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 내 안의 참나를 만나는 가장 빠른 길 요가 수트라 1
오쇼 지음, 손민규 옮김 / 태일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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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오쇼 라즈니쉬의 인기가 인기 연예인만큼이나 높았던 시절이 있었다. 오쇼 라즈니쉬의 저서는 물론이고 '라즈니쉬'라는 이름만 붙으면 뭐든 잘 팔리거나 인기를 끌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왔던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에게 오쇼는 '이제 자신의 삶을 돌보세요.'라고 말하는 듯했고, '삶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했다. 그것은 물질적인 부가 성공의 척도가 될 수 없음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요가는 인간의 전 존재와 뿌리를 다룬다. 철학을 다루지 않는다. 파탄잘리가 말하는 요가에서 우리는 생각을 하거나 사색을 하지 않을 거시다. 그 속에서 우리는 궁극의 존재 법칙을 알려고 할 것이다. 변형의 법칙, 죽음의 법칙과 재생의 법칙, 존재의 새로운 질서에 관한 법칙을 알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나는 요가를 과학이라 부른다."  (p.19)


우리나라에 전파된 오쇼 라즈니쉬의 사상과 가르침은 가히 선풍적이었다. 인간 의식의 발전 단계를 규명하고 현대인의 영혼에 진실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설파해 온 그의 명성은 종교 지도자를 넘어 성인의 반열에까지 오르는 듯했다. 인도의 운명을 바꾼 열 명의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미국 작가 탐 로빈스(Tom Robbins)에 의해 "예수 이후로 가장 위험한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우리나에서도 무용가 홍신자를 비롯하여 작가 류시화, 개그맨 장두석 등이 오쇼 라즈니쉬의 제자로 입문하여 그의 사상과 가르침을 전파하였다.


"지켜보라. 식별하라. 동양에서는 이를 비베크(vivek), 즉 식별지(識別智)라 한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식별하라. 계속해서 식별해 나가라. 나 아닌 모든 것을 제거해 나가라. 그러면 어느 순간 처음으로 참나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참 존재와 만나게 될 것이다. 나 아닌 모든 것을 쳐내라. 가족도 몸도 마음도. 더 이상 쳐낼 수 없는 공의 상태에서 자신의 참 존재가 드러난다."  (p.235)


오쇼 라즈니쉬의 저서 『비움: 내 안의 참나를 만나는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영혼의 중심으로 파고들어 궁극의 행복에 도달하도록 하는 요가 수트라의 방법을 소개한다. 이를 통하여 요가의 진정한 목적이 마음으로 하여금 주체의 말에 따르도록 하고, 내면 가장 깊은 곳의 영혼이 하라는 대로 하게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마음이 미래나 과거를 향하지 않으면 내면으로 향할 수 있으며 우리의 참 존재는 지금 여기에 있지 미래나 과거에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들을 모두 비움으로써 참다운 나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요가에서는 모든 것이 방편이다. 요가의 목적은 인간의 의식을 완전히 깨우는 데 있다. 가슴에 한 조각의 어둠도 남기지 않고 온 집안을 빛으로 환하게 밝히는 일이다. '실재하는 것과 실재하지 않는 것의 식별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면 무명은 흩어진다.' 여기에서 보듯 요가의 핵심은 무명을 없애는 것이다."  (p.410)


1990년대 어떤 동기나 유인도 없이 유행에 쫓기듯 오쇼 라즈니쉬의 책을 몇 권 읽었던 나는 책등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오쇼 라즈니쉬의 책을 아득한 추억과 함께 바라보고 있다. 그때의 나는 2022년의 나를 과연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오늘 그의 또 다른 저서 『비움: 내 안의 참나를 만나는 가장 빠른 길』를 읽으면서 지난 과거로, 과거로만 빠져드는 것을 보니 그가 말하는 참 나를 만나는 것은 애저녁에 포기해야 하겠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내 마음에도 봄이 찾아오면, 봄날의 나른한 햇살을 받으며 명상에 들어 참다운 나를 대면한 채, 불변의 행복을 맞볼 날이 찾아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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