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인생은 그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지나쳤던 수많은 '그때 그 순간'들의 기억으로 구성된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가름하는 기준은 우리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 말하자면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이는 기억의 목록들을 우리는 알지 못하며 그것은 전적으로 랜덤이거나 기준이 존재하더라도 우리는 알 수 없는 영원한 비밀로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기억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하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다양한 일에 도전하고 끝없이 새로운 경험을 쌓아감으로써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기승을 부리던 한파에서 벗어나자 갑자기 높아진 기온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책상 앞에 앉으니 나른하고 노곤한 기분에 금세라도 낮잠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창문을 열자니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가 걱정이고... 애꿎은 커피만 들이켰더니 속이 얼얼하다.

 

한파가 지속되었던 요 며칠 동안 온라인 상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던 것 중에 '성북구 도로 사진'이 있었다. 타이어가 지나가는 도로 부분의 눈이 녹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도로포장면 7cm 아래에 매설된 열선이 겨울철 강설 시 온도·습도 센서를 통해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친환경 열선 시스템' 구조로서 자동제어 사스템이 구축된 도로에는 눈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제설제로 인한 도로시설물 부식 및 환경오염 우려도 사라지게 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물론 100m당 9000여만 원의 비용이 드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이라고 모두 성북구청장처럼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만 있는 건 아니어서 신천지 교주에 대한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판사처럼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도 있게 마련, 그런 모습을 볼라치면 내가 내고 있는 세금이 무척이나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게다가 월성 원전 부지가 방사성 물질에 광범위하게 오염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유출된 정도가 미량으로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한수원의 관계자들은 방사능의 위험성을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원전 근처에 이사해서 살아보던가. 1년 넘게 감사를 했던 감사원의 헛발질 역시 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런 사람들을 믿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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