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유독 할로윈 호박 이미지와 눈 내리는 이미지에 환장을 한다. 저렇게 눈이 펑펑 쏟아지는 장면 보면, 안 갖곤 못 배긴다. 눈 내리는 장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몇 사람이 될까마는. 나이가 들면 어린 시절의 풍경이 거의 떠 오르지 않는데, 그나마 내가 간직하고 있는 내 어린 시절의 겨울 이미지중에서 아침에 일어나 눈이 내려 나가 놀으려고 집 밖에서 나갔다가 골목길에 하얗게 쌓였던 눈, 기다란 골목길 전체가 온통 하앴던 그 기억이 머리 속에 찍혀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다. 나중엔 연탄재로 하앴던 길이 더러워지긴 했지만 말이다.
강풀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것은 없지만, 특히나 저 장면이 좋았던 것은 눈 내리는 장면도 장면이지만 소년과 고양이가 눈 위로 걸어간 발자국이......소년과 고양이를 오른쪽 끄트머리에 위치 시켜 놓은 작가의 감수성 때문이다. 강풀 작가가 소년과 고양이를 어느 위치쯤 선정하는 것이 좋을까로 한참 고심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문제는 그림책치곤 책값이 너무 쎄다는 것.

<버스를 타고>라는 일본 그림책, 이 책은 예전에 일본 후쿠오카 갔다가 하카다역 근처의 대형서점에서 어린이 그림책 코너 둘러보다가 눈 내리는 겉표지에 반해 그 자리에서 샀던 그림책. 페이퍼로 각각의 이미지를 올렸던 작품이기도 하다. 눈 내리는 모습이 따스하고 포근해서 보는 사람도 기분 좋아지는 그림책. 일본어를 몰라 작가 이름을 모른다는. 그마나 이 책의 제목을 희망으로님이 알려려줘 그림책 제목이 <버스를 타고>라고 알게 된 책.


일본 작가인 이나다 쯔토무가 말하길 눈은 <겨울의 선물>이란다. 난 이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눈 내리는 모습을 아이들과 함께 본다는 것만도 가슴 설레는 일이길래. 그러나 사실 요즘은 눈이 겨울의 선물이라기보다 재앙이라고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여하튼, 빅뱅의 <블루>를 흥얼거리며 눈 내리는 거리를 걷고 싶다.