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이버나 네이트를 잘하지 않는데, 어쩌다 거기 들어가보면, 우리 나라가 우파 사회라는 사실을 온 몸이 찌릿할 정도로 전율을 느끼며 실감하게 된다. 하긴 뭐 여기 알라디너들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뻔히 보이는데도 귀 닫고 눈 감았는지, 글은 그럴싸하게 쓰면서 박근혜 잘한다는 우파도 있다만,

 

여하튼  저 포털 기사 댓글중 정부에 비판하는 댓글 올라오면, 득달같이 좌파의 피해의식이라는 둥 좌좀이라는 둥하는 댓글의 답글이 뜨는 거 보면, 그래 그냥 우파사회에서 잘 살아 남는 법이나 터득하자라는 굳은 결심과 함께 우파 사회에서 좌파로 사는 처세술을 열심히 궁리 하게 된다.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것 중하나가 좌파에 대한 우파에 개념이 잘 못 되었다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체로 정부를 비판하기만 하면 좌파니 좌좀이니 난리가 나는데, 우파 이 양반들 좌파에 대한 개념을 정말 알고나 좌좀, 좌좀거리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는 말이다.

 

좌파와 우파의 개념의 출발선은 예나 지금이나 경제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게 된 계기가 누구나 다 알다시피 산업혁명 시기때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와 그 노동에 대한 댓가를 노동자들에게 지불하지 않고 얻은 이익의 대부분을 자본가들의 가지고 간, 불균형과 불평등에서 시작되었다는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래서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들의 다른 편에 서서, 너희 있는자들만 가지지 말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복지를 늘려 가난한 사람들을 다 같이 잘 사는 나라로 만들자라는 것이 좌파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그렇게 왼편에 선 사람들 중 다수가 가진 자와 배운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좌파의 피해의식란 말은 좀 어폐가 있다. 그들 대부분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 국가가, 사회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알고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곳을 마다하고 반대편에 기꺼히 동참하면서 싸워왔기에.

 

소득 불균형의 세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좌파다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롤모델은 북유럽이고 북유럽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좌파 국가라고 할 수 있겠다. 북유럽 사람들의 삶, 부럽지 않나.

 

롤모델로 삼아 국가 경제가 지향해야하는데, 이상하게 우리 나라에선 월급 백이십, 백오십 받아도 아무런 불만 없이 정부의 정책에 동참하는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우파들이 너무 많다. 정말 많다. 자신들의 삶이 비정규직으로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월급 백이십 백오십 받아도, 그걸 정부의 정책과 연관짓지 못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좌좀이라고 비하하면서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왜 그들은 노예의식속에서 자신이 처한 부당한 대우가 정치적인 결과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며칠 전에 미국의 오바마는 최저임금을 만원이라는 정부 정책에 싸인을 했다. 수 많은 우파 경제전문가들이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어야 돈이 시장에 많이 풀려 경제가 살아난다는 조언을 듣고 정책을 수십년 고집하다가 포기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는 정책에 싸인을 한 것이다. 좌파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부자들에게 돈을 움켜쥐고 시장에 돈을 푸는 게 아니고 자신이 벌어들인 돈으로 또 다른 투자처를 찾을 뿐이라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면 그들은 당장 사야할 물품에 소비하느냐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고. 적은 임금으로 그들이 소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올리는 정책을 받아 들였다.

 

정부를 싸 잡아 비난하는 것을 무조건 좌좀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에게 난, 좌파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좌파란 말의 뿌리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고. 다 같이 잘 살길 바라고 최소 송파동 세모녀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사회가 되려면,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인데, 그걸 주장하는 좌파의 입장이 그렇게 비아냥거릴만큼 잘 못 된 것이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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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5-13 11:08   좋아요 0 | URL
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저도 대체 왜 가난한 우리 부모님들이 부자들에게 표를 주는지 모르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기억의집의 이 글로 저도 좀 더 명확하게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기억의집님.

기억의집 2014-05-15 10:58   좋아요 0 | URL
저 몰랐다가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일본 50대 이후의 저축율이 5경이래요. 5조도 아니고..일본의 최저 임금이 팔천원에서 만원대인데 돈이 안 도는게 너무 높은 저축율이라 하더군요. 그나마 최저 임금이 경젤 최소한으로 돌아가게 하나봐요. 최저임금은 정말 생각해 볼 만해요. 경영하는 입장에선 당장 불리하지만,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올리는 게 맞다고 봐요. 정 못하면 비정규직대신 정규직을 많이 뽑던가. 우리 사회는 너무 경영자들의 입장만 반영되는 것 같아요~

마립간 2014-05-13 12:20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의 좌파의 여러가지 정의 중에는 ; '친일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무리', '기득권을 유지하는 체제에 대한 반대하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14-05-15 10: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실 돈에서 모든 게 비롯되는데.. 우리 나란 우파가 그것만 쏙 빼 먹고 사용하지요~

노이에자이트 2014-05-31 01:42   좋아요 0 | URL
요즘은 북유럽에도 극우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더군요.외국에서 온 이들에 대한 반감이 높아가는 것은 전세계적 추세 같습니다.노르웨이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청소년들이 몰살당하기 전에 핀란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몇 번 났는데 모두 가해자가 파시즘에 물들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