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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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_









TV드라마로 방영된 <미실>을 책으로 쓴 김별아 작가의 새로운 소설 <가미가제 독고다이>_

그녀의 전작들이 역사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많아서 이 책의 이야기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짧게나마 제 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전쟁을 통해 알려진 가미가제 특공대_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젊은 청년들이 전술이라는 명목 하에 미군 선박으로 비행기를 몰고 돌진해 처참한 죽음을 맞은 이야기.

그 이야기 안에는 알려지지 않은 조선 청년들의 죽음이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

공식적인 보도는 11명의 조선인이 가미가제 특공대에 소속되어 목숨을 잃었다고는 하나

정확한 통계자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_

전쟁의 폐허 속에서 죽음 보다 명예를 중시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비극적인 역사 속의 한 페이지가 먹먹하게만 다가온다.




책은 가미가제 특공대로 죽음의 운명 앞에 놓인 윤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의 가족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슬픈 역사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꿈꾸던 윤식의 아버지와 보이는 행복을 추구했던 그의 어머니, 그리고 흰 피부를 가진 순했던 형과 사랑했던 여자 현옥은 단순히 그의 가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닌 듯 했다.

주권을 가지지 못한 나라에서 조선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이 함축된 느낌이었다.

나라를 팔아서까지 부를 축적하고자 했던 이를 아버지로 두고 여색을 가까이하면서 문란하게 살아가던 윤식, 그와 반대로 모범생으로 집안의 기둥이라 여겼던 큰아들.

하지만 자신의 소리를 내는데 앞장섰던 나름 시대에 용감했던 그는 결국 현실 앞에서 모든 것을 내놓게 된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슴으로 울어야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목소리들이 떠올랐다_

또한 형을 대신해 징병 대열에 합류한 윤식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은 치욕스러운 우리 역사의 한 켠을 고스란히 보여주고만 있는 듯 했다.

어쩔 수 없이 운명 앞에서 촛불처럼 사라져갔던

동료, 친구들의 삶도 그렇고 지시대로 죽음에 맞서야 했던 윤식의 모습도 그랬다.

책의 마지막에 윤식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대면했던 죽음에서 부터 벗어난다.

물론 역사 속에서는 윤식과 달리 많은 청년들이 한줌의 재가 되었겠지만…….




책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통해서 외롭게 죽음과 맞서야했던 젊은 영혼들의 이야기와 마주할 수 있어서 역사에 무지한 나는 조금은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끔찍하고 잔인한 진실 앞에서 숙연해졌다.

소리 없이 사라져간 젊은 영혼들의 울림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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