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피곤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아파트 콘크리트 외벽을 뚫고
하루에 지친 사람들이 모인다

소젖을 먹기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소처럼 일만 했노라
생떼를 쓰는 사람들

골목길 가로등이 밝다.

어둠을 잊은 사람들은
죽음을 믿지 않으리니
미래도 함께 죽자

직선으로 수로을 내고
직선으로  길을 내고
자신의 미래도 
직선의 그 길로 향하리라
철석같이 믿었건만

곡선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던 끝을 보며 절망한다

어둠은 생명을 낳고
굽이 도는 그 길에서
하루를 마감하던
그 시절은 밝음과 함께 죽었다

하늘엔 별이 보이지 않는다
잠들지 못하는 시대
꿈꾸지 못하는 젊음이
어둠의 몰락과 함께
하루에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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