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서 과학이 숨쉰다
장순근 지음 / 가람기획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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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우리 인간의 과학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지구 나이는 46억 살이라고 한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발견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19세기 말에 방사능 연구가 시작이 되었고, 20세기에 중반에 들어서면서 방사성탄소의 동위원소를 이용한 잘대연대측정 방법이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했다. 1956년 미국의 클레어 페터슨이 북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얻은 운석 다석 개의 남 동위원소 납204와 우라늄207과 우라늄208과 우라늄 동위원소 우라늄238과 우라늄237의 비율을 바탕으로 지구의 나이가 45억5천만 년 ± 7천만 년으로 확장시켰다. 물론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이론으로 지구 나이를 더 늘일 수도 있으나,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 지구의 나이는 46억 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구의 땅속에 있는 각종 광석이나 화석은 우리에게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기원을 말해주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돌로 도구를 만들 줄 알았다. 그러니까 석기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는 돌의 가치를 단순히 깨뜨리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었다. 그러나 구리와 철과 같은 금속의 발견은 석기로 도구를 만들던 호모 사피엔스에게 현대의 문명을 가능하게 했다. 구리나 철은 돌을 깨뜨리는 수준이 아니라 돌 속에 있는 의미 있는 광물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한 에너지원인 석탄과 현대 산업사회를 이끈 석유 또한 땅 속의 비밀을 파헤친 우리 인간에게 자연이 준 선물이었다. 반면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하여 우리 지구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가져 다 주었다. 그러니까 땅 속 비밀의 발견은 우리 인류에게 행복과 불행을 모두 가져다 준 것이다.

 

이 책 <땅속에서 과학이 숨 쉰다>(가람기획.2007년)에는 땅 속에 담겨져 있는 비밀을 밝힌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지질학자인 장순근씨가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발간하는 <광업진흥>과 학회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가지고 출간한 책이다.  

우리는 고등학교 시절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라든지 판구조론 등 지구 과학에 관해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시험 점수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한 의미의 이해보다는 단순히 암기하는 데에 그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지구과학에 대한 역사와 암석에 담겨있는 뜻을 읽는 법 또 화석을 통해서 생명체의 진화를 밝혀내는 부분들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사례를 이야기 식으로 풀이해주고 있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많은 전문적이 단어들이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반인이 읽기에 큰 부담이 없었다.

이제는 산에 올라가면 눈에 띄는 바위의 모습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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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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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도 잘하고 싶고 또 글도 잘 쓰기를 원하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도 글쓰기에는 서툴기도 하며, 또 글은 잘 써도 말은 잘 못하는 사람도 있다. 생각해보면 말을 하는 능력과 글을 쓰는 능력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인다.

뇌과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말을 하는 능력은 우리 유전자 안에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말하는 능력일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철저히 유전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 쓰는 능력은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그것은 글자가 이 세상에 나온 지 불과 수 천 년에 불과해 우리 유전자 안에 들어 갈만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글을 쓰는 것은 후천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말하는 능력이 유전된다고 해서, 후천적으로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서 능력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수사학’은 바로 그러한 훈련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전자에 없는 글 쓰기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책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예담.2007년)의 주제이다. 연암은 박지원을 말한다. 조선 영정조 시대에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그에게서 글쓰기를 배운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로서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글쓰기를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면 이처럼 효과적인 방법도 없을 것이다. 독자들은 소설의 재미를 느끼면서도 그 안에서 글 쓰는 기술을 배운다면 일거양득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연암의 글쓰기 방법을 한 번 알아보자.

우선, ‘독서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배운다는 것 자체가 먼저 모방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서 멋진 글을 만나 그것을 모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연암은 그냥 독서가 아니라 ‘정밀하게 독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 ‘관찰하고 통찰하라’ 고 말한다. 즉 독서는 글을 쓰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이고 이는 간접경험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그 다음으로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깊이 관찰하고 통찰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단계는 독서를 통하여 얻어진 지식을 체화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

셋째,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고 말한다. 즉 과거의 좋은 문장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가미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서를 통해서 좋은 글을 만나고 이를 모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형식이나 내용으로 써야 한다는 것을 말함이다.

넷째, ‘사이의 통합적 관점을 만들라’이다. 두 개의 상반된 입장에서 둘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파악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다섯째, ‘글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부분’에 대한 것이다. 제목에서부터 시작해서 사례를 적절히 인용하고, 일관성 있는 논리를 유지하며, 운율과 표현으로 흥미를 더하며, 참신한 비유를 사용하고, 반전의 묘미와 함축적인 표현을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책의 약점이 바로 실천이 담보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즉 독자들은 읽으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의 말에 동의를 할지라도 책을 다 읽고 나면 예전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글 쓰는 기술을 익혔다고 해서 그 사람의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방식으로 계속 자신이 글을 쓰고 또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은 책을 통해 소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글쓰기를 알려주기 위한 시도는 좋았으나. 소설의 완성도도 떨어지는 느낌이고, 글쓰기의 방법도 짜 맞추기를 한 것 같은 뒷맛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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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101가지 이야기 - 누구나 알아야 할
프레데만 슈렌크 외 지음, 배진아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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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지구의 나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46억 살이라고 한다. 성경에 기초해 6,000살이라고 하던 시대도 있었으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나이를 측정하려고 한 경우는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받아들이고 있는 46억 살이라는 이론은 20세기에 와서야 나왔다. 우라늄이 납으로 변화하는 비율을 통해서 규명했는데, 이 방법을 방사능 연대측정법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정답일까? 현재까지는 정답이지만, 아닐 수도 있다. 앞으로 과학의 발전에 따라 더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 원래 과학이란 것이 그렇지 않는가? 가설과 검증을 통하여 잘못된 것은 폐기되고 새로운 이론이 자리매김하는 과정, 아마 이것이 과학의 역사일 것이다.

46억 년이라고 하면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는 얼마나 긴 시간이라는 것에 감이 잡히지 않는다. 기껏해야 100년도 못 사는 우리에게 46억 년은 우리 인간의 사고 범주 안에 넣을 수 없는 수치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배우는 것도 몇 천 년이 고작이며, 인간의 조상의 기원을 따져도 몇 백만 년을 넘지 않으며, 고작 이것이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한계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이 원대한 기간을 과학자들은 오랜 기간 연구해 왔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46억 년을 시대 구분하고 있다. 그 방법은 주로 지층에 있는 암석을 보고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시생대, 원생대, 현생누대로 크게 구분하고 또 특정암석이 발견된 지역에 살았던 고대 켈트족의 이름을 따라 라틴어로 실루리아기, 오르도비스기 등의 이름을 붙였으며, 캄브리아기는 영국 웨일스 지방을 라틴어로 표기한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지구의 나이와 관련한 시대를 구분한 용어를 살펴보자면 영국과 관련이 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아마 영국이 가장 먼저 지질학을 연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기계를 가동시킬 에너지원을 필요로 했다. 기존에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중요한 에너지원은 나무였으나, 오랫동안 나무를 사용해 왔기에 나무자원도 부족해졌고 게다가 기계를 돌리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에너지원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한 것이 석탄이었다. 석탄은 대개가 땅 속에 있는 것으로 땅속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로 했을 것이고, 땅 속을 파내려가다 보니 지층이 시루떡처럼 일정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런 연유로 영국에서 지질학이 발전했고 또 용어 자체도 영국의 지명을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역사를 지질학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땅 속에 구분되어 지는 지층을 살펴보니 그 속에 지상의 생명과는 다른 모습을 한 생명체가 있었다. 그것들을 화석이라고 하는데, 이 화석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주된 이야기는 진화의 모습을 우리에게 들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구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로 바라볼 수 있다.

즉 지구 46억 년의 역사는 지구의 대륙 모습이 변화해오고, 또 생명이 탄생하고 멸종하고, 또다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사시대 101가지 이야기>(플래닛미디어. 2007년)에 보면 101가지 주제를 가지고 지구 46억 년의 역사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제목에서 ‘선사시대’란 낱말을 사용한 것은 지구 46억 년이 거의 선사시대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역사시대란 문자가 발생한 이후를 말하고 있으니, 불과 몇 천 년 밖에 안 된다.

이 선사시대 우리 지구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지질학 시대별로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는 지구 46억 년의 이야기를 일반 독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되도록 과학의 딱딱한 느낌이 없도록 쓰여있는 부분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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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 - 내 차로 떠난 실크로드&타클라마칸 14,000km
오창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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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내 자동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여행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경통과라는 것도 쉬울 뿐 아니라 고속도로도 잘 되어있어서 운전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외국나들이를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국경을 통과하려면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타는 것밖에 없다. 자동차로 외국을 나갈 수 없다. 섬나라도 아니지만 남북으로 나뉘어 진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올해부터는 ‘한중간 자동차 통관 자유화’에 따라 자신의 차를 가지고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서의 자동차 여행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을 읽어보니 자동차로 중국을 횡단하는 그들 앞에 닥쳐오는 위험과 일행의 목숨까지도 위협했다. 또한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강행군을 하다 보니 중간에 2호자가 고장이 나기도 한다.

이 책 <네 바퀴로 가는 실크로드>(랜덤하우스코리아.2007년)의 내용은 일행의 실크로드 자동차 여행에 대해 2006년에서 2007년까지 50여회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이 여행은 그의 애차(1호차, 차 별명은 백구, 무쏘 2005년 8월식)와 2호차(차 별명은 파라곤, 무쏘 200년6월식)를 배에 싣고 인천에서 출발해 2006년 7월14일부터 8월21일까지 39일간 ‘실크로드 역사 탐험’이란 주제로 중국대륙을 거의 횡단한 것이다.

저자 오창학과 그의 아내, 교수님, 통역을 담당한 철봉씨, 에릭님, 자포님, 나리님 이렇게 7명이 두 대의 차에 분승하여 실크로드를 달려간다. 애릭님과 자포님, 나리님은 이름에서 짐작되지만 인터넷 세상에서의 닉네임이다. 그들이 만난 장소가 인터넷 공간(다음카페, 오프로드 캠핑)이었기에 이런 이름이 그들에게는 더욱 친숙할 것이다.

실크로드의 중국 측 시작 지점인 시안(西安)에서 시작해서 오아시스로 북로를 통해 서쪽 끝인 카슈가르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오아시스 남로를 통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그려져 있다. 그들이 다녀온 거리는 총 14,000 킬로미터에 달했으니 하루 평균 369킬로미터를 주행한 것이다.

책 뒤에는 자동차로 중국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준비물과 주의사항 등을 상세히 적어 놓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독자는 이 부분을 읽고 중국여행을 새롭게 꿈꾸게 될 지도 모르겠다.

어딘가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 뛰는 일이다. 그 여행 중에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건강하게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 여행은 그 사람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아마 고생의 정도가 더 할수록 성숙의 정도는 더욱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크로드를 걸어서 여행한 내용을 수록한 책인 <나는 걷는다> 만큼의 감동이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자동차로 실크로드 여행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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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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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이 그리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아니올지요. 그려진 것은 화원이 본 것이 아니라 회원 자신의 꿈과 욕망과 희노애락일 것입니다.”

우리는 학생시절 역사시간을 통해서 과거의 우리 선조들 중 많은 화가들에 대해 배웠다. 그 중 삼원(三園)에 대해서 우리들은 익히 알고 있다. 조선 중기 유명한 화가 3인의 호에 원(園)이란 글자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중 신윤복은 아주 의문이 많은 인물이다. 그의 그림은 아주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상하리 만큼 그의 생애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책 <바람의 화원>(밀리언하우스.2007년)으로 말미암아 그는 다시 태어나고 있다. 픽션을 통해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 신윤복의 삶과 이 책에 소개된 그의 작품세계는 이 책이 과연 소설책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35점은 소설 속의 내용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어,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 부분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원의 그림에는 늘 일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혜원의 그림에는 언제나 무언가 비밀을 갖춘 여인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라는 정조의 말은 바로 우리들이 느끼는 바와 같다.  배경을 절제한 채 여백의 미를 즐기며 그 안에 역동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단원의 그림에 비해 혜원의 그림은 훨씬 정적이다. 아마 여인네의 성정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적인 흐름 안에 뜨거운 에로티시즘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또한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훔쳐보는 사람의 모습은 어떠한가.

에로티시즘의 화가, 관음증의 화가 또 그림의 주인공으로 항상 여성을 그린 화가 신윤복! 그의 천재성은 김홍도에 의해서 더욱 밝혀진다. “천재라는 이름은 곧 외로움과 같은 뜻이었다.”라는 말은 김홍도와 신윤복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그들의 천재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질시를 받지만 스승과 제자 사이의 그들에겐 서로를 아껴주는 사이이다. 이들 사이에 등장하는 정조는 그들을 외풍을 막아주는 큰 병풍이 되어준다.

소설의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두 천재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읽는 것은 이 책이 주는 가장 가치 있는 점이다. 또 신윤복의 <미인도>와 연결된 사랑이야기는 이 소설에 맛을 더해주고 있다. 정말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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