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얀별 가족 - 다문화 가족 파이팅!
이종은 지음, 김민수 그림 / 노루궁뎅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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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만나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귀여운 딸 아이 얼굴이 떠오른다.

책을 읽어줄때 만큼은 집중력이 배가 되는 우리딸에게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꼭 읽어주고 싶었다.

아직 한글을 읽고 쓸 줄은 모르지만 '틀림'과 '다름'의 의미를 알고 있기에 충분히 설명해 준 뒤

[멋지다 얀별 가족]을 읽어주었다.



[멋지다 얀별가족]은 이종은 선생님의 책이다. 알고보니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교 1~2학년 통합 교과서에 실린 '가을을 파는 마법사'의 작가셨다.
이 책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주변을 보면 다문화 가정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아이를 임신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다니면서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을 자주 만났다.
피부 색은 다르지만 아이를 품고 안은 모습은 세상 어떤 엄마보다도 위대해보였었던 기억이 난다.


가족은 선택할 수 없다는 말 처럼, 책 속 주인공인 하얀별 이란 이름을 가진 아이 또한 그랬다.

새엄마는 코끼리가 사는 나라에서 왔고 피부가 검고 우리나라 말에 서툴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아이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준 숙제로 인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족이 이다음에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해서 그림으로 그려오는 숙제!
숙제 이야기를 듣게 된 후 부터 주인공 얀별이는 마음이 좋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 온 마음씨 착한 새 엄마는 지금 임신 중이다.

얼마 뒤면 귀여운 동생을 낳아줄 것이다.

얀별이가 친구에게 자랑을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부러워, 좋겠다가 아니라

'까만 엄마는 까만 아기를 낳는다'는 말이었다.

때론 아이들의 순진한 질문과 대답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때가 있는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안별이는 검은 동생이란 말에 좋아하던 검은 초콜렛도 싫어질 만큼 마음이 괴로워진다.



학교에서 돌아온 얀별이 마음은 좋지 않다.

친구들에게 놀림 받을 걱정에 마음이 아프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동생이 괜히 미워진다.

새엄마 마음이 아플까봐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아빠와 할머니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동생이 쓸 침대 위에 올려진 얀별이 인형을 휙~가져와서는

울먹거리는걸로 하고싶은 말을 대신하는 얀별이다.





새엄마는 얀별이가 걱정되어 얀별이 곁으로 온다.

그리고 서툰 한국어로 얀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얀별이는 그런 새엄마의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진다.

책을 읽어주는 새엄마의 배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느낌이 전해지고, 얀별이는 동생의 움직임이라는

말을 엄마로 부터 전해듣게 된다.

나와 피부색은 달라도 동생의 존재는 얀별이에게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속상해 있을 얀별이 걱정에 할머니가 건네주신 마법의 초콜릿.

얀별이는 초콜릿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려본다.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얀별이는 초콜릿을 들고 아빠에게로 간다.

우는 자신을 보면서 속생해 하던 아빠에게도 초콜릿 한 조각을 건네준다.

아빠는 얀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쏙 빠져있는 얀별이의 얼굴을 그려준다.


이 책과 마주하면서 나 자신부터도 '틀림'과 '다름' 사이에서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나와 생김새가 다르다고 해서 다른 눈길로 쳐다보고 편견을 갖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책 속 주인공인 얀별이는 동생이 태어나서 좋지만 동생의 얼굴이 검은색이라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두렵고 속상하다.

마음씨 따뜻한 새엄마의 나라도 궁금하고 그 곳에 산다는 코끼리 등에도 타보고 싶었던 얀별이지만 마음이 속상한건

어쩔 수 없나보다.

책을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주면서 내 아이는 '다르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 일 수 있는 지혜로운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보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활짝 웃고 있는 얀별이 가족은 정말 멋진 것 같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책을 읽고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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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 그림책 도서관
줄리엣 불라르 글.그림, 예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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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

 

 

3월이 되고 아이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아이도 엄마도 마음이 쓰이는 시간을 지나고 나면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으로 무뎌지기도 하지만_

 

 

[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는 다섯살이 된 책 속 오랑이가 유치원을 가게 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다섯살 아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니가 되어

유치원에 간다고 한다. 하지만 유치원에는 낯선 친구들이 많고

선생님은 예쁘지만 쉬 하고 싶단 말을 하기엔 부끄럽다고...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었는데 직접 마주하니 아이의 지금 상황과 딱 맞아서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속 표지의 오랑이는 한결 가벼워 보이는 표정이다.

예쁘게 가방을 메고 손을 흔드는 모습은

매일 아침 내 아이의 모습과 오버랩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유치원에 간다는 것은,

조금은 무섭기도 하면서 설레기도 한 일과다.

 

"온종일 우리 오랑이만 생각할께."

 

아이에게도 이렇게 말해주었다.

"엄마가 겸이 유치원에 다녀오는 동안, 청소 해놓고 빨래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쉴때는 겸이 생각 많이 할께."

 

방긋 웃는다. 녀석...^^ 책 속 오랑이처럼 예쁘게 웃어주었다.

 

 



 

 

유치원에 간 오랑이는 계단을 올라간다.

 

 



 

 

쉬가 마려우면 선생님에게 꼭 알려줘야한다고 오랑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실상은 바지에 쉬야를 자주 해서 온다.

역시 낯선 환경은 책 속 오랑이에게도 내 아이에게도

쉬운 것은 아닌가보다...

 

아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 오랑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도 나도

참 공감이 많이 되었다.

 

 



 

유치원에서는 친구들과 재미있는 그림도 그리고

선생님이 동화책도 읽어준다.

 

아이는 발레도 하고 소꿉놀이도 한다고 일러주었다^^

 


 

 

 

오랑이의 부모님이 유치원 수업을 마친 오랑이를 데려오는 모습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아이는 자기는 버스를 타고 온다는 말도 하고,

엄마가 예쁘게 머리를 묶고 기다렸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엄마, 유치원에 또 갈래요]

 

오랑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

더 많이 이해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장 좋은 책은, 내 아이에게 놓은 상황과 가장 비슷한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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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뿌의 분홍 리본 엉덩이 그림책 도서관
윤혜지 그림, 서정하 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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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뿌의 분홍 리본 엉덩이] 책은 동글동글 귀여운 하늘색 하마의 엉덩이가 참 익살스럽다.

커다란 엉덩이에 살포시 얹혀진 분홍 리본이 책의 제목과 딱 맞는 것 같은 느낌이다.

 

책의 표지를 보면서 제목을 읽어주니 아이가,

"엄마, 하뿌 엉덩이에 분홍색 리본이 있어." 하면서

제목과 책표지를 쉽게 이해했었다.

 



 

책을 읽는 내게도 아이에게도 하뿌의 모습은 참 귀엽다.

동글동글한 몸도 사랑스럽고 축 쳐진 눈썹도 동그란 눈도 이쁘다.

 

하지만 책 속의 하뿌란 하마 친구는 자신의 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울을 보면서 울먹울먹...^^

 



 

 

"나는 왜 이렇게 못생긴 걸까?"  하뿌 흉내를 내면서 읽어주니

"아니야~안 못 생겼어. 귀여워" 하는 딸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입도 크고 엉덩이도 너무 커다랗고

뒤뚱대는 모습이 정말 싫다고 말하는 하뿌...

 



 

하뿌에게는 언제나 당당하고 예쁜 토끼 친구 리띠가 있다.

리띠는 자신의 기다란 귀가 자랑스러워서

귀에다 분홍 리본을 커다랗고 달고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숲속에서 운동회가 열리고 리띠가 하뿌에게 함께 참여할 것을 권한다^^

 

하뿌는 뒤뚱거리는 생김새 때문에 비웃음 거리가 될까봐

운동회에 참여하지 않겠노라 말하지만,

우승 상품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꿀 열 단지와 치즈 백 조각이라는 말에

용기 내어 참여하기로 한다.

 

 


 

두명의 동물 친구들이 한 조가 되어 숲속에 흩어진 밤을 줍는 경기가 시작되고

입이 큰 하뿌는 큰 입 속에 밤을 주워 담는다.

 

하뿌처럼 "아~~~~"

 



 

리띠와 하뿌는 하뿌의 큰 입 덕분에

밤 줍기 경기에서 우승하게 되고 맛있는 치즈 백 조각을 선물로 받는다.

 

서서히 하늘색 귀여운 하뿌친구의 얼굴에 미소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두번째 경기는 풍선 많이 터뜨리기인데

하뿌의 커다란 엉덩이 덕분에 또 리띠와 하뿌가 우승한다.

꿀 열 단지를 선물로 받게되는 하뿌와 리띠...

그리고 부끄러워만 하던 엉덩이와 입이 자랑스러워 지는 하뿌...

 




리띠는 자신의 귀에 달고 다니던 분홍 리본을 하뿌의 엉덩이에 달아준다.

리띠 같은 밝은 친구가 있어서 하뿌의 마음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해보았다.



 

 

숲 속 운동회를 마치고 우승 상품으로 받게 된 맛있는 음식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하뿌와 리띠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부끄럽기만 하던 하뿌의 커다란 엉덩이는 이제 커다란 분홍 리본을 달고 다닐 만큼

자랑스러워졌다.

하뿌의 곁에 든든한 친구 리띠가 있어줘서 하뿌는 더 즐거워 보였고.

 

아이와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기 참 좋은 책이었다.

 

 


 

책의 끝에 분홍 리본이 붙어져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곳이 어디냐고 함께 붙여보자고 하니

어깨에 붙이고 싶단다.

자랑스러운 겸이 팔...^^ㅎㅎㅎ

 



 

책의 맨 끝에 보니 하뿌 노래를 배워볼 수 있도록

OR코드도 있었다.

 


 

 

요즘은 책 한 권을 구입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이렇게 노래와 영상으로 책 속 친구들을 만나니 더 반갑고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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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최경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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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매시간, 늙어 죽을 때까지 곁에 있는 게 청춘입니다.

그 사실을, 그 엄청난 사실을 믿으셔야 됩니다.

믿는 그날부터 달라집니다.

청춘을 멀리서 바라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청춘을 가지시겠습니다?

 

 

몇 줄의 글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고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외수 작가.

150만 팔로워가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쓰는 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이외수 작가와 가수 김태원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끝을 맺는다.

내가 아는 선에서 이외수 작가의 책은 몇 권 본 적이 있었고 김태원이라는 가수는 부활을 27년 동안 이끌어 온

외길을 가는 뮤지션이었다. 예능을 통해 더 친근하고 익숙해진 부분도 있었던.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작가와 음악을 잘 만들어내는 가수가 만나 제작된 TV속 영상들을 각색해 출간된 것이다.

방송을 보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전혀 다른 길을 살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만나 한 권의 책이 되었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꽤나 일었기에 급한 마음을 누르고 책을 마주했다.

 

 

두 사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어두운 과거, 힘든 시간을 거쳐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 얻게 된 깨달음은 지금의 그들을 더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들어 왔다.

예술가로 살기에는 너무 가난했던 이외수는 보름 정도 굶은 적도 있고 라면 하나로 일주일을 버틴 적도 있다고 한다.

극한 상황까지 간 적도 많았는데 그런 경험들이 쌓여 지금의 여유를 만들고 그가 쓴 글들을 만들어 냈다고.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이뤄가고 이뤄지고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 지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노력없이 저절로 되는 것은 없고 깨닫지 않으면 절대 이룰 수 없는 것임을 다시금 느꼈다.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의 그의 집을 찾아오고 페이스북에 달리는 엄청난 댓글들에도 진심을 담아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풀어나가는 그의 글 세상들에 음이 가고 힘을 얻게 되는 이유다.

 

검은 선글라스와 긴 머리, 생각보다 말을 잘한다고 느낀 건 나 뿐이었을까.

예능에서 특이한 매력을 뽐내는가 싶더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음악을 하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진심이 담긴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김태원, 부활을 27년 동안 이끌어 온 기타를 잘 치는 유명한 가수. 그의 깊이를 책을 통해 마주하기 전까지는 몰랐었다.

유년 시절 외톨이에다 마약과 자살시도, 중독이란 단어가 늘 따라다녔던 그의 지난 삶들은 흔들림 그 자체였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고 그의 음악을 사랑해주고 있지만 그에게도 어둡고 외로웠던 시간들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온다는 말처럼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행복이 찾아온다는 교과서적인 말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가족의 든든한 응원을 받아 장애를 가진 아이의 아버지로 가수로 힘을 내어 당당하게 마주 한 그의

하루가 정말 값지게 느껴졌다. 좌절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기란 쉽지 않으니까.

 

 

'청춘'이란 말은 가슴 설레게 하면서도 두렵기도 하다.

흔들리고 찢기고 아프고 그런 시간들이 지나면 때론 웃게 되는 날을 마주하기도 하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라고도 하고 아프지 않고는 행복의 의미를 절대 알 수 없다고도 한다.

아직도 누군가는 꽤나 긴 아픔 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행복이 주는 달콤함을 만끽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른아이인 채로 사는 나는 아직도 고민중이고 생각중이지만 말이다.

매시간 우리 곁에 있다는 김태원의 말처럼 청춘을 멀리서 바라보고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보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돌아가더라도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마음이 이끄는 길임은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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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파랑새 세계명작 7
정진 엮음, 이현주 그림, 안네 프랑크 원작 / 파랑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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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만난 책 [안네의 일기] 

단발머리 소녀였을 때 안네의 일기를 마주했을 때는 안네처럼 내게도 일기장이 친구처럼 따라다녔었던 것 같다.

십년이 훌쩍 지나 단발머리는 뽀글뽀글한 파마 머리가 되고 일기장은 내 곁에서 사라졌다.

다시 만난 [안네의 일기]는 오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익숙하다.

 

안네는 13살 생일 선물로 일기장을 받게 된 후 부터 일기를 썼다.

유대인 학살이 공공연하게 감행되던 시기에 안네는 일기장에 모든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소녀에게는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절칠하고 편안한 친구가 생긴 셈이었다.

 

일기장에 글을 써내려 간 소녀의 나이가 13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내용은 꽤 진지하고 아프고 외롭다.

아마도 갇힌 공간에서 독일군들의 눈을 피해 살아야 했던 아픔이 녹아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런지.

안네의 가족을 포함한 8명의 사람들은 건물 창고에서 갇힌 채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안네는 일기장에

일상을 기록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아픔을 참아내었다. 하지만 결국엔 비극이 찾아온다. 은신처가 발각이 되어 모두 함께 끌려가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진다.

안네는 얼마되지 않아 장티푸스에 걸려 영원히 세상을 떠난다.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세상을 향해 다가가지 못했던 소녀, 안네.

은신처에서의 생활이 소녀에게 얼마나 힘든 시간들이었는지 일기장을 읽다보면 문득문득 느껴진다. 건물 안에 갇혀있는 동안

밖에서 들리던 사람들의 소리와 총소리 등 위협의 흔적들은 늘 도사리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소녀는 일기장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외로움과 싸웠다. 자전거를 타고 햇살을 마음껏 바라보며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상상하던 안네는 인종 차별에 대해, 전쟁에 대해

자신만의 이야기로 말한다. 끔찍한 고통과 말로 할 수 없는 지독한 외로움은 13살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겁고 어려웠을 것 같다.

안네의 일기는 절망에 빠져 울기만 하는 일상이 아니라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짧은 생을 살다 간 안네와 소녀의 일기장 속 이야기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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