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옛이야기 <팥죽 할멈과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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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ㅣ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
박윤규 지음, 백희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같은 옛이야기라도 출판사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 전개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팥죽 할머니...’ 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다른 책에서는 꼬부랑 할머니로 소개가 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이 책에서는 ’맛난 팥죽을 팔팔팔 잘도 끓여서 팔죽 할멈’이라고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로 첫 서두를 시작한답니다.

 팥죽 할멈이 팥 밭에서 김을 매는데 어슬렁 집채만한 호랑이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나 잡아먹겠다고 합니다.

 

할멈은 얼른 호랑이에게 나 죽는건 괜찮지만, 눈 내린 겨울날 너도 먹을 거 없을 때, 맛난 팥죽이나 실컷 먹고 나서 잡아먹으라고 이야기하자, 호랑이도 순순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한겨울 동짓날이 되어 가마솥에 팥죽을 팔팔팔 끓이면서 꺼이꺼이 울기 시작하자, 어디선가 알밤 하나가 폴짝폴짝 통통 찾아옵니다. 우는 연고를 들은 알밤 한톨은 팥죽 한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해주지 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자라, 물찌똥, 송곳, 돌절구, 멍석, 지게가 차례차례 찾아와서 알밤처럼 팥죽 한그릇씩을 얻어먹는데 
드디어 나타난 호랑이....할머니의 운명은 책을 통해서 만나보시길 바래요.



 전에 읽었던 다른 책에서는 팥을 수확한 가을에 팥죽을 쑤었다고 나오는데, 이 책에서는 동짓날이 되어 팥죽을 쑨다는 이야기 구성이 문맥이 상통하여 더 잘 짜여진 느낌입니다. 또, 개똥으로 등장했던 알밤 다음에 나타나 할멈을 도와주겠다던 물찌똥이 다른 책에서는 개똥으로 표현되어 있는게 독특하고 재미있더라구요. 개똥도 약에 쓸라면 없다고 하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스토리에도 있지만, 그림이 아니라 한지로 만든 인형으로 사진으로 촬영해서 만든 정성이 느껴지는 삽화라는 점입니다. 할멈은 물론 호랑이도 실감나게 표현이 되어 있고, 알밤, 돌절구 등에는 철사로 가느다란 다리도 달려 있답니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의 얼굴의 주름살도 한지로 표현한 것이 딱 제격인 것 같더라구요.

 뒷편에는 전문가의 해설도 나오는데, 이 이야기가 호랑이가 등장하는 옛이야기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라고 하는데, 나는 왜 어린시절 못 읽어봤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글도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등장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듯한 문체라서 읽어주기에도 재미있더라구요. 아들래미가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보았던 책이랍니다. 앞서 읽은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해피엔딩이라기 보다는 읽고 나면 가슴한켠 무언가 남는 느낌인데, 이 책은 읽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지는 즐거운 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