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혼전천(一魚混全川)'이라는 말이 있다. 다들 아는 말이겠지만 굳이 해석하자면 '한 마리의 물고기가 온 시냇물을 흐려 놓는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온 웅덩이 물을 다 흐린다'는 의미의 '일어탁수(一魚濁水)'와 비슷한 말이다. 이를테면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조직이나 사람들이 여럿 모이면 개중에는 또라이(?)가 있게 마련이고 그 사람으로 인해 조직 전체가 피해를 보는 경우는 다반사이다. 그런 행태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지금은 존재감마저 희미해졌지만 한때 세간의 관심을 크게 끌었던 '일간베스트'가 그러했고, 최근에 여러 문제를 야기시킨 남성혐오 사이트나 여성혐오 사이트가 그렇다. 극단적이거나 어찌 보면 과격한 언행 이면에는 그 사람이 처한 현재의 환경이나 자라온 성장배경이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무작정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최근 혜화역 여성집회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불거진 대통령 비난이나 역사 왜곡의 문제 등은 '일어혼전천(一魚混全川)'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만연했던 여성차별의 문제를 정당하게 제기하는 것이야 남성과 여성을 떠나 다들 공감하겠지만 단지 대통령이 남성이라는 이유로 적대적 발언을 내뱉는다거나 우리의 역사를 폄훼하고 왜곡하는 등 시위 참가자들 전체를 욕되게 하는 행위는 이해할 수도 없고 공감이 되지도 않는다. 이런 또라이(?)들의 주장을 방송에 내보내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해 또라이(?)짓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라이(?)짓 때문에 관심을 끄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런 또라이(?)들의 행태도 곧 잠잠해질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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