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밤입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징검다리 휴일로 9일을 쉬나 봅니다.
휴일의 첫날.
긴 연휴를 맞은 사람들의 느긋한 마음처럼
차분하고 조용한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이 밤에 어울릴만한 글을 찾아 분위기를 내려고
했는데, 끝내 찾지 못하여 대학 때 썼던 유치한 글로 대신합니다.
어느 가을, 느리게 흐르는 밤
밤은
온통 어둠입니다
흔들림 없는 어둠입니다
고요 한점 내려앉아
당신이 그립습니다
어두운 하늘엔
구름처럼 두둥실
그리운 마음만이
떠다닙니다
가식이 없는
시간입니다
뽀오얀 속살처럼
가만가만
달이 뜨네요
창을 열면
은빛 비늘이
묻어날 듯합니다
나는 또
당신이 그립습니다
나릇한
졸음이 밀려옵니다
사랑한다 말하면
화들짝 놀란
이 어둠이 사라질 듯합니다
싸르르 싸르르
내 배를 쓸어주던
할머니 손길처럼
귀뚜라미가 웁니다
눈을 감으면
꿈결처럼 훨훨
날아올라
저 하늘에 닿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