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새로 지어진 건물의 입구에는 대형 회전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찌나 신기했던지 아이들은 그 육중한 회전문을 밀고 몇 번씩이나 들락거리곤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간편하고 편리한 자동문이 대세라면 대세다.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볼일이 있어 시내에 나갔다가 지인이 근무하는 건물로 들어서려는 순간,
한 여학생이 자동문 안쪽에서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 여학생은 자동문 근처에 이르자
"우~~씨!" 하는 표정으로 입술을 둥글게 말아
길게 빼고는 오른손을 어깨 높이로 드는 코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 순간 자동문도 스르르 열리는 게 아닌가!
그 여학생은 문이 열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통과하여 가던 길을 가고 있었다.
나는 어찌나 우습던지 여학생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한참을 웃었다.
여학생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뒤,
건물을 나오는 사람들이 자동문 앞에서 어찌 하는지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대개 표정이 없는 얼굴로 잠시 멈칫하거나
초조한 얼굴로 위를 쳐다보거나
조금이라도 빨리 지나치려고 한 발을 들어 문 가까이 아슬아슬하게 들고 있거나
모두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인 행동은 아무 표정도 없이
자동문 앞에 멈칫 서는 행동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절로 짜증이 나는 요즘
자동문 앞에서 그 여학생이 보여주었던 생활 개그는 나를 즐겁게 했다.
여러분도 자동문 앞에서 한 번 해보시죠.
"우~~~씨!"
입을 둥글게 말아 길게 뽑고 오른손은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