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
/ 에릭바튀 철학그림책 / 중심생각-문화와 마음의 고향

장 콤 노게스 글 ㅣ 에릭바튀 그림 ㅣ 김영 옮김

아이들 그림책을 보다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주 짧은 글이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가 아주 큰 경우가 있더라구요. 또, 아이들 그림책은 글만큼 그림도 참으로 중요한데요. 아이들의 눈으로 보게 되는 그림책에는 화려하고 알록달록 예쁜 그림도 좋지만, 책 내용을 토대로 상상력을 마음껏 키워주는 그런 그림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소개할 <시골역>은 글도 그림도 잘 어우려져 참으로 멋졌답니다.

 

볼로냐 작가상 / BIB대상 / 국제 어린이문학회 옥토곤상

이 책은 프랑스 사말리에르 출생인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다 리옹의 에밀 콜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해서 정식으로 그림공부를 시작하고, 1996년 <스갱 아저씨의 염소>로 볼료냐 국제도서전에 데뷔하여,2002년에는 볼로냐 국제도서전 올해의 작가로도 선정되기도 한 그림책의 연금술사 <에릭바튀>의 철학 그림책 중에 하나랍니다.

<시골역>은 얼마전 재미있게 읽었던 ’똥친 막대기’라는 책의 처음 부분에서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나타난 기차의 등장이라는 부분에서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나서 참 반가웠어요. 스토리 전체가 주는 느낌은 다르지만요.

아주 먼 옛날, 1865년에 개울이 흐르는 평화롭고 작은 골짜기가 있었습니다. 밀농사 지역이었던 이곳은 참으로 평화로운 지역이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이 골짜기에 기찻길이 놓이게 되고 작은 역이 지어집니다. 마을 사람들이 처음에는 매연으로 많은 불편이 있을거라고 불평을 했고, 풍요롭던 밀밭이 강철과 침목으로 레일이 들어차고 건널목도 생기고 개울에는 다리를 놓아 철길을 이었지요. 그리고 작은역도 생겼답니다. 승강장도 있고 역장님도 있는 역이 말이지요. 그렇게 기차가 처음 달리던 날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구경을 나올 정도였지요. 시간이 지나자 마을 사람들은 매케한 매연에 익숙해지고 시계를 보지 않아도 기차가 지나가는 것으로 시간을 알 수 있었지요. 하지만, 1940년이 되자 시외버스의 등장으로 기차역은 하루하루 잠잠해져 갔대요.....그 뒤에 이 시골역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지요? 책 뒷편 이야기가 참 아름답답니다.

우리 어릴적에도 늘 지나다니던 건널목이 있었어요. 마을길로 걸어서 가도 되지만, 작은 건널목에는 역을 지키는 아저씨가 있어서 가까이에 사는 친구랑 같이 하교하면서 들르면 반갑게 맞아주시곤 했었죠. 역 주변으로는 무궁화나 개나리가 늘 피어있었고 아저씨가 가꾸는 작은 정원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중학생쯤 되었을때 건널목에는 전동 차단기가 생기고 역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졌지요. 그리고 작은 간이집무실도 없어졌답니다.

새로운 것이 생길 즈음에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지만, 막상 생기고나면 익숙해지는 사람들...그리고 또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예전 것은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이 책도 그런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랍니다.

그림이 정말 멋진 화폭으로 펼쳐집니다. 밀밭에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그림과 기차가 지나갈때마다 경적을 울리고 시커먼 석탄을 때서 달리는 기차가 내뿜는 길다랗고 검은 연기도 매케한 매연의 냄새가 느껴질 것 같이 그려져 있답니다. 왼편에는 글이, 오른편에는 그림이 담겨 있어서 한장 한장 넘겨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뒷면에는 <그림책으로 생각하기>를 통해서 이 책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림책으로 질문하기>를 통해서 책 내용을 되새겨보며, <그림책 바깥으로 나아가기>에서는 ’2002년 인하대 수시 논술 제시문’을 통해서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알차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멋진엄마 2009-07-1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