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 투자의 고수들이 말해 주지 않는 큰 부의 법칙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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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크게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으로 구분된다. 상업은행은 화폐를 저장하고 여수신, 지급결제 기능을 갖는다.일반인의 여유자금을 예금으로 받아 이를 자원으로 자영업자 또는 기업에게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행은 엄밀히 말하면 상업은행인 셈이다. 반면에 투자은행은 유가증권(주식, 채권)의 발행, 인수 및 매매업에서부터 구조화증권 발행/유통, 인수합병 등 기업구조조정 업무, 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자문까지 광범위하다. 쉽게 말해 투자은행은 우리 주변의 증권회사, 자산운용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하나의 기업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겸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주회사 체제 아래 증권사,은행, 보험사를 자회사로 두는 형태의 업무 다각화는 가능하다.

 

일반인이 투자은행의 업무와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과는 달리 우리는 은행 하면 으레 상업은행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자본시장통합법'의 제정으로 두 은행 간의 장벽이 점차 무너지고는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은 점차 투자은행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이데일리 금융부 기자인 성선화의 <100억 월급쟁이 기자들>은 투자은행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1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의 DNA, 2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은 누구, 3부 일상생활 속 대체투자로 구성된 이 책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불기 시작한 기업의 구조조정과 인수 합병(M&A)에 대한 관심과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간투법) 개정을 통해 기업인수 목적의 사모펀드인 투자전문회사(PE, Private Equity) 제도가 도입된 이후의 활발해진 사모펀드의 활약과 성장을 아우르고 있다.

 

"지금까지 작가로서 재테크라는 키워드로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이번만큼 간절한 적은 없었다. 그동안 부동산과 금융을 넘나들며 '평범한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은 공허했다. 아마도 심리적 부조화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회적 공익을 추구하는 기자라는 본분과 개인의 사적 이익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재테크라는 영역의 간극에서 오는 불편함이다. 하지만 이 시장은 달랐다. 불로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당당히 돈을 벌고, 궁극적으로 그 결과가 국가 전체의 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대체투자 시장은 개인과 국익이 만나는 접점에 있는 것이다." (p.14)

 

사모펀드에 의한 대체투자는 사실 개인 변호사가 재벌 오너의 형사사건을 수임하는 것과 같다. 변호사의 수임료도 수임료이지만 무죄 석방이 되었을 때의 성공보수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액수의 돈이 오가는 것이다. 사모펀드의 펀드매니저는 기업의 매각이나 통합을 중개하기도 하고,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게임 회사에 투자하여 새로운 온라인 게임을 시장에 론칭함으로써 투자 원금 대비 수십 배의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이 책은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즈 등 국내의 대표적인 사모펀드와 그 주역들의 투자 이야기를 실감나게 기록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외환은행을 인수하였던 론스타가 배당수익 및 양도소득을 포함하여 4.7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고 철수하자 국내에서는 론스타의 먹튀 논란과 함께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 등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비등해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우리나라 금융권의 정보력과 투자 스킬의 부족을 반성하게 하는 측면도 존재했었다. 그후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대체투자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갈길은 멀다. 대체투자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영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이제 막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저자는 대체투자 시장을 파헤치기 위해 사모펀드 대표부터 부동산 자산운용사 대표, 투자기관의 CIO(최고투자책임자)까지 1년간 총 100여 명을 만나보았다고 한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자가 되기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체투자 시장은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이다. 그러나 그만큼의 위험도 존재한다. 꾸준히 공부하고 강인한 인내심과 신뢰, 공감하는 능력, 간절함과 끝까지 버티는 근성 등으로 타인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 있는 젊은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그것은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며 과거 '튤립파동'을 떠올릴 만큼 투기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과는 다르다.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그야말로 도박에 가깝다. 실체도 없는 대상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전 재산을 들고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모습은 마치 세계의 종말을 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그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다. 블루홀의 신작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개발자인 김창환 PD도, 게임의 개발을 최종 승인한 장병규 블루홀 의장도, 심지어 배틀그라운드에 50억 원을 초기 투자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까지도." (p.248)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우연히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 또한 극소수에 불과하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지금 당장 대체시장에 뛰어 들어 부자가 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않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대체투자 시장에 대해 가벼운 마음으로 알아보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더 깊이 공부하여 언젠가 자신에게 우연처럼 다가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말라는 저자의 간절한 당부로 읽힌다. 2017년의 마지막 주, 새해에 대한 희망을 담아 나는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을 읽었다. 새해에는 모두의 꿈이 이뤄지기를 빌어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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