었던 누나가 되었을 율리아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선생님을 통해 엄마의 가슴 속에 응어리졌던 그 마음도 풀게 되는 대목에서 마음이 짠해졌다.

그리고 아이들이 선생님과 약속한 비밀 선물 때문에 또 한바탕 술렁이게 되는 뒷부분의 놀라운 반전에 놀라기도 하고 조마조마하기도 하며 감동적이었다.

 

사실 참으로 어려운 소재를 이렇게 책으로 만나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참으로 멋진 감동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얼마 남지 않은 선생님을 위해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가 떨어지지 않게 실로 잘 동여매는 선생님의 남편에게서도 감동이었고, 선생님을 위해 비밀 선물을 준비하기로 하고 모인 아이들이 정성을 다해 그 일에 참여하는 일도 감동이었고, 죽음이라는 주제를 참 밝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된 이야기인 것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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