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의 선물
김소연 옮김, 다니구치 지로 그림, 우쓰미 류이치로 글 / 샘터사 / 2005년 7월
절판


매년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한테 주고 싶은 선물이 이 <느티나무의 선물>이란 책이다. 다니구치 지로가 우쓰미 류이치로의 단편 소설을 만화란 매체로 다시 그린 작품인데, 한편 한편의 단편이 잔잔하게 가슴을 쓸어내리는 묵직한 무엇인가가 있다. 매년 5월쯤에 이렇게 몇권씩 주문하고 선생님께 드려야지하고 결심하지만, 선생님들이 만화에 대한 편견이 워낙 심하다보니 올해도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비닐도 뜯기지 않은 채 책꽂이에 덩그런히 꽂혀있다. 사람마다의 재능이 다 다를걸, 그래서 자신을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의 선택도 매체마다 다 다르다는 것을..왜 편견의 눈으로 책을 구분하고 나누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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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품절


저기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가 깔아뭉갠 책이 뭐냐구요?
바로 아이들 그림책 <우체국 슈발>입니다. 갑자기 왜 추리소설과 어울리지 않는 어린이그림책이 등장이냐고요?
궁금하시죠!

이 책의 이렇게 시작됩니다.
"남프랑스의 오트리브라는 마을에 '슈발의 궁전'이라 불리는 기묘한 건축물이 있다. 간나한 우편 배달부에 불과했던 페르디낭 슈발이라는 남자가 34년의 시간을 들여 1922년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완성한 理想의 궁전이다"라고.

시마다 소지가 자신의 추리소설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를 끌고 나가기 위하여 첫장에서 강의한 슈발의 꿈의 궁전이며 그림책 <우체국 슈발>의 한 장면입니다. 이 그림책은 시미다 소지의 책보다 일본에서 늦게 발간되었으니깐, 아마도 이 그림책의 저자가 이 시마다 소지의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를 읽고 그림책을 만든 것이 아닐까......하고 혼자 상상했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니 참조하지 마세요. 하하핫!

실제를 보지 않고 사진으로 봤을땐 징그럽기까지 합니다. 기형적인 모습이라서 더욱더. 실제는 웅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슈발이 묻힌"끝없는 정적과 휴식의 무덤"으로 불리는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이 양반이 살아서는 가난하고 광인으로 불렸지만 죽어 묻힌 곳은 궁전이군요.
전 시마다 소지의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그저 그랬어요. 설정도 그렇고 해결도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마나 건진 것은 시마다 소지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지식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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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구판절판


표지속의 윌리와 저 누가 더 이뻐요?

끄응! 윌리라고요!

윌리, 너 가만두지 않을테다! 왜 다들 너만 좋아하냐고? 카멜라 아줌마, 조지나 그리고 토비까지!

사실 이 책의 광고문구에 혹해.."30초마다 키득거리게 만드는 올해의 최고의 가족소설"이라나 뭐라나. 덜커덩 구입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지 가슴 아픈 성장소설이었다. 빙신같은 아빠는 두 남매를 엄마한테 남겨두고 떠나고 남겨진 식구는 좁고 낡은 고물자동차에서 집을 얻을 돈을 마련할 때까지 하루하루를 견뎌내야만 한다.친구들의 멸시, 고물자동차에서의 지옥같은 생활을 견디다 못해 조지나는 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사례금을 두둑히 타낼 수 있는 개를 훔친다. 최근에 읽은 성장소설 책중에서 가장 마음 저리게 읽은 책이다. 조지나가 윌리라는 개를 훔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카멜라 아줌마에게 개를 갖다주기까지의 이야기가 밝게 그려졌지만, 책의 이면 속에 숨겨진, 세상살이가 힘겹고 지친 구슬픈 시선을 가진 소녀가 나오는 흑백영화같은 성장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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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가출
노나미 아사 지음, 박승애 옮김 / 뮤진트리 / 2008년 12월
품절


헉! 엄마가 가출했다고요!
(우리의 야옹양 놀라서 꼬리까지 올라가는군요!)

노나미 아사는 <얼어붙은 송곳니>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한 작가였다. 나름 괜찮은, 성격이 건조한 나와 딱 궁합이 맞는 소설이어서 그녀의 여형사 캐릭터, 오토미치 다카코라는 여형사가 나오는 시리즈에 관심을 가졌더랬다. 왜, 책이 빨랑빨랑 안나오는거야 도.대.체. 궁시렁궁시렁 쫑알쫑알거리면서..........

올해 뮛 바람이 불었는지 그녀의 두 권의 신간이 연달아 출간되었다는 것을 다른 님들의 페이퍼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음하하핫, 드디어 다카코형사 시리즈가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아이고 맙소사! 엉뚱한 책들만 나왔네. 이게 뭐야, 왜 이렇게 날 실망시키는거냐고! 그래도 흡족한 아사여사니깐 읽어보자는 마음에 <6월19일의 신부>를 살까하다가 여행이야기라길래 이 책 먼저 구입했다.

참, 괜찮은, 기대했던대로 실망시키지 않았던 단편소설이었다. 내 나이 또래가 경험했을 법한 아줌마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봐봐, 집에 성실한, 내 남편, 내새끼밖에 모르는 여자들도 어떨 때는 집에서 나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고 로망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이 책의 구성은, 우리 야옹양이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각 단편의 첫장에 이야기가 펼쳐질 무대인 일본의 위치와 지명이 있고 12명의 아줌마들의 이야기가 있다. 각각의 단편 속의 아줌마들의 옹알이는 내 이야기일 수도 또는 주변 엄마들 이야기일 수 있어서 공감 만땅이다. 아사여사가 이렇게 묘사력이 좋은가 싶을 정도의 멋진 글귀에 또 한번 떡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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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 -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김한영 옮김, 이인식 해설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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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딘 쿤츠의 <남편>을 읽어보셨습니까? 쟝르 소설 매니아라면 읽어봤거나 관심목록에 집어 넣었을 법한 스릴러 소설인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인 다가 온 소설은 아니었다.  미국 작가들의 영화제작을 염두한 비쥬얼적인 글쓰기를 싫어하고, 딘쿤츠의 <남편> 또한 그런 경향에서 예외는 아니어서, 솔직히 <남편>에 대한 예찬은 호들갑스러운 평가 혹은 베스트셀러 작가에 대한 예의상 띄어주기 위한 주례비평의 본보기정도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을 읽지 않았더라면 딘 쿤츠의 <남편>은  내 뇌리 속에 계속해서 후진 소설쯤으로 치부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읽은 양육서(혹은 육아서)가 일반통행처럼 양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반해, 매트 리들리는 <본성과 양육>에서 본성에 초점을 맞추고 본성에 맞는 양육을 통해 각 개인의 본성이 강화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의 타고난 본성에 대한 성장론은 딘 쿤츠의 <남편>에서 제시된 인물유형을 상기시켰는데,  딘쿤츠는 그의 작품 <남편>에서 스키너식(예를 들어 자기에게 아이를 맡기면 부모가 원하는 아이 즉 변호사로, 의사로, 판사로, 거지로 양육할 수 있다는)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부모와 그런 부모 밑에서 성장한 아이들 중 다 자라 성인된 두 아들을 통해 본성과 양육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스키너식의 양육을 고집하는 부모밑에서 자란 큰 아들은 부모가 원하는 모습의 아들로 성장하고 이 책의 주인공 밋치는 스키너식의 부모밑에서 성장한 것에 넌덜머리를 내며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하여 부모와 거의 교류없이 지낸다. 사건은 밋치의 부인인 홀리가 납치돼, 부모의 양육대로 자란 큰 아들과  밋치가 얽혀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밋치의 본성이 그런 부모밑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올바른지를 보여주는, 혹은 본성이 그 부모의 양육과는 별개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경우에는 무자비한 스키너식의 양육은 개인개인의 특질인 dna 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한마디로 딘쿤츠는 작가 자신이 본성대 양육 논쟁을 아는지 모르는지간에 <남편>이란 스릴러 소설을 통해 양육론보다는 본성에 손을 들어 주었다라고 할 수 있다.  

매트 리들리에 따르면 본성대 양육에 대한 논쟁은 프랜시스 골턴의 "1874년 책 <영국의 과학자: 그들의 본성과 양육>을 발표하고 나서부터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과학적 천재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결론을 되풀이했다. 본성과 양육인 Nature and Nurture라는 그 유명한 두운법이 탄생한 것도 이 책(110p)"  이였다.되었다. 그의 주장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반발을 일으켜 본성과 양육의 논쟁에 근거가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우생학의 토대가 되기도 하였다. 후에 스키너같은 행동심리학자들의 실험에 의해 본성보다 양육(즉 환경)이 더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초기 본성에 대한 골턴의 주장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어 보인다. 매트 리들리는 골턴의 주장에 따라 이 책 초반에서 본성을 강조한다. 그는 떨어져 산 일란성 쌍둥이의 예를 들어 환경보다는 유전적인 요소가 성격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한다.  아기 때 떨어져 산 일란성 쌍생아를 추적하여 성인이 되어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들을 살펴본 결과 한번도 만나적이 없던 그들 사이에 유사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혼경력이라든가 개를 기른다든지 또는 개의 이름까지도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환경에서 양육된 쌍생아들의 공통분모인 유전적 요소가 그들의 현재의 환경을 유사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실례로 들어 본성을 강조하는 식이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아이의 본성에 따라 양육한다고 한다. 여자아이는 여자아이의 본성에 따라 인형을, 그리고 남자 아이는 남자 아이의 본성에 따라 자동차나 기차를 사주며 아이의 본성에 맞게 양육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얼핏 매트 리들리가 본성만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매트 리들리가 이처럼 이 책 에 초중반에 본성을 역설한 것은 어쩌면 아직까지도 현재 양육서가 프로이드의 이론과 스키너같은 행동심리학자들에 의해 양육(환경)에 의해 성장이 결정된다는 이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육아서의 대부분은 양육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 대부분이었다.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트러블로 인한 개선등등 그 아이가 타고난 본성을 믿어라라는 양육서는 아직까지 이 책 이외에는 읽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매트 리들리가 본성 그 자체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 원제목처럼 그는 양육을 통한 본성 강화nature ia nurture의 입장이다. 그에게 본성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유전자는 양육의 중개인이며(138p), 본성은 양육을 압도하지 않고, 양육과 경쟁하지 않는다. 둘은 본성 대 양육의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 아니다(139p)라고 보기 때문이다. 

부모의 적극적인 양육으로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환상은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리들리에게 말 그대로 억지에 불과해 보인다. 아이는 부모 맘대로 할 수 있는 인형같은 존재가 아니다. 부모가 쥐고 흔들 수 있는 시기도 어린시절이나 가능하다. 아이가 자신의 파워을 얻는 순간, 딘 쿤츠의 소설 <남편>의 밋치처럼 알에서 깨어나온다. 아이들에겐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보다 더 강하게 그 전 시대부터 축적되고 누적되어 온 dna가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유전자는 때에 따라선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존재들인 것이다.    

매트 리들리가 이 책에서 본성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좋은 부모(환경,양육)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는 양육을 통해 본성을 강화할 뿐이지, 남녀차이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그들은 성적 전형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가진 성향에 반응(352p)하기 때문이다. 단지 양육은 어린 원숭이실험에서 보여준 것처럼 우유를 주는 철로 만들어진 어미 원숭이보다 우유는 주지 않지만 푹신푹신하고 따스한 모형 어미 원숭이한테 매달려있는 것처럼 양육은 안정적인 보금자리 역활을 하는 것이다. 매트 리들리의 양육을 통한 본성강화라는 주장은 열손가락이 다 다르듯이, 한 배에서 난 자식도 다 다르다라는 우리의 속담과 어딘지 비슷하다 . 그리고 그의 양육을 통한 본성강화는 그가 책의 말미에서 말하는 모든 유전자가 환경에 반응하는 감수성의 축도라는 것, 생명체를 유연하게 만드는 수단이라는 것, 경험의 하인이라는 것을 보여주(389p)는 것인지도 모른다.    

덧: 이 책에는 매트 리들리는 양육을 통한 본능 강화라는 주장을 위해 많은 예를 드는데, 그 중 흥미로운 것이 있다. 언어 습득에 대한 것인데, 언어의 독특한 특징 그러니깐 억양이나 말투같은 것을 그 나라 사람처럼 습득할 수 있는 시기는 사춘기 이전이라고 한다. 그는 헨리 키신저의 예를 들면서 키신저가 한살 아래인 동생과 함께 미국에 와서 똑같은 시기에 언어를 습득할 때 키신저는 미국식 액센트를 습득하지 못한 반면에, 한살 아래인 동생은 미국식 액센트를 구사했다고 한다. 두 형제의 언어 습득 차이에 대해 그는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의 특정적인 시기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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