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일어난 네사람의 각각 다른 시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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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 곧은나무 그림책 42 ㅣ 곧은나무 그림책 4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김향금 옮김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7년 11월

정말로 그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책이라는 사실에 기대가 되었던 책이랍니다.

얼마전 타 출판사의 앤서니 브라운의 책도 아이가 참 좋아하더라구요. 등장인물이 특색있어요. 그 책에서는 원숭이의 모습을 한 남자아이가 등장했는데, 이 책에도 그런 앤서니 브러운의 화풍이 묻어있는 그림책이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어요.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이 참 색다르더라구요. 공원에서 겪은 같은 일에 대해, 각각, 네 사람의 다른 시선이 등장하는 책이더군요. 등장인물은, 고릴라인 찰스 엄마와 찰스, 그리고 역시 고릴라인 스머지 아빠와 스머지의 네 사람의 시선에서 본, 공원에서 있었던 일로 엮어져 있답니다.

찰스 엄마는 빅토리아라는 개와 아들 찰스와 공원에 산책을 가기로 하지요. 어떤 개가 나타나 빅토리아를 괴롭힌다고 생각했어요. 찰스 또한 사라져서 놀라서 찾아보니 어떤 험하게 생긴 여자아이와 이야기하고 있었대요.

한편 스머지의 아빠는 바깥에 나갈 일이 있어, 딸 스머지와 개를 데리고 외출을 하지요. 개가 좋아서 뛰어가고 스머지의 아빠는 신문으로 구인광고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스머지의 재잘대는 소리로 힘을 얻었대요. 아마도 실직을 했나봐요. 그런 아빠에게 딸이 위로가 되었나봐요.

찰스는 혼자 외로웠어요. 엄마가 공원에 가자고 해서 빅토리아를 데리고 나갔는데, 거기서 다른 개와 다정하게 보였대요. 그러다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와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같이 놀면서 점점 즐거워졌대요.

이번에는 스머지의 시선에서 본 찰스와 찰스 엄마에 대한 이야기에요. 마지막에 이야기를 정리해 주듯 하는 이야기를 통해, 긴 여운을 주는 네 사람의 시선을 통해 본 이야기랍니다.

 모두모두 기분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 같아요.

조금은 엄격한 엄마, 움츠려든 아빠, 외로웠던 찰스, 그리고 스머지의 이야기가 각각 전달해 주는 메시지가 많은걸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읽고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참 좋을 것 같더군요. 엄마의 기분이 어땠을까? 찰스의 기분이 어땠을까? 하고 말이지요.

조금 큰 조카에게 보여줬더니, 그럼 두 집이 한 가족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말하더군요. 그러면 외롭지 않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이지요. 앤서니 브러운도 그런 마음을 담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아이들 그림책이 이렇게 심오한 이야기와 느낌을 전해줄지 몰랐어요.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정감어리고 특징있는 그림과 깊은 생각을 담은 그림책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고릴라 아줌마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무서워하더니, 자꾸 보니 재미있나봐요.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 수상작답게 참 좋은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