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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 끝나지 않은 도전과 혁신
마이클 말론 지음, 김영일 옮김 / 디아스포라 / 2016년 3월
평점 :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 관한 책을 읽다보니, 이런 과학이론이 실제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상용화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 읽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놀라운 건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움, 탈권위, 직원들간의 수평 구조가 2천년대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같은 IT기업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 50,60년대 인텔의 세명의 주역인 밥 노이스, 고든 무어 그리고 앤디 그루브에서 시작되었다는것이다. 이들 중 우리에게 앤디 그루브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IT업계에선 거의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밥 노이스가 탈권위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밥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주축으로 인텔을 창업할 당시, 앤디 그루브는 인텔의 두번째 직원(그러나 거의 셋이 주축이라 할 수 있는)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실리콘벨리의 그 전에 볼 수 없었던 기업 경영의 새로운 형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물론 이들 삼인방보다 직원의 효율적인 관리는 전쟁 직후인 50년대의 HP의 패커드일 수도 있겠다.
`놀랍게도 그가 상부에서 하부로 직접 명령하고 관리하는 방법보다 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자 회사가 더욱 잘 운영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또 여직원들이 마치 거대한 가족의 일원처럼 대우받을 때 생산성이 더욱 향상된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이 발견에는 그들에게 아픈 자식들을 돌 볼 시간이나, 개인사를 처리하도록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때 더욱 생산성이 형상된다는 사실까지도 포함되었다` p32
이러듯 탄력적 기업 운영의 발견은 50년대였고, 인텔의 수평적인 운영방식은 60년대부터였다. 그 누구도, 그 어떤 기업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기업 운영 방식이었다. 오늘 날 널리 쓰이는 반도체의 집적회로를 만든 밥 노이스의 기업 경영은 제품의 품질을 더 향상시키기 위한 바탕에는 직원들간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수평적인 토대가 마련되어야한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기업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상명하복의 운영방식을 고집하는 하는데 반해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50,60년대부터 경영 방식을 좀 더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실 저 때만해도 백인남성 위주의 조직도 80,90년대 들어서면서 성별, 인종에 상관없는 기업으로 발전한다 .
미국에 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들의 IT와 과학이 왜 오늘날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리콘벨리 기업들은 조직의 상하구조 대신 수평구조를 선택함으로써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발설하고 청취하고 시도함으로써 세계 유래 없는 과학국가의 위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이 최고의 과학국가라고? 라고 반문한다면, 맞다라는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위성을 쏘아올리며 전 세계를 평평하게 만든 나사는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 모든 컴퓨터의 운영체계를 장악하는 마이크로 소프트, 자바, 오라클, 애플, 구글등등. 이들 기업은 신생하는 스타트업 기업의 기술까지 정당한 인수비용을 지불(!!!) 하면서 거대한 불랙홀처럼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우리가 강바닥에 수십조원을 퍼붓고 코딱지만한 나라에서 통신이 우리처럼 발달된 나라가 없다고 뿌듯해하고, 스마트폰 수출 1위가 삼성이라고 자부심을 느끼는 동안,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를 쳐다보며 일년 넘게 우주인이 체류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미국의 첨단 과학기술이 어디까지갈지, 그 끝모를 과학 기술의 도전과 모험이 그 어떤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마술을 부리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