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짜증 나지? -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28
양지안 지음, 김다정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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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려고 그래."

 

우리 아이가 종종 하는 말이다.

요즘 특히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친구때문에 화가 나려고 했다고도 하고

친구들은 글자를 잘 아는데 자기는 몰라서 속상하다고 하기도 한다고.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다 믿고 받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이유를 설명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조건 짜증만 내고 화가 난다고 미운 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해주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만난 책 [왜 자꾸 짜증 나지?]

 

 

 

 

 

 

 

 

 

 

왜 자꾸 짜증 나지?

​스트레스를 푸를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생활동화

생활동화책은 아이와 읽다 보면 정말 공감이 많이 된다.​

​'맞아, 우리도 이런 경험이 있었지.'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책[왜 자꾸 짜증 나지]는 방학동안 미술 학원을 운영하는 바쁜 부모님을 대신 해

미술 전공을 하는 다영이의 친언니가 다영이와 같은 반 친구인 민규를 지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다영이와 민규가 함께 언니에게 미술 수업을 받게 되는데

민규는 가위질을 하면서도 색칠을 하면서도 짜증을 낸다.


 



 

 

 

민규는 열심히 했지만 다영이 보다 자신의 그림이 못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잔소리를 하고

짜증을 내게 된다. ​

수업을 지도하는 언니도, 수업을 같이 하는 다영이도 민규의 짜증에 지쳐간다.


 

참다못한 언니가 민규를 불러 세우고 왜 그렇게 짜증을 내는 거냐고 묻고,

민규는 코끼리가 잘 그려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언니는 민규에게 뭐든 처음부터 잘 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민규의 말을 들어주게 된다.

민규는 어릴 때 부터 엄마에게 뭐든 시작하면 잘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엄청 들어왔고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었던 것.

피아노도 잘 치고 책도 잘 읽는 민규가 그림을 시작했으니 그림까지 잘 그리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처럼 되질 않으니 짜증부터 냈던 것이다.

책 속의 민규처럼 내 아이도 그런 면이 있다.

함께 공주님을 색칠하다 보면 아이가 한 부분과 어른인 내가 한 부분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럴 때마다 제 풀에 기가 죽은 아이는 엄마는 잘하는데 자기는 못한다고 속상해 한다.

나는 내 아이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몫을 꿋꿋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아이가 내 마음대로 되질 않으니 어느새 나도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이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싶다가도 훅훅 올라오는 짜증,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

아이의 짜증에는 내면에 쌓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낯선 것에 두려움이 많고 예민한 편인 우리 딸, 민규처럼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풀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겠다 싶었다.

 

뭐든 잘하는 아이를 원하는 건 결국 부모의 욕심인데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내 아이도 짜증이 심한 아이로 변할까봐 조금은 두렵고 미안했다.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짜증이 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싶었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도 책과 함께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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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윤성근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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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에 앞서, 제목을 보고 있자니 나에게도 두렵고 가슴 떨렸던 '처음'의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스무살 대학생이라는 명찰을 새로 받아들고 부모님 곁을 떠나왔던 첫 객지생활, 고마운 사람을 하늘 나라로 떠나 보냈던 가슴 아팠던 첫 기억, 누군가에게내 마음을 내어줘야 생각했었던 첫 사랑, 명함을 받아들었던 첫 직장, 무섭고 두려웠지만 너무 예뻤던 내 아이를 안던 첫 순간.

잊고 있었구나 싶었다.

거창할 것 없이 소소한 일상을 살면서도 그렇게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처음'이 주는 가슴 떨림을.

책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은 헤밍웨이, 카프카, 제인 오스틴, 이상 등등 유명한 작가들의 책에 담긴 첫 문장에 대한 이야기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들 모두는 삶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예술가입니다. 소설과 다른 점은 생활하는 동안 첫 문장을 여러 번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등교, 첫 출근, 첫 연애, 첫 여행... 이 첫 순간에 우리들은 늘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선배 혹은 선생님,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첫 시작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소설가라면 어떨까요? 사는 곳이며 활동했던 시기, 처해진 상황이 저마다 달랐던 여러 소설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가 발견한 작고 투명한 앎의 순간들이 여러분에게도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이 바로 첫 시작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사실 나는 책을 볼 때, 첫 문장보다 제목을 많이 살피는 습관이 있다. 뭔가 내 상황에 맞는 듯한 제목이면 무조건 집어들고 보고 숨겨진 내 감성을 콕콕 찌르는 듯 하면 살펴본다. 물론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이라면 한 번은 쳐다보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첫 문장에 대한 책을 마주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의 첫 문장이 어떤지 살펴보았다. 한창훈 작가의 [나는 여기가 좋다] 책.

내가 살아온 바다를 배경으로 한 책이고 제목 또한 와닿았던 책, 내용은 나의 아버지를 떠오르게 하는지라 참 좋아하는 책이다. 그 책의 첫 문장은 '저쪽에는 좀 남았구나 싶던 붉은 기운이 순간 사라지자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이다.' 시작한다. 첫 문장에 대한 이해도 약하고 멋대로의 해석도 쉽지 않았던 나는 첫 문장을 의식하지 못한 채 책을 읽었는데 지나고 보니 '섬'을 떠올리게 하는 첫 문장이 주는 느낌이 상당했구나 싶다.

삶에는 마치 나병처럼 고독 속에서 서서히 영혼을 잠식하는 상처가 있다.

눈먼 부엉이/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책 속에서 처음 들어 본 작가지만 최고의 중동작가라 손꼽히는 사데크 헤다야트. 그의 첫 문장은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작가의 글들도 자신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에 빗대어 쓰여진 것이고 첫 문장 역시 그렇게 완성 된 것이지만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첫 문장 중에서 이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책 [눈먼 부엉이] 속에는 화가가 있다. 갤러리에 걸리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필통에 색칠을 해서 밥벌이로 살아가는 그런 화가. 그런 글을 쓴 작가의 상황도 화가와 비슷했다. 그러던 어느날 작가에게 국가에서 지급되는 장학금을 받고 공학을 배워 엔지니어가 되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살아온 곳과 다른 유럽의 기후, 예술가의 삶을 살던 그에게는 낯선 공학, 그리고 자살.

그런 일련의 경험들이 책 속의 '화가'를 만들어 냈고 염세적인 소설의 첫 문장을 완성했던 것이다.

책 [내가 사랑한 첫 문장]과 마주하고 나서 책을 읽는 즐거움 하나가 더 늘었다.

책을 마주할 때 제일 먼저 작가의 말, 작가의 글을 보는 습관은 그대로지만 책의 첫 문장을 스치듯 지나치지 않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수많은 '처음'이 작가에게는 새로운 책과 동시에 항상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싶었다.

앞으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첫 문장이 어떤 것인지도 잘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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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 어린이의 건강을 지키는 위생 이야기 그림책은 내 친구 40
크리스티나 립카-슈타르바워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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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건강을 지키는 위생 이야기

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유치원에서 배워 온 생활습관 덕분인지 손씻기에 열중인 우리딸.

'개인 위생'에 관한 책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었던 찰나 만나게 된 책[우리 집 욕실이 궁금해]​


 

책은 욕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언제 어떻게 씻을 것인지,

비누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목욕을 했는지 등등

욕실과 위생에 관한 이야기들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양이며 색깔이며 다양한 비누, 어떻게 하면 손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지

'바르게 손 씻는 방법'이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손바닥 뿐만 아니라 손톱 밑 까지 깨끗하게 씻는 방법을 책으로 보고 난 후,

아이는 집에 있는 비누로 구석구석 열심히 씻었다.

 

 

 

 

 

 

 

목욕은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선호하는 목욕법 부터 유럽의 계몽주의 시대에 사람들까지

여러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목욕법, 위생에 대한 생각 등을 설명해 두었다.

 

 

 


 

 

 

공중목욕탕을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설명되어 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몸을 씻어야 한다는 것 부터

탕 안에서 지켜야 할 규칙까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줄 수 있어 좋았다.

 

 

 

 


 

 

 

 

위생에서 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지만 정작 물이 낭비되는 걸 인지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책에는 물 낭비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아이가 손을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 비누로 손을 문지를 때 물을 잠그는 모습을 보면서

유치원에서 또 책 속에서 물을 아껴쓰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책에는 세계 물의 날, 세계 환경의 날, 세계 화장실의 날, 세계 손 씻기의 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의미있는 날들을 아이와 함께 기억하고

조금씩 실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 집 욕실히 궁금해] 책은 단순히 '욕실'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 것이 아니라

욕실과 관련된 위생 개념까지 설명해둔 책이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내용이 다방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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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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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사랑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을 만난 것 같다.

긴 세월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소중한 인연을 영원히 볼 수 없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하루 아침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특히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로 새로운 가족을 꾸려 살아가는 일상에서는 더욱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다.

하지만 책 [비포 아이 고]속의 주인공 데이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남편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어했던 여자, 하지만 온몸으로 전이 된 암 세포 앞에선 그런 상상들은 그저 '꿈'으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스물 셋, 그녀에게 유방암이 찾아왔다. 치료와 꾸준한 자기 관리로 그녀는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4년 후 다시 그녀에게 암이 찾아온다. 뇌로 폐로 온몸 구석구석...

그 사이 그녀는 사랑하는 잭이라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서로의 꿈을 향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과 현실은 그녀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녀는 참 유쾌하게도 자신이 떠나고 없을 때 남편과 함께 해 줄 미래의 그녀를 찾아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이기적인 나는 그런 현실 앞에서 내 걱정만 하기에도 부족할 것 같은데 데이지는 현명하고 명랑한 여자라 그런지 자기 대신 남편을 사랑해 줄 새로운 남편의 아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의사는 짧으면 4개월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남편이 졸업을 하면 가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다녀 올 계획을 세웠으며 수줍게 고백하는 남편의 아이를 낳고 싶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남편의 새로운 아내 찾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남편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몇 개월을 더 지내다 떠난다.

 

 

 

 

책의 말미에는 1년 뒤 남편이 기록한 그녀와의 이야기가 있다. 그녀는 남편에게 침대 밑에 양말을 모아두지 말라는 말을 남겼으나 그는 지키지 않는다. 열 켤레가 넘는 양말들이 뒤엉킨 침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자의 외로운 일상이 이어진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원치 않는 영원한 이별을 해야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으며 감히 알고 싶지도 않다.

가능하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슬픈 경험 없이 살아가면 좋겠다. 물론 나도.

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맞딱들였을 때 데이지처럼 처연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남편의 새 아내를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마 할 수 없을 것 같다. 데이지의 유쾌함 때문에, 고집스런 성격때문에 책의 내용이 너무 슬프고 무겁지는 않았다. 하지만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해야하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은 고스란히 묻어나 있는 책이다.

덥다고 짜증이 나는 여름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하는 고통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는 아픔이 담긴 책 한 권이라면 잠시나마 더위가 밉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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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통에 풍덩 이야기 별사탕 5
원유순 글, 김동영 그림 / 키다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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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갔다가 푸세식 화장실을 보고 깜짝 놀라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나 어릴적엔 푸세식 화장실이 흔했는데 요즘은 정갈한 양변기가 대부분이니 아이가 놀랄만도 하다 싶었다.

아직도 농촌에서는 집안에 있는 양변기 화장실 대신 집 밖에 푸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들이 종종 있는데 나도 편리함에 익숙해지다보니

이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똥통에 풍덩]은 1970~1980년대의 생활모습을 배경으로, 특히 푸세식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푸세식 화장실이었는데 고학년이 될 즈음 양변기가 들어선 화장실이 생겼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마지막 '국민학교 세대'였던 것.

책을 보면서 당시의 학교 모습과 지금의 학교는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지금과 다른 예전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보다 내가 더 흥미롭게 책장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환경미화 심사때문에 열심히 청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남자아이들은 교실 바닥을, 여자아이들은 유리창을 청소하기로 했는데 남자아이들이 청소는 하지 않고 교실 바닥에서 미끄럼을 타는 바람에 여자아이들이 잔뜩 화가 났다.

이윽고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남자아이들은 푸세식 화장실을 청소하는 벌을 받는다.

여자아이들의 고자질 때문에 냄새나는 푸세식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됐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친구들을 골탕먹이기로 결심한다.

 

 

 

긴 막대 끝을 똥 무더기 속으로 집어넣어 한 사람당 하나씩 들고 여자화장실 문안에서 기다리는 아이들.

누군가가 화장실 문을 열자, 아이는 막대기를 힘껏 들이미는데...같은 반 여자친구들이 아니라 공주처럼 예쁜 일학년 선생님이었던 것.

선생님도 놀라고 골탕먹이기로 했던 아이도 놀라 도망을 가다 새로 산 운동화가 푸세식 화장실 속으로 빠져버리게 된다.

놀라고 서러운 마음에 아이는 엉엉 운다.

아이의 파란 새 운동화는 담임선생님과 일학년 선생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건져내고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앞으로 내 아이가 다니게 될 학교의 모습은 책 속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

지금 학교는 삐걱거리던 나무의자 대신 깔끔하고 튼튼한 의자에, 푸세식 화장실이 아닌 양변기가 줄을 맞춰 들어선 화장실, 수돗가도 펌프질이 아닌 꼭지만 돌리면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 콸콸 쏟아져나온다. 나도 펌프질 세대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건 사람의 모습 뿐만이 아닌가보다.

 

 

 

[똥통에 풍덩] 책을 읽으면서 지금과 달라진 예전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이 편리한 점은 분명 있지만 그렇다고 오래된 것이 꼭 불편하고 나쁜 것만은 아니니 아이에게도 '나 어릴적' 모습을 설명해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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