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노트>를 리뷰해주세요
회색 노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5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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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가 일찍 온다고도 하는 소리들을 듣는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어느 동생이 한소리한다. 아들이라 그런지 가끔 대하기가 힘들다고. 엄마에게 무작정 대들고 무슨 이유인지 알수가 없다면서 말이다. 엄마와 아들과의 관계는 요맘때가 좀 갈등이 심해지는 시기이기도 한가보다. 아마도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게 이유일까?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대화로 잘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인데 나 또한 아들을 둔 엄마로써 포용력이 넓고 사려깊은 엄마가 되고 싶다.

 

이 책 <회색 노트>는 자크와 다니엘의 가출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전통 가톨릭계통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두 아이의 집안은 각각 다르다. 자크의 집안은 정통성있는 가톨릭계의 집안이었고, 다니엘은 가톨릭에서 떨어져나온 개신교  장로교의 프로테스탄트인 것이었다. 그런데 둘이 행방불명이 되자 자크의 아버지와 형이 학교를 찾아가게 되고 비노 신부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크에게서 압수한 회색노트에는 자크와 다니엘만의 은밀한 이야기가 기록이 되어 있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비노신부는 특히 프로테스탄트인 다니엘을 위험한 인물로 지목하며 자크가 그의 영향을 받았다며 퇴학은 운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둘은 가출을 하게 된다...특히 회색노트는 시를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그들만의 소통수단이었는데, 그것을 함부로 보고 공개한 비노신부의 행동에 반기를 든 두 아이들의 가출과 가족관계가 이어진다.

 

이 책의 중심에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간의 골이 깊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정통 가톨릭계의 학교에서 프로테스탄트에 대한 강력한 비난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는데, 자크의 집안은 대대로 정통 가톨릭의 집안으로써 어머니는 없고 아버지 티보씨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형 앙투앙과 반항아의 기질을 보이는 자크의 세명의 가족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반면, 프로테스탄트인 다니엘의 집안에서는 다정다감한 어머니, 그리고 사경을 헤매면서까지 오빠의 비밀을 끝까지 함구해주는 의리있는 여동생, 그리고 바람기가 많아 떠돌아다니느 아버지의 네 식구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두 소년 사이에서 겪게 된 갈등의 원점에도 가족이 자리잡고 있지만, 특히 다니엘의 경우에는가출을 통해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 이야기의 뒷면에는 작품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회색노트 제대로 읽기>라는 부록이 등장한다. 현재 고등학교 교사에 의해 작성된 이 부분에는 <사춘기 소년들의 고독과 방황, 그리고 희망의 세레나데>라는 제목으로, 교환일기가 주는 의미에서부터 책의 작가와 이 책의 구성에 대한 특징까지 세세하게 소개되어 책을 읽고 난 후에 읽어보면 작품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회색노트>는 연작 소설 <티보가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전체가 8부 11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회색노트>는 그 중 1권이라고 한다. 2권에서는 자크와 그의 형인 앙투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이어진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게다가 2003년에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쉽게도 개봉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으로 읽기 쉽게 구성이 되어 있고, 책 속 작품을 통해서 상반된 두 가족과 주인공 소년들을 통해서 성장기를 이해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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