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님이 추천하셔서 지난 달엔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이번 달엔 「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를 읽었다. 장편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그러니까 2주에 2권씩 읽어나가던 모임이었다. 코로나로 9달을 쉬었고, 11월부터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는데,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으로, 책도 한 권으로 줄었다. 그러니 실질적으로 1/4로 독서량이 줄은 셈이다. 그래도 명맥이 유지되는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이번 책은 같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양극단에 있는 두 사람을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는 초반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인 부분도 있었으나, 너무 고통스럽고 죽을 거 같은 이후에도 한참 살아 있어서 나중엔 ‘아직 안 죽나?‘하는 잔인한 사람이 되었다. 수행비서 격으로 따라 다니며 그의 행적을 남기는 레오에 대한 평가가 다양해서 재미 있었다. 캐릭터가 너무 단선적이란 지적도 있었다.

영님은 성 프란체스코를 더 알고 싶어서 헤르만 헤세의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읽으셨고, 철님은 카잔차키스의 두 작품 모두 뭔지모를 부족함, 아쉬움이 있으셔서 「미할리스 대장」과 「최후의 유혹」을 읽으셨다고 한다. 책을 엮어 읽으시는 열정에 감탄을 했고, 그 방식의 다양함이 재미있었다.

둘 중 택하라면 나는 당연히 조르바 쪽이겠지만-프란체스코는 너무 괴롭게 산다-뭔가 끝을 보는 삶을 살았다는 것에서 두 삶 모두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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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1-09 0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하시는 분들 참 대단해요. 전 모임한다 하면 그 책 빼고 나머지 책만 보고싶은 청개구리인지라 사실 모임을 잘 못하는데요.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고 서로 다정하게 얼굴보며 독서모임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붕붕툐툐 2021-01-09 11:4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청개구리 완전 공감..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날이 어여 오면 좋겠네용^^

cyrus 2021-01-09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담담 책방에 가면 책방지기님이 보는 책들이 꽂힌 책장이 있어요. 제가 그분에게 ‘비종교인에게 추천할 만한 책’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어요. 책방지기님이 책장에 종교와 관련된 책 한 권을 빼서 제게 보여주셨어요.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종교 책 바로 옆에 <그리스인 조르바>가 꽂혀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책방지기님에게 이렇게 했어요. ^^

“종교 책 옆에 반 기독교적인 인물이 나오는 <그리스인 조르바>가 있다니, 정말 신선한 조합이네요.”

붕붕툐툐 2021-01-09 11:4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신선하네요~ 근데 전 왠지 알듯 말듯? 제가 조르바 왕팬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르바도 나름의 구원을 향해 치열하게 살았다고 보여져서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