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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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난해진 마음에 눈을 내리게 하는 것.

아무것도 없는 상자에 엄청난 선물을 담게 하는 것.

내가 누군가를 간절히 필요로 한다는 건

나 혼자만 힘들어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_

 

처음 끌림과 마주했던 2005년의 나는 지금보다 어렸었고 순수했었고 또 무모했었다.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는 청춘이었고 해야하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의지와 책임에 대한 의미조차 어렵고 구분하지 못했던 철부지였다.

그래서 나는 현실 속에서 힘들었고 때론 울고 싶었고, 떠나고만 싶었다.

떠남에 대한 가슴 떨리는 울렁거림이 몹시도 고팠을 때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 다시 5년 새롭게 바뀐 <끌림>과 조우했다.

 

책과 마주했을 때,

어딘지 모를 낯선 곳에서 흩어진 채 걸려있는 빨래들이 바람에 흩날리듯,

내 마음도 그곳에서 함께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 곳이 물 위의 도시 베니스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았다.

여행에 대해,

떠난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동경과 함께 두려움만 갖고 있던 나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것이 내 삶에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여행을 통해 마주한 곳,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냄새 나는 고맙고 포근한 인상을 가져다 준 이들...

나는 그 모든 것에 동화되어 갔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순간의 감정들이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는 것도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스며들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_

 

청춘, 열정이라는 말 앞에서 너무도 비겁했던,

어쩌면 겁이 나 주저 앉아버렸는지도 모를 스스로에게

그렇게 위로하면서 나는 책을 읽었었다.

그냥 바닷가에서 내리치는 파도의 온기를 몸에 담듯

온몸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책 속 글귀를 보며 마음으로, 눈으로, 머리로 이해했다.

 

 

'그때 내가 본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이 맵다.'

여행은, 12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곳'을 찾아내는 일이며

언젠가 그곳을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밟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키우는 일이며

만에 하나,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그때 그 기억만으로 눈이 매워지는 일이다.

 
 

떠나고 싶었으나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던 나는 <끌림> 속에서 함께 걷고 그리워했다.

5년 후 다시 만난 책은 예전처럼 나를 설레게하고 세상을 신비롭게 보게 만드는 것 같다.

나는 그때와는 달리 모습도 많이 변하고 새로운 가족을 얻었다.

아직도 열정을 사랑하지만 '청춘'이란 단어는 그때보다 조금 더 멀어진 것만 같다.

 

성장했다고 스스로 조금 더 자랐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동안 나는 직장을 옮겼고,

결혼을 했으며 얼마전 엄마가 되었다.

또한 너무나 동경했던 책 속에서 만난 나라베니스라는 도시를 다녀왔고

책을 통해 마음에 담았던 그곳 풍경 중 하나인 

누군가 집 앞에 걸어둔 바람에 흩날리는 빨래들과 마주했다.

진한 키스를 나누던 외국인들과 비둘기떼가 묘한 조화를 이루던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을 직접 내 두눈에 담기도 했다.

지금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값진 추억을 만들었고

현재는 눈이 매워질 만큼 그 곳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끌림_

어디론가로 부터 나를 철저히 분리시키고 싶었을 때

무엇인가 미치도록 그리워질 때 내게 다가왔던 책이다.

지금도 이 책 속의 수많은 글귀들에 끌리고

책 안에 담은 풍경에 매료된다.

훌쩍 떠나고 싶으나 여러가지 핑계로 쉽게 갈 수 없는 지금이

아쉽기도 하지만 책 안에 보여지는 풍경들로 만족하려 한다.

 

 

떠나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기갈 들린 사람처럼 천박해 보여도 좋다.

떠나는 만큼은 닥치는 일들을 받아내기 위해 조금 무모해져도 좋다.

세상은 눈을 맞추기만 해도 눈 속으로 번져들 설렘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기약할 수 없는 '언젠가'라는 단어가 아쉽지만

나는 그 언젠가

떠나는 일에 기갈 들린 사람처럼 천박하게

그렇게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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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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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젊음'을 담은 '청춘'을 통과하고 있는 영혼들의 노트를 들여다보듯 그들에게 다가가보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멀어져 가는 가까운 사람들을 보내주는 마음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느낌일지, 어떤 마음으로 지나간 청춘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지 문득 궁금했다.

 

 

'청춘'이라는 말은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한다.

정의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설렘과 두근거림,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듯한 위태로움이 주는 두렵지만 짜릿한 전율, 누군가를 품에 두고 마음에 그리며 행복해하던 찬란한 시간들에 대한 동경_

다시 조우하고 싶었다.

내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다독이며 꿈꾸던 시간에서 멀어져 갔을 때 밀려오던 상실감을 이 소설속에서 벗어던지고만 싶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과거의 시선과는 다르게만 느껴지는 사실, 관점, 이야기, 순간들_

책 속에서 그들은 팔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젊은 날의 청춘 속으로 되돌아간다.

정윤의 기억 속에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이야기 속에서 나는 명서와 미래, 단이를 만났다.

엄마를 잃은 후 자신의 방 한쪽 벽면에 검은색 도화지를 붙이고 세상의 불빛을 외면코자 했던 윤과 소리없이 눈에 띄지 않게 그녀 곁에서 함께 했던 명서, 쭈글쭈글 화상에 다친 손을 주머니에 넣고서 땅만 바라보며 한없이 밑으로 가라앉던 말없던 미래, 거미를 무서워하지만 깊은 밤 두려움을 감수하고 윤과 함께 그녀의 엄마묘소를 찾아 준 단이를_

그리고 크리스토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세상의 그 어떤 신발도 맞지 않을 것만 같던 야윈 발을 가진 윤교수_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된다면, 인간이 가장 고통스러운 때가

생각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때라고 생각해요.

 

가장 외롭고 비참한 순간은 함께 한 기억을 떠올릴 수 없을 때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고향바다를 함께 바라보며 깔깔 웃어대던 내 동무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미래를 바라보던 꿈과 웃음이 많던 또다른 얼굴을...

소설 속에서 단이의 갑작스런 죽음을 마주하면서 소중한 사람의 부재에 대해 생각했다.

아무것도 대신해줄 수 없는 순간과 시간 앞에서 무너져야 했을 윤의 마음이 젊은 날, 예고없이 찾아든 비보에 눈물지었던 내 기억의 파편과 만나면서 아팠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시간 앞에서 나는 무력하게 소리내어 울 수 밖에 없었노라 말하고 싶었다.

기억을 함께하고 청춘의 터널을 함께 통과해 온 사람들은 서로의 말이 삶의 일부가 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서로가 건네는 눈빛은 무수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단이의 부재를 힘들어했던 윤에게 미래의 죽음은 또 어땠을까?

명서는 미래의 죽음 앞에서 흔들리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조차 기억하기 힘들어 한다.

같은 사람, 시간을 공유하던 그에게 두사람의 부재는 함께 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힘겨운 싸움이었다고...

그래서 자연스레 함께 할 수 없었다고...

서로에게 곧잘 내뱉던 '언젠가...'라는 막연하기만 한 의미의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멀어져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때문에 외면해야 했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 슬픔에 빠진 그들의 기억이 마음을 아프게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함께 한 시간들에 대한 기억이 헛된 것이 아니라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떠난 사람에게도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기에 너무 슬프지만은 않다고 나는 생각하고만 싶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힘들었던 순간들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시각으로, 생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 슬프고 아픈 기억들에 사로잡혀 외면하기 보다는 용기를 내어 수화기를 들 수 있기를, 팔년이 지난 후 명서와 마주한 윤이 내.가.그.쪽.으.로.갈.게.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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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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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_









TV드라마로 방영된 <미실>을 책으로 쓴 김별아 작가의 새로운 소설 <가미가제 독고다이>_

그녀의 전작들이 역사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많아서 이 책의 이야기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짧게나마 제 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전쟁을 통해 알려진 가미가제 특공대_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젊은 청년들이 전술이라는 명목 하에 미군 선박으로 비행기를 몰고 돌진해 처참한 죽음을 맞은 이야기.

그 이야기 안에는 알려지지 않은 조선 청년들의 죽음이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

공식적인 보도는 11명의 조선인이 가미가제 특공대에 소속되어 목숨을 잃었다고는 하나

정확한 통계자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_

전쟁의 폐허 속에서 죽음 보다 명예를 중시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비극적인 역사 속의 한 페이지가 먹먹하게만 다가온다.




책은 가미가제 특공대로 죽음의 운명 앞에 놓인 윤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의 가족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슬픈 역사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꿈꾸던 윤식의 아버지와 보이는 행복을 추구했던 그의 어머니, 그리고 흰 피부를 가진 순했던 형과 사랑했던 여자 현옥은 단순히 그의 가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닌 듯 했다.

주권을 가지지 못한 나라에서 조선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이 함축된 느낌이었다.

나라를 팔아서까지 부를 축적하고자 했던 이를 아버지로 두고 여색을 가까이하면서 문란하게 살아가던 윤식, 그와 반대로 모범생으로 집안의 기둥이라 여겼던 큰아들.

하지만 자신의 소리를 내는데 앞장섰던 나름 시대에 용감했던 그는 결국 현실 앞에서 모든 것을 내놓게 된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슴으로 울어야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목소리들이 떠올랐다_

또한 형을 대신해 징병 대열에 합류한 윤식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은 치욕스러운 우리 역사의 한 켠을 고스란히 보여주고만 있는 듯 했다.

어쩔 수 없이 운명 앞에서 촛불처럼 사라져갔던

동료, 친구들의 삶도 그렇고 지시대로 죽음에 맞서야 했던 윤식의 모습도 그랬다.

책의 마지막에 윤식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대면했던 죽음에서 부터 벗어난다.

물론 역사 속에서는 윤식과 달리 많은 청년들이 한줌의 재가 되었겠지만…….




책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통해서 외롭게 죽음과 맞서야했던 젊은 영혼들의 이야기와 마주할 수 있어서 역사에 무지한 나는 조금은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끔찍하고 잔인한 진실 앞에서 숙연해졌다.

소리 없이 사라져간 젊은 영혼들의 울림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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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 얼굴: 내면의 진실
EBS <인간의 두 얼굴>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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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착각 속에 살고 있고,
그 착각은 우리가 눈앞의 변화를 못 보게 하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거나,
또는 자신이 실제로 생각하는 것까지 바꾸게 만들었다.
때때로 이런 착각들은 엄청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p.79




착각...?
내가 생각하는 '착각'은 단순한 실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범한 일상 속의 일부분이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본 '착각'은 단순한 것을 뛰어넘어 자칫 위험하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친근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었을 경우,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있던 날,
퇴근길에 아침일찍 집을 나서며 분명히 챙겼다고 생각했던 우산이 없어
황당했던 경우 등에만 '착각'이라는 말이 맞는 상황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런 착각과 오해들이 살인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 사례들을 보면서
착각의 힘에 대해 좀 더 가깝고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여러 실험을 통해 보여진 착각의 진실은 다소 황당하기도 하고
놀랍기까지 했다.
방금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의 성별이 바뀌고
연령대가 바뀌어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실, 쉽게 이해되지 않기도 했다.
어떻게 의식하지 못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많이 남았지만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 또한 실험전에는 자신들이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할지 전혀
예측하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험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착각은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나타났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결코 진실이 될 수 없었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존재,
즉 착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p.6


책을 보면서 문득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지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착각'
쉽게만 생각했던 것들이 책 속에서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지는 순간,
나는 어쩌면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내 관점에서 보고 생각하는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여긴 내 삶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생각, 
무관심이 불러온 치명적인 실수는 내가 생각해오던 착각이 아니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 무의식 속에서 또 다른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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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1 : 홋카이도.혼슈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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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더운 여름 날, 만나게 된 책

<일본의 걷고 싶은 길>

'이번엔 꼭 가봐야지.'하면서도 가지 못했던 일본여행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아니면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 때문인지 마주하게 된 책에 대한 호기가 발동했다.

 



 

 

책은 2003년 집을 나선 이후 도보여행가로 아직도 길 위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저자 김남희가

들려주는 일본의 알려지지 않은 길에 대한 이야기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일본을 떠올리면 쉽게 연상되는 유명한 곳이 아닌 우리네 시골과 같은 느낌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에 대한 이야기.

요즘 들어 '걷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제주도 올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책 속에서 마주한 일본의 길들도 올레길 못지 않게 인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풍경들이라

눈에만 담기에는 왠지 아쉬운 느낌이었다.

 

 



 

책 속에서 본 여러 길 중에서도 내가 인상깊게 본 것은 히로시마 산단쿄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은 조금은 서글픈 도시 히로시마.

히로시마에서 복서쪽으로 60킬로미터 떨어진 계곡 산단쿄.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 이 곳에서 바위틈으로 흘러가는 맑은 강물들과

마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책의 처음, 소개된 레분토의 꽃길은 인상적이다.

리시리레분사로베쓰 국립공원의 일부로 동서로 8킬로미터, 남북으로 29킬로미터인 작은 섬.

이 곳에는 개불알꽃의 변종인 레분아쓰모리소의 군락지로 유명한 네 시간 코스와

여덟 시간 코스 두 개의 길이 자리한다.

체력이 좋지 않아 네 시간 동안 걷는 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는 않지만 레분토의 꽃길을

거닐며 에델바이스 군락지도 보고 이름 모를 수많은 꽃들과 조우하고 싶었다.

 

 



 

답답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꾸만 여행을 꿈꾸는 이유가 이 책 속에도 있었다.

여행 중에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사건(?)을 뒤로하고

여행자 신분으로 만났던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이 바로 그 것.

다르다고 생각했고 낯설다고만 여겨왔던 일본에 대한 생각이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바뀐 것도 같다.

지리적으로도 비슷하고 살아가는 환경도 닮아있고 무엇보다 낯선 이방인에게

선뜻 마음을 열 수 있는 따뜻한 인정이_

 

<일본의 걷고 싶은 길> 속에서 마주하게 된 일본 속의 또 다른 일본, 그리고

일본의 시골길 풍경과 계곡, 길가에 핀 이름모를 수많은 식물과 꽃들이

언젠가 일본땅을 밟아보겠노라며 나의 숨은 여행의지를 이끄는 것만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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