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 서른 살 고시 5수생을 1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기적의 습관!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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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한 번에 한 가지 일밖에 처리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괜한 욕심에 이것저것 손을 대다 보면 일만 그르치고 시간은 시간대로 늦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른이 뭐 그래?' 하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른이기 때문에 그런 실수도 한다. 학창 시절에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또는 친구들이 내게 지시하거나 부탁했던 일만 하면 그만이지만 어른이란 기본적으로 빈둥빈둥 여유가 있어 보여도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에게 하도록 지시하고 점검하는 등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부가적으로 따라붙는 일들이 많은 까닭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어른들이란 말이지...

 

LG유플러스에 재직 중인 회사원이자, 13권의 책을 출간한 저자이자,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전파하는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김범준의 저서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헸다>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사람도 참 바쁘겠구나.' 하는 거였다. 이렇게 말하면 나는 전혀 바쁘지 않은 걸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실은 나도 바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고, 많은 책을 읽어왔건만 변하지 않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투자의 독서'를 결심했다고 한다.

 

"독서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취미로서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 위한 독서이고 하나는 자기계발을 위해 지식을 얻으려는 독서다. 나는 전자를 '소비의 독서', 후자를 '투자의 독서'라고 생각한다. 소비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이 투자의 독서보다 중요하지 않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내면과 감정을 환기시킨다는 측면에서 취미로서의 독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나처럼 직장인으로, 현실에 직접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독서를 선택했다면 투자의 독서를 먼저 하고 소비의 독서를 그 후에 하기를 권한다." (p.47~p.48)

 

책에서 밝힌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일본의 대표 지성이자 세계적인 탐서가로 일컬어지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각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독서의 방법론이나 책의 선택 등 세부적인 각론에 있어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철저하게 목적에 따른 독서도 그렇고, 정독이나 완독보다는 '발췌독'을 권하는 것도 그렇다. 오죽하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학창 시절 이후에는 문학 서적은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하지 않던가. 시간낭비라고 말이다.

 

"세상의 흐름 속에 일방적으로 휩쓸리기 싫다면 나를 알고,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책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건 대단한 독서가 아니다. 철학 책을 읽으라는 것도 아니다. 두껍고 전문적인 책을 보라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아주 작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독서에서 시작하면 된다." (p.97)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혁명적인 독서는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결심과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약보다 더한 중독성이 있는 게으름과 타성에 오랜 시간 중독된 개인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결심을 큰소리로 외친다 해도 그게 말처럼 쉽게 끊어지지는 않는다. 알코올 중독자가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치료를 받는 것처럼 글감옥에 갇혀 오랜 시간 치료를 받는다면 모를까 책도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독서를 하겠노라 아무리 외쳐본들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기 십상이다. 더구나 스마트폰의 달콤한 유혹이 무시로 달라붙지 않던가.

 

"책은 시간 도둑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도구다. 책을 읽어서 잘못된 사람이 있는가. 없다. 나를 보호해주는 방패가 많지 않은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싸워야 할지 냉철하게 고민해보자. 이때 외롭게 혼자서 시간 도둑과 싸우려 하지 말자. 든든한 방패인 책을 내 무기로 두자. 짧은 거리를 버스로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자리에 앉을 기회가 생기면 제발 책을 펴자. 그러면 된다." (p.207)

 

나는 오히려 열 중 아홉의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책 한 권을 골라 아주 오랫동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한 줄을 읽고 생각해보고, 또 한 줄을 읽고 다시 생각해보면서 뜸을 들이 듯 책 한 권을 천천히 읽어보면 아무리 책을 싫어하고 멀리하던 사람도 독서의 묘미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것은 일종의 사색을 겸한 독서일 터, 단순히 의미만 파악하는 독서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은 그 책에 빠져들어 나의 상황을 파악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결국 미래를 향하게 만드는 책이어야 한다. 단, 책의 모든 부분이 재미있을 거라는 '무리한' 요구를 책에 기대하면 곤란하다. 책 300페이지의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의미 있고, 모두 재미있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다." (p.78)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는 시간이 없다거나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무작정 피해왔던, 책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경기를 일으키던 부독서인(不讀書人)에게 필요한 책이다. 누군가에게는 책과 가까워진다는 게 긴 시간 군불을 지피고 뜸을 들여야만 하는 지난한 일일지도 모른다. 등화가친의 계절, 가까운 서점에 나가 재미 삼아 책 한 권을 골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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