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기념회

아줌마다운 용기와 주책을 무기로 파란여우님께 꼭 뵙고 싶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는 만용을 부렸다. 몇년 동안 개인적으로 난 파란여우님의 깊고 넓은 글에 대한 선망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또 한편으론 딱 부러지는 그 분의 까칠함에 두려움 또한 가지고 있었다. 리뷰에서  우러나오는 단단한 힘과 냉철함이 그 분의 이미지를 대신하였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고나 할까나. 여하튼 막강한 아줌마다운 친화력이 무기인 나에게도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아우라를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파란여우님에 대한 일상적인 소식은 평소 아영엄마님댁에 놀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파란여우님은 어떻게 지내세요? 라는 지나가는 말로 우회적으로 묻고 했다. 그러던 차에 들려온 파란 여우님의 서평모음집 소식, 아싸!  정말 좋은 기회가 싶었다.  파란여우님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 말이다. 출판기념회에 어떻해든 참석하고 싶었다. 내 비록 밤낮으로 애들한테 잡혀있는 몸이지만 여우님을 만날 수 있다면! 밤이곤 낮이곤 상관 없이 가 뵙고 싶었다. 그래서 여우님께 뵙고 싶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고 그 소원은 이루어졌으니.... 애들한테는 아빠 금방 올 거니깐 아무한테도 문열어주지 말라고 단단히 이르고, 애아빠에게는 아는 언니를 잠깐 만나러 간다고 뻥치고 나와 인사동으로 고고~~씽~~~~ 우히히, 이게 몇 년만에 나오는 종로의 밤거리더냐.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지만 근 몇 년만에 종로의 밤거리를 걸으니 들썩거리는 묘한 기분이 드는 것 또한 사실. 인사동 근처의 꽃집에 들러 장미를 살까 이리저리 한참을 구경하는데 강렬한 보라색꽃이 보여 이게 뭐에요?라고 물으니 천일홍이라고. 꽃집여인네가 이 꽃은 천일동안 색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천일홍라고 한다고 했다. 천일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장미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천일홍으로 낙찰!꽝! 한아름의 꽃을 들고 모임 장소로 가자니 갑자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거라. 아씨, 난 알라딘에는 아는 분이 없어서 뻘줌할텐데, 괜히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엇다. 그래도 파란여우님 한번 뵙고 싶다는 열망에 구석에 쳐 박혀 있더라도 만나 뵙자! 하는 용기가 들더라. 모임 장소인 가게안을 들어가니 벌써 파란 여우님과 알라딘 파워 블러거님들이 와 계셨고, 파란 여우님 뵌 순간, 삐리링 나 놀랬다는 거 아니니! 내 머리 속에 박혀 있는 깐깐한 이미지의 여우님은 어디 가시고 연약하시고 이웃집 아줌마같은 넉살 좋은 인자하신 분이 파란 여우님이시라는 말에 허거덕.   


이 사진속의 파란여우님 깐깐해 보이죠! 전혀, 네버 아니랍니다. 실물은 더 인자하세요. 글구 말씀도 차분하시니 글에서 보여준 여우님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여서 깜놀했답니다. 저는 깐깐한 분 찾으면 되겟지 싶어 파란여우님 앞에 계셨는데, 파란여우님 두리번 거리며 찾았어요.

딸기님이 옆에서 사진 찍으라고 부추키셨는데, 애아빠한테 나 아는 언니 잠깐 만나러 가! 라고 해놓고 저기 갔다는 사실이 뽀록이라도 나면 어쩌라 싶어서 극구 사양 모드. 여러 매체에서 오셔서 취재하셨고 나중에 조중동은 왜 안 왔는지 궁금해 한겨레 기자분께 여쭈어 보았더니, 파란여우님과 블러거님들이 거절하셨다고 들었다. 그럼 그렇지! 워낙 알라딘이 진보성향이어서 조중동기자들을 초대할리가 없겠지 싶엇다. 알라딘에 친분 있는 분이 없어 나는 휘모리님 옆에 착 달라 붙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음식이 나와 간만에 고급 음식을 먹어보았다는. 단지 가무는 싫어해도 음주를 좋아해 내가 그 곳을 빠져 나올 때까지 맥주 한잔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는. 주말 전날인데 어쩜 그렇게들 술 한잔 안 하시는지. 맥주 한잔이 굴뚝 같았던 내 맘도 몰라주시고 흑.

한겨레 기사 보니 장정일때문에 통했다, 라는 문구를 발견했는데 사실 내가 그런식으로 말했다기 보다는 제가 장정일을 좋아하다보니 파란여우님이 96년에 쓴 장정일의 공부 리뷰 인상적이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장정일은 내 오랜 책연인이다 보니 파란여우님의 그 때 그 리뷰에 눈도장을 찍었고 그 이후 파란여우님의 독서항해를 뒤따라가며 모험을 즐겼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엔 좀 버거웠지만. 기자님들의 쏟아지는 질문과 파란여우님의 조리 있는 대답. 끊임없는 질문에 아마도 파란여우님은 말씀하시느냐고 음식도 별로 못 드시지 않았나 싶다. 여우님, 많이 못 드셨죠?  

여우님은 출판 기념회에 약간 불만을 드러내셨지만 그래도 나에겐 올해 최고의 즐거웠던 모임이었다. 파란여우님이야말로 지난 몇 년동안 나의 책연인이었고 선배였기 때문에 그 분의 말씀 하나하나가 정겨웠고 흥이 나지 않을 수 없었던거라. 요즘 내가 책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와중에 파란여우님의 책출간은 한 알의 자극제가 되어 주었다. 이런 저런 책 이야기가 오가는, 그 분위기를 오래동안 즐기고 싶었지만, 가방 속에는 끊임없이 나를 찾는 핸폰이 울려 드뎌 올것이 왔구나! 싶어 아쉽지만 나만 10시 넘어 자리를 떠야했다. 황급히 나오는 바람에 파란여우님과 다른 블러거분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왔다. 이 자리를 빌어, 파란여우님 그리고 블러거님들 즐거웠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파란 여우님, 그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다음 12월 12일에 다시 한번 더 뵙겠습니다. 아, 이번엔 애아빠한테 무슨 핑계를 되야하나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12-08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랩이 참 괜찮은 음악일 수 있다는 것을 요즘 아들애하고 들으면서 알았다. 락이나 팝세대인 난  80년대 후반에 새로운 음악쟝르로 등장한 랩음악에 익숙하지 않아 좀처럼 내 귀를 끼여맞추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 음악을 듣지 않았다.  

루헤인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가 은근슬쩍 등장인물들을 통해 내뱉는 말, 랩은 쓰레기 음악이나 마찬가지야라는 말에 수긍하고 동감했는데, 요즘 음악의 주류가 랩이다보니 그런대로 귀에 익기 시작한다. 하기사 이제 랩역사가 근 20년이다. 익숙할 만도 하지 않겠니. 여하튼 뭐 새롭게 랩음악을 들으면서 영어야 운율적이라서 랩이 잘 어울리지만 우리 나라말은 (번역도 그런 문제제기를 많이 하지만) 랩이 참 안 어울리는 산문 언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또 그러한 내 편견이 글러먹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21이나 브아걸의 파워풀한 걸의 랩이 맘에 들고 아웃사이더는 내 생각을 비웃듯 피에로의 눈물 전체를 랩으로 올렸다.  

은근 괜찮다. 아니 걍 괜찮다라고 해야하나. 이거야 말로 편견타파가 아니고 뭐냐! 우리 나라 노래도 이제 랩이 잘 어울린다고 하고 싶어진다. 영어처럼 리듬미컬하기 보다는 약간 껄끄럽긴 하지만 아웃사이더의 노력에 경의를.... 그래도 가사 참조는 필수 하하하.

옛날 꽤나 아주 먼 옛날 옛적이야기
시골 조그만 마을
눈물이 없는 처녀가 살고있었지
가난했지만 항상 미소를 머금은
그녀는 아름다웠고 옆나라에 수많은
부자들과 남자들이 끝없이 청혼을했지만
모두가 거절을 당했고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사람은 가난하지만 성실한 청년 피에로
어느 날 그가 찾아와서 청혼을 했어
그녀는 승낙을했고
그 뒤로 그 뒤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데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바늘에 손이 찔렷어
한번도 울지않았던 아내가 눈물을 흘렸어
그런데 다르게 눈물이 다이아몬드로 변해버렸어
어 그래
믿기지 않은 상황
그때부터 피에론 아내를 때렷어
다이아몬드를 얻었고
흥청망청 다이아몬드를 다 써버렸지
그리곤 다이아몬드가 다 떨어지면
집으로 돌아와 아내를 때렸어
그녀의 가슴에 상처를 새겼어 
두눈 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거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
애타게 너를 찾는데
그렇게 한달이지나 두달이지나 몇년이 흘럿어
다 써버린 다이아몬드를 가지로
집으로 돌아온 날도 술에 취해
아내를 불럿어
그손에 쥔 새빨간 다이아몬드를 보고는
피에론 깜짝 놀랏지
아내의 손에서 빛나는 커다란 다이아몬드에
마냥 기분이 좋앗지
뜨겁게 사랑했던 자신의 피보다 새빨간
그 다이아몬드의 의미를 몰랏지
굳센 사내를 위한 아내의 마지막선물
그리곤 그녀는 목숨을 끊엇지
빨갛게 물드는 양탄자는
활활 타오르던 두 사람의 사랑보다
진하게 바닥을 수놓았어
목놓아서 울어봤자 그녀를 영원히 볼수없어
피에론 자신의 잘못을 깨달앗지만 이미늦엇어
그녀는 떠나갓어
그 뒤로 피에론 자신의 얼굴에
분장을할때 눈물을 그려넣고는
미친듯이 웃었어
슬픔을 잊으려 애써 춤을춰봐도
불타는 지나간 사랑의 후회만큼
미소만큼 더
두눈 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거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
애타게 너를 찾는데
(왜그랫을까 그땐 왜그랫을까)
(대체 왜그랫을까 나는 왜그랫을까)
돌이킬수 없다는걸 알아
이미 지나간 시간을 붙잡을수 없다는걸 알아
떠나간 그녀를 추억하면 그냥살아
꿈에서 그녀가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두번다시는 너를 놓지 않을께
다짐햇지 텅빈 집안 구석 너의 향기로 가득한데
아득해져만 가는 너의 아름다운 미소
다투기도 햇지 눈물에 감추기도 햇지
두눈을 마주친채 바보같이
밤새도록 바라보기만 햇지
왜 그랫을까 그땐 왜그랫을까
가진것 없어도 난 너만 있으면 행복햇는데
대체 왜그랫을까 나는 왜변햇을까
영원히 변치않을꺼라는 약속 계속햇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게는 말도못하고
얼마나 많이 아파햇을까 아무런 힘도없는
그녀를 때리며 웃고있던 나를 영원히 저주할께
용서 하지마 나 제발 부탁할께 눈물흘리지마
두눈 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거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
애타게 너를 찾는데 
두눈 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거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
애타게 너를 찾는데

내가 랩에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딸애가 이 책 읽어달라고 가져와 읽어 주고 있는데 옆에서 가만히 듣던 우리 아들이 엄마, 나 이거 랩으로 할 수 있을 거 같아! 이러면서 수줍많은 녀석이 정말로 으로 이 글을 읽었다능~~~
두 놈이 나보고도 랩스탈로 읽어보라고 하는데, 도저히 못 하겠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공 한줌

이런 얘기를 들었어. 엄마가 깜박 잠이 든 사이 아기는 어떻게 올
라갔는지 난간 위에서 놀고 있었대. 아기가 모르는 난간 밖은 허공이
었지. 잠에서 깨어난 엄마는 난간의 아기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이
름을 부르려 해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 아가, 조금만, 조금만 기다
려, 엄마는 숨을 죽이며 아기에게로 한 걸음 다가갔어. 그리고는 온
몸의 힘을 모아 아기를 끌어안았어. 그런데 아기를 향해 내뻗은 두
손에 잡힌 것은 허공 한줌뿐이었지. 그 순간 엄마는 숨이 멈춰버렸
어. 다행히 아기는 엄마 쪽으로 굴러 떨어졌지. 죽은 엄마는 꿈에서
깬 듯 우는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달렸어.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
각말고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을 그치
고 아기는 잠이 들었어. 죽은 엄마는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아
랫목에 눕혔어. 아기를 토닥거리면서 그 옆에 누운 엄마는 그 후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어. 죽은 엄마는 그제서야 마음놓고 죽을 수 있
었던 거야.
이건 그냥 만들어낸 얘기가 아닐지 몰라.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나는 비어 있는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어. 텅 비어 있을 때에도
그것은 꽉 차 있곤 했지. 수없이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그날 밤
참으로 많은 걸 놓아주었어. 허공 한줌까지도 허공에 돌려주려는 듯
말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10-06-07 09:53   좋아요 0 | URL
추천해요. 기억의 집님,
허공한줌....가슴이 텅비도록 시리고 투명해요.

기억의집 2010-06-07 11:15   좋아요 0 | URL
나희덕의 시가 가슴을 시리게 하지요. 전 산문집도 읽었는데, 좀 어렵더라구요. 에세이를 리와인드해서 읽은 사람은 나희덕이 첨이었어요.
 
너도 보이니? 6 - 어느 무시무시한 밤에 달리 지식 그림책 6
월터 윅 지음 / 달리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 전에 희망으로님하고 삼성역의 반디앤루니스 둘러보다가 악~~~발견했다. 월터 윅의 <너도 보이니?> 최근 시리즈!!! 사실 딸애가 이 책 시리즈를 너무 좋아해 반갑긴 한데, 구입하고 나서 같이 찾자고 시달릴께 뻔하지만...... 안 사줄 수 없는 상황. 새끼들이 좋아한다는데 어쩔거여! 오프 서점에서도 잠깐 보고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  책 받은 날 늦은 저녁, 아이들하고 숨은 그림 찾다보니 scarry scarry night이라는 제목과 달리,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 떠오르면서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묘한 기분. 이 뭐꼬, 이 유쾌하면서 발랄한 기분은.









 

사진사가 후져서 이렇게 후지게 나왔지, 사실 너무 이쁜 매력적인 장면으로 넘쳐난다.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면서 빈틈없이 만들었지! 저 작은 소품의 조명은 왜 그리 멋들어진거야. 아, 월터 윅의 소품 다루는 솜씨와 장면 연출은 나날히 진보하는구나! 장면마다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의 악몽>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니고(씽긋) <어둔 밤 숲속>이라는 전래동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어둔 밤 숲속에서>라는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아시는 분? 그 작품이 궁금해 며칠 동안 찾다가 지금 나가 떨어진 상태! 뭐 일단 <어둔 밤 숲속>이라는 작품은 제껴두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소품을 어떻게 만들었는가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소품들이 실제 크기보다 크게 보일 때까지 카메라 상을 확대시켜 시각적 표현을 극대화하였습니. 저 멀리 떨어진 언덕 위의 성에서 시작하여 성의 가장 높은 탑 안에서 끝나는 이야기의 확장 기법은 병의 라벨이 실제 크기보다 8배 이상 커지는 아주 작은 병에 초점을 맞춰 원래 크기였을 때는 보이지 않던 36개의 숨은 그림을 밝혀냅니다. 요술이 과학과 섞이고, 전설이 사실과 뒤섞이는 옛날이야기에서 가져 온 주제들은 친숙함 속에 낯설음을, 그리고 때때로 착시 현상까지 경험하게 되는 이 특별한 숨은 그림찾기 모험의 훌륭한 배경이 되어 줍니다. 하지만 예리한 눈을 가진 독자라면, 이 사냥을 끝마쳤을 때에는 어떤 사물들이 처음 비춰진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과 대부분의 사물들이 처음 보였던 것처럼 무섭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p38) 

사진기법을 몰라 무슨 말하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는 없지만, 아니 이 양반의 <물한방울>에서의 작가 후기도 현학적으로 써대서 어느 정도 젠체하는 성향을 알긴 알았지만, 여기 후기에서도 여전히 젠체하구나, 싶었다. 허나 , 무슨 말인지 100% 이해를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작품을 스텝진들하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소품들은 전문가의 손까지 거친 것이라는 것을,  대강 느낄  수는 있었다. 월터 윅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그리고 경외감을. 그리고 어린이독자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그가 일하는 과정에서 고심한 흔적을 말이다. 이런 작가의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나다는 것, 그게 바로 그림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난 그가 팔소매 걷어부치고 스텝진들하고 어떻게 소품을 만들고 배열하는 과정, 그리고 촬영하는 장면들이 왜 이렇게 떠 오르는걸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10-04-2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그린게 아니라 소품들이 군요. 오호! 넘 멋쪄서 갖고 싶다!아!

기억의집 2010-04-29 15:5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소장용으로 충분한 그림책이에요. 한페이지한페이지가 얼마나 멋진지... 서점가서 보고 와서 그날로 주문할 정도니깐요^^

scott 2010-04-2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즈라면 도대체 이책은 몇권이나! 큭 따님 넘 좋은 엄마 둔거 알까요. 추!천!

기억의집 2010-04-29 15:58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가 꽤 나왔는데 전 3권 가지고 있어요. 아이들이 이 사람 책 좋아하는데 그림 찾기 놀이그림책이다 보니 아이가 이 책 가져오면 거의 공포스러워요. 아들애는 뭐 그렇게 안 괴롭히는데 딸애가 절 무지막지 괴롭혀요. 어떨 때 이책 숨겨두기도 해요.^^
 
잘가, 나의 비밀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114
앤서니 브라운 그림, 그웬 스트라우스 글, 김혜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경우, 앤소니 브라운의 그림은 한 눈에 정이 가지 않는다. 차가운 정적, 똑부러질듯한 정갈한 라인, 책 속에 갇혀 있는 프레임과 풍부한 색감임에도 불구하고 색에 스며든 외로움에 움찔 놀라 그의 그림책을 펼쳐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마다 싸한 가슴을 쓸어 안곤 한다. 아, 역시 앤소니 브라운의 그림은 인간미가 없어. 풍부한 테크닉과 위트만 있을 뿐. 에릭 칼 좀 봐봐! 별 거 아닌 동물 그림에도 할아버지같은 인자함이 철철 넘쳐 흐르잖아! 난 말이야, 에릭 칼 할아범의 그림책의 색에서 나오는 따스함이 좋아. 정말 아이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의 색이잖아. 앤서니 브라운은 이상하게 읽고 나면 쨍하고 깨어진, 산산히 부서진 거울 조각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야. 아, 이런 느낌 정말이지 싫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한번 보면 안 볼 수 없는 끌어당기는 자석같은 힘이 있지. 실타래처럼 얽힌 어둡고 어두운, 숨기고 싶고 남 앞에서 결코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외로움과 단절을 그는 정확하게 읽어내거든. <고릴라>에서 보여준, 외로움에 지친 아이가 고릴라라는 공상친구를 만나 자기 내면의 세계로 끌고 들어와, 한 소녀의 주변과 단절된 관계를 이어주고 회복을 도와주는 매개체같은 역활을 하지. 어차피 사람이란 제 아무리 혼자  쿵짝쿵짝 잘 살아보겠다고 노력해도 타인의 손길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깐. 나같은 경우도 블록질 한다 책 읽는다해도  만나 수다 떨고 싶은 사람이 그리울 때가 많으니깐. 앤서니 브라운은 이 책에서도 외톨이를 다루고 있는데, <고릴라>때와는 다르지. 고릴라에서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지만 완전 치유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든. 일단 상처에 약만 발랐다 뿐, 아빠와의 화해가 다른 사람과의 소통으로 이어지라는 암시는 없거든. 하지만 이 책은 비밀 친구를 만들어 자기만의 세계을 건설하지. 타인이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어떤 경우에는 한줌의 글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전체 이미지를 대신할 수 있다. 주인공 소년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장면. 이런 장면은 그림책 배치의 중요성을 잘 아는 사람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속의 구성은 사람을 깔깔거리게 만드는 유머보다는 위트쪽에 가까운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 위의 액자와 비교. 





1 에릭이 마샤의 방문에도 자신의 내면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지만, 

11  

나오고 싶어하는 맘은 굴뚝 같은. 브라운은 에릭의 닫혀 있는 상태를 내내 검은 바탕 화면이 프레임 속에 갇혀 두고 있다가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우리의 고릴라 친구!  



마침내 에릭이 자신의 문을 열고 나왔을 때는 검은 바탕 화면과 프레임을 완전히 거두어내고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잡았지. 사실 난 이 롱샷의 이미지가 맘에 들어서 이 작품을 구입했다. 앤서니 브라운이 두 아이를 바라보는 먼 시선을 내 마음 속 프레임에 걸어두고 싶어서.  프랑스 속담에 친구와 포도주는 묵을 수록 맛나다면서. 오랜 친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몇 안되는 행운이 아닐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10-04-2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보니 느낌이 다른걸요. 저도 브라운이 그리는 평면적인 인간들의 모습이 쫌 정이 안갔어요. 그는 어른들에게 읽힐려고 그리는게 아닐까해요. 오랜전 그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알바로 수술실에서 스케치로 흔저을 남기는 일을 했데요. 그래서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세계를 상상하기 힘들다고 토로 하더군요. 그래도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한 작가죠?

기억의집 2010-04-29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앤서니 브라운의 세계가 선뜻 다가가기도 힘들더라구요. 멋진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는 것은 알겠는데, 이 작가의 그림을 보면 너무 차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거든요.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의 색채가 차갑고 냉혹해서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따스한 이야기는 그 차가운 이미지속에 파 묻힌 듯한 느낌이에요. 아, 수술실에서 알바로 일했군요. 가만 보면 작가들도 젊은 시절의 경험을 절대 무시 못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