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Out !' 차를 밖에 주차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탄핵을 속보로 타전한 CNN의 기사 제목입니다. 달리 해석하면 청와대에서 차를 빼라는 얘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되었습니다. 막힌 체증이 확 뚫리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만 한 편으로는 뭣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동안 겪지 않아도 될 온갖 고생을 다 겪었나 생각할 때 분하고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추운 겨울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의 휴식도 반납한 채, 매주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순수한 국민들의 의지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일 테지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해야 할까요? 탄핵 심판에 참여했던 8명의 재판관 모두가 합치된 의견을 보였습니다. 그들도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겠지요. 탄핵 심판의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험한 꼴을 수시로 보아왔지만 그들도 이제는 달리 어찌하지 못할 것입니다. 판결문을 낭독하였던 이정미 재판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을 선언한다."는 안창호 재판관의 보충의견을 덧붙였습니다.
부끄럽게도 우리는 오늘 우리 스스로 뽑았던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파면시키는 전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집단지성의 발현에 의한 유능한 지도자의 선발이 아니라 이념이라는 허황된 망령에 덧씌워진 채 전례가 없는 바지 대통령을 뽑았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우리는 허울뿐인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습니다. 내일쯤이면 'Parked Out'(밖에 주차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릴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