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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for the Flowers (Paperback)
트리나 폴러스 지음 / Paulist Pr / 1973년 1월
평점 :
7.9
어떤 북플 친구 분께서 이 책을 ‘읽고 싶은 책’에 담으셨다. <꽃들에게 희망을>. 내가 어릴 때 우리 집 어딘가에 이 책이 있었다. 지금은 이 책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행방이 불연하고,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어린 시절 그 어느 때엔가 이 책을 참 좋아했던 어렴풋한 추억이 떠올라 이 책을 다시 찾게 되었다. 굳이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빌리게 된 것은 이제부터 책 소비를 좀 줄이기 위해서였는데, 이 책은 그런 결심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소장해도 좋을만큼 감동이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 구성원 누군가, 아빠가 엄마가 혹은 언니가 이 책을 읽으며 나와 비슷한 감동을 느꼈으리라.
저자는 이 책을 글을 읽을 줄 아는 애벌레에게까지 추천한다. 이 짧고 사랑스러운, 장난스런 문구가 저자의 순수함을 더 부각시켜 주는 것 같다. 저자의 상상력과 이 책 특유의 글씨체, 귀여운 말투가 독자를 더욱 매료시킨다.
책의 주인공인 줄무늬 애벌레는 태어나서 잎을 갉아먹고 몸집도 커졌지만, 자신이 태어난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먹고 자고 하는 것 외에, 우리의 삶에는 뭔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애벌레는 그것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다가 애벌레들로 이루어진 기둥을 만나게 된다.
수많은 애벌레들이 기둥을 오르려하는데 이 모습은 마치 우리를 닮았다. 자신의 몸 안에 한 마리의 나비가 잠재한 줄도 모른채 애벌레들은 무언가에 이끌려 계속 기둥 위를 오르려 한다. 결국 그 기둥 위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먼저 기둥 위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짓밟고 서로에게 짓밟힌다. 마치 경쟁사회 속에 살고 있는 우리를 보는 듯 했다.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허황된 것일지라도, 그것을 계속 좇고 있는 애벌레들. 우리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애벌레는 기둥에서 내려와 자신이 몸 속에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실현한다. 바로 나비가 된 것이다. 나비가 없으면 꽃은 살 수 없다.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 애벌레는 자신의 진짜 존재이유를 찾게 된다.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비가 된 것이다. 가장 먼저 나비가 된 노랑 애벌레의 말이 인상깊다.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내 몸속에 고치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있는 것을 보면... 나비가 될 수 있는 자질도 또한 있을거야.˝
혹시 우리는 내 안에 있는 잠재력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특별히 없을 거라고 미리 단정짓고 있지는 않은가?
용기와 희망, 자신감을 주는 고마운 구절이다.
이 책을 보니 나의 삶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내 안에 있는 나의 나비를 발견했을까? 발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국 답은 내 안에 있는 것 같다. 줄무늬 애벌레가 자기 안에 있는 잠재력을 실현하며 자신의 참모습을 찾는 것처럼, 우리들은 기둥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참모습을 실현할 때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노랑애벌레는 나비가 되는 모험을 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용기를 얻기 위해서 그녀는 그 고치 바로 옆에 매달려서 자신의 실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아-,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제법 되는 것 같아서 기운도 나고, 내 몸속에 고치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있는 것을 보면...
나비가 될 수 있는 자질도 또한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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