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좋다는 우리 딸아이와 읽고 싶었던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책표지에 익살스런 표정의 돼지가 책을 찢어서
뒷처리를 하려는 모습이
참 귀엽게
느껴진다.
'돼지는 왜 책으로 똥을
닦지?'
책의 줄거리를 대충 요약해보자면,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의 주인공인 꼬마돼지
레옹은 책으로 똥을 닦는다.
이웃 곰아저씨는 책을 베고 누워 있고
개구리들은 세워 놓은 책을 펄쩍 펄쩍 뛰며 놀이를 즐긴다.
마을 사람들은 책을 가까이 하고
있지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어느 날, 망원경 수리점 부엉 할아버지 댁에
들른 레옹은 친구 샤샤에게 수리가 끝난 망원경을 갖다주러 가게 된다.
샤샤 대신 망원경을 시장님 방에 갖다 주기
위해 집안 여기저리 헤매던 레옹은
'비밀의 방'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모습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레옹이 보게 된 놀라운 모습은 책을 읽는 시장님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책으로 똥을 닦는 것만 알고 지내던 레옹에게
책을 읽고 책 내용에 빠져 소리내어 웃던 시장님의 모습은 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레옹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책 사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들고 열심히 읽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된 레옹은 마을
사람들에게도
그들이 잊고 지낸 '책 사용법'에 대해 알려주기로 마음
먹는다.
마을에서 책 사용법 대회가 의무적으로 열리던 날,
레옹은 용기를 내어 마을 사람들 앞에 선다.
그리고 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직접 보여준다.
책을 들고 똥을 닦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려가자
마을 사람들은 웃기도, 훌쩍이기도 하고, 마음을 졸이기도 하면서
책에 푹 빠진다.
레옹이 책을 읽어준 다음 날 부터 버드나무 마을 사람들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 같이 같은 공간에 모여 책을 보는 행복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책을 읽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똑똑해지기 위해 책을 읽는 다는 우리 딸의 말도 맞고,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벗의 이야기도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책으로 똥을 닦았던 돼지 레옹과 버드나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책을 더 좋아하고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이지만
이야기 나눠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가 책을 사용하는 가장 큰 방법을 책 속에서 알게 됐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